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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08.09.08 00:00
  • 호수 726

[추석을 앞둔 재래시장을 가다] ‘대목’ 없어진 재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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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은 대형마트로 이동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 시급

▲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재래시장 상인들은 대목을 잃은 채 앞으로의 걱정으로 긴 한숨을 내셨다.

설과 함께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대목이지만 당진읍 재래시장 상인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고 소비가 둔화되어 재래시장은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게다가 개점 준비 중이라는 대형마트 소식 역시 달갑지 않다.
명성종합상사의 송현숙(50)씨는 “아직 추석을 준비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점점 장사가 안 되고 있다”며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 추석(매출) 역시 별로 기대를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씨의 부친이 3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명성종합상사의 경우 기존 단골고객들이 있는 편이지만 연로한 분들이 많아 시장에 나오기가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대형마트에 손님들을 많이 뺏겼죠. 젊은 사람들은 쇼핑이 편리하니까 재래시장을 찾지 않고 마트를 자주 가는 것 같아요. 게다가 농협마트도 면단위까지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멀어도 꼭 재래시장을 찾으셨던 시골 분들이 이젠 시장에 나오지 않아요.”
서산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신현필·손인욱 부부 역시 장사가 예전만 못하다며 재래시장 활성화가 안 되고 있어 큰 문제라고 말했다. 14년째 떡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근래 들어서는 매출이 계속 격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재래시장 내 어물전 상인들 역시 어두운 표정으로 하나같이 힘들다고 말했다. 35년째 원당수산을 운영하고 있는 박영자(71)씨는 “어시장 경기가 매우 어렵다”며 “그나마 납품 일을 하고 있어 먹고 산다”고 말했다.
박씨는 “어시장의 하수구가 막혔는지 골목마다 악취가 나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푸념하며 “이런 곳에 누가 물건을 사러 오겠냐”고 반문했다.
성희수산 이영환(58) 씨도 경기도 어렵고 올해에는 서해기름유출 사건 때문인지 매출이 확 떨어졌다고 말했다.
“어머니 때부터 50년째 어시장에서 생선을 팔고 있는데 장사가 안 되도 너무 안 되네요.”
의류 쪽은 대목 없어진지 오래
서보쇼핑의 이석랑씨는 “경기가 너무 안 좋아 올해에는 명절도 못 지낼 것 같다”며 “날이 갈수록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더 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재래시장 분위기가 예전만 못 하다며 한때 은행이 있을 때는 유동 인구도 많고 상인들도 많이 다녔다고 회상했다.
“이 앞에 거리가 전에는 야채시장 골목으로 통할 정도로 상인이나 소비자들이 많이 오갔던 곳인데 이젠 다 옛날 일이 됐어요.”

재래시장 상인들, “IMF 때보다 더 힘들다”

32년째 기영상회를 운영하고 있는 이춘자(69)·최종현(74) 부부는 옷가게의 경우 추석이나 설 대목이 없어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계절이 바뀔 때나 조금 장사가 되지 대목이라고 해서 일부러 옷가게를 찾지 않는다는 것.
이춘자씨는 “젊은 사람들이 재래시장에 안 오는 것이 문제”라며 “이젠 노인분들도 점차 발길이 끊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룡 한복점의 김석순(65)씨는 “죽을 맛”이라고 입을 연 뒤 “지금이 IMF나 다름없다”며 “IMF 때도 이보다는 잘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복집을 연 지 10년째인 김씨는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명절 때에도 한복을 잘 입지 않고 있다”며 “이전에는 아이들이 입을 한복 주문이 있어 그나마 소득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옷가게에서 만들어진 한복을 사서 입히는 추세라 장사가 거의 안 된다”고 말했다.
오전부터 지금까지 옷 한 벌 못 팔았다는 한 옷가게 상인은 “곧 추석이지만 대목 느낌이 전혀 안 난다”며 “롯데마트가 들어오면 더 문제”라고 걱정했다.
“예전에는 대목을 앞두고 언제 물건을 주문해야 할 지 고민했는데 이번 추석에는 그마저도 안할 것 같습니다. 암담합니다.”
시장에 장을 보러 온 차순례(읍내리 동우아파트, 63)씨는 지금도 재래시장을 자주 찾고 있다.
차씨는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게 편리할지는 몰라도 재래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인정을 느낄 수 없어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 재래시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는 재미도 있고 그 중에서 싱싱하고 좋은 것을 골라 살 수 있어 여전히 재래시장을 찾고 있습니다. 또 마트에서는 지정된 가격에 사야하는 반면 재래시장에서는 상인과의 대화를 통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좋아요.”
계성리에서 온 이숙자씨는 “장을 보러 시장을 찾고 있지만 재래시장 분위기가 개선되야 할 점이 많다”며 “어시장 쪽의 경우 위생적인 환경으로 만들어야 손님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서산떡집-신현필 손인욱 부부
“사람 왕래도, 주문량도 현저히 줄었어요”

신현필·손인욱 부부는 14년째 서산떡집을 운영하고 있다. 당진 고대출신이지만 어쩌다보니 상호를 바꾸지 못해 서산 사람(?)으로 낙인찍혔다는 이들 부부는 재래시장 활성화가 안 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쪽 골목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그 횟수가 줄어들고 있어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되네요.”
신현필 씨는 단골들이 자주 오지만 전에 비해 주문량이 현저히 줄었다며 경제가 좋지 않은 것에 대해 언급했다.
“소비가 둔화되었다고 할까요. 명절 때면 단골들은 그래도 자주 오는 편인데 문제는 양이 줄어들었다는 것이지요. 갈수록 장사하기 힘들어지네요.”

 

원당수산 - 박영자 씨
“어시장 환경개선 필요”

35년째 원당수산을 운영하고 있는 박영자(71)씨는 어시장이 예전만큼 활성화 되고 있지 못하다며 손님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박씨는 어시장으로 들어오는 입구를 막아놓은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예전에는 이곳저곳으로 통로가 나 있어서 손님들의 유입이 잦았는데 지금은 입구가 봉쇄되어 있어 사람들이 안 들어와요.”
또 박씨는 어시장 하수구가 막혔는지 곳곳에서 악취가 나고 있는 것 역시 문제라며 어시장 환경이 좋지 못하다보니 손님들의 발길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5일장만 활성화를 해놓고 재래시장은 자꾸만 어려워지고 있어요. 어시장의 악조건이 어서 개선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기영상회 - 이춘자 최종현 부부
“옷가게, 대목 없어진지 오래”

32년째 재래시장에서 옷가게를 하고 있는 기영상회 이춘자·최종현 부부는 옷가게는 대목이 없어진지 오래라며 딱 잘라 말했다.
“재래시장 옷가게는 설이나 추석이나 상관없이 장사가 안 된지 오래예요. 계절이 바뀔 때나 조금 될까 명절이라고 다를 게 없는 실정이에요.”
이씨는 젊은 사람들이 재래시장을 찾지 않고 있는 것을 언급하며 노인들의 방문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석에는 옷가게보다 먹는 장사가 그나마 좀 되지 않나 싶어요. IMF때도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더해요. 지금이 IMF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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