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은 것도 먹지 못하고 살아가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던 옛날이 있었다. 그런 날도 이제는 사진으로만 어렴풋이 기억되는 옛 추억이 됐다. 지금까지 달려온 세월도 유수와 같이 흘러갔지만 앞으론 더욱 빠르게 지나 갈 것 같다. 세월이 빠르게 흐르다 보니 품에 안을 만 했던 막내딸이 벌써 28살이다.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낸 세월들을 돌이켜 보면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한다.
첫 번째 사진은 총각시절 사진으로 60년대 중반 친구들과 같이 찍은 사진이다. 모든 것이 좋기만 했던 젊은 시절. 친구들 사이에서 개구쟁이로 유명했던 나는 벌써 61세란 나이가 됐다. 친구들은 개구쟁이었던 내가 점잖게 변해 놀랐다고 한다. 유수 같이 흐르는 세월엔 역시 장사가 없나 보다.
두 번째 사진은 1983년 수청1리 방앗간 옆에서 담배 가게를 할 때 찍은 사진이다. 3∼4살 된 막내딸을 안고 찍은 모습을 보니 4명의 자식들이 이곳에서 성장하던 때가 생각난다. 고된 일에도 아이들 키우는 재미로 살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흐뭇하다. 사진 속 주변 사람들은 마을 주민들의 모임이었던 소송친목회 회원들이다.
세 번째 사진은 당진초등학교 46회 동창들과 서울 의정부 도봉산에서 찍은 사진이다. 친구의 인쇄소 개업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에 갔다가 다음날 도봉산에 올라갔었다. 평소 등산을 자주해서 인지 처음 오르는 산이었지만 수월히 올라갈 수 있었다. 도봉산에 올라 바라본 탁 트인 서울시가지와 주변 봉우리의 아름다움에 눈을 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