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위에서 꽃과 나무들은 작가의 상상에 의해 재탄생되죠. 사진찍듯 묘사하는 것보다 나만의 느낌으로 재창조하는 것을 더 좋아해요. ‘정물’에서도 특정 꽃이 아닌 제 안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꽃들이 그려져 있지요.”
김화용씨의 ‘정물’은 꽃병에 꽂힌 꽃들을 그 만의 색감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가 보고 밑그림을 그렸을 꽃이 담긴 꽃병은 그의 캔버스에서 세상에 하나뿐인 꽃과 꽃병으로 재탄생된 것이다.
“작가는 지나가는 길에 심어진 나무 한그루를 인상 깊게 봤다면 그 나무를 머릿속에 심어 작업실로 돌아오죠. 소나무는 사시사철 푸르지만 캔버스 위에서는 작가가 느낀 감정, 상상력 등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표현되죠.”
김화용 씨가 그림을 시작한 건 18년 전. 합덕과 서산에서 한국화장품 대리점을 운영하던 그의 서산대리점 옆에는 화방이 있었다. 자연스레 미술 도구를 사러 오가는 사람들과 자주 마주하게 되었고 이것이 인연이 되어 그림을 시작하게 됐다. 어릴 적 선생님이 교실 뒤편에 늘 자신의 그림을 걸어 줬던 기억과 평소 그림에 대한 관심이 그림그리는 일에 힘을 실어 주었다.
이제는 운영하던 가게도 모두 딸에게 물려주고 그는 매일 작업실에서 그림과 함께 살고 있다. 마흔여덟이라는 중년의 나이에 시작한 그림, 느즈막히 꿈을 실현해서 일까. 그에게 그림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자신의 삶, 전부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붓을 놓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합덕에서 그림을 하고픈 분들이 있다면 돕고 싶어요.”
그는 앞으로 반구상 작품에 몰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우현선이 만난사람
- 입력 2008.09.29 00:00
- 호수 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