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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사라지는 마을 3] 합덕읍 소소리

인심좋고 이웃간 정이 넘치던 효의 마을 최운연l승인2008.09.22 00:00l(7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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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당진군에는 현재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송산 제1산업 단지를 중심으로 연관 산업 단지 입주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군내에는 송산제1산업 단지를 비롯해 대규모 산업단지가 추진중에 있다. 기존 고대부곡 공단을 합친다면 전국 최대 규모다. 이처럼 전국 최대 규모의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조상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이들도 있다. 산업화, 도시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마을 전체가 지도속에서, 역사속에서 사라져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10대 아름다운 포구로 불리웠던 성구미포구 역시 산업단지에 수용되면서 이제는 역사로만 남게 됐다. 이에 본지는 산업화로 사라져 가는 마을과 주민들의 이야기를 취재 보도할 계획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인심좋고 이웃간 정이 넘치던 마을

지난 7월18일 당진군은 합덕읍 소소리와 회태리, 순성면 중방리와 본리 일대 약 454만8924㎡(137만평)에 합덕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군은 남부권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총 454만8924㎡의 부지위에 총사업비 4726억원을 투입해 주거지역 88만9322㎡와 상업지역 21만2448㎡, 공업지역 221만2154㎡, 녹지지역 123만5000㎡를 각각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영건설(대표 김외곤)이 추진하는 ‘합덕테크노폴리스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이 발표되자 계획에 의해 수용되는 해당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대책위는 지난 8월12일 이 계획에 주민의견서를 군에 제출한데 이어 같은달 25일에는 군청 앞에서 합덕테크노폴리스 유치를 반대를 위한 삭발시위를 벌였다.

특히 이번 합덕테크노폴리스 개발계획에 마을 전체가 포함된 소소리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현재 합덕읍 소소리 일대에는 당진군과 극동건설이 공동으로 1171억원을 들여 건설하는 약 100만㎡(30만평)에 이르는 합덕산업단지가 201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중에 있다.

합덕산업단지에 의해 잘려졌던 마을은 이번 테크노폴리스 개발계획에 의해 다시 한번 타격을 입었다. 10가구를 제외한 전 마을이 개발계획에 의해 수용됐다. ‘소소리’라는 마을의 이름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

조상대대로 9대가 넘게 살아온 주민도 있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부모를 모시고 평생을 살기 위해 과수원과 농장을 운영하며 살아왔다.

소소리 노인회는 전국우수노인회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까지 받았으며 연로한 마을 원로들에게 명절마다 봉송해 오고 있다.

또 부녀회는 농한기마다 노인들을 위해 부녀회원들이 번갈아가며 식사를 대접하며 어른들을 공경했고 마을 청년회와 장년회는 마을의 크고작은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몸을 아끼지 않았다. 

 

연호방죽의 수원을 이루는 골짜기 소소골

합덕읍 소소리는 원래 홍주목 합북면 지역으로 합덕방죽인 연호의 수원을 이룬 안쪽 골짜기라 소속골, 소소골이라고 불리우기도 했다. 1895년 고종 32년 지방관제 개정에 의해 면천군에 편입되었다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시 합북면 회태리를 병합해 합덕면에 편입되었다.

그러다가 다시 합덕읍으로 승격되면서 회태리와 소소리로 행정구역이 나뉘게 됐다. 마을 사람 대부분이 밭농사와 벼농사를 겸하고 있으며 특히 축산과 과수 농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1997년 편찬된 합덕읍지를 보면 소소리에는 13개의 자연마을명이 있다.

회태를 비롯해 안태골, 군량골, 양지말, 마머리, 큰말, 속뜸, 신촌말, 회태정착지, 오얌(오야미), 삼거리, 심상굴 등이다.

또 이곳에는 해발 136미터의 도곡리와 소소리 경계에 있는 둔봉산이 있다. 둔봉산은 고종 31년(1894) 갑오동란 때 관군이 주둔했던 곳이다.

또 퇴미산이 있는데 백미산이라고도 불리운다. 소소골 북족에 있는 산으로 백제시대 때 쌓은 것으로 보이는 성터가 남아 있다.

회태산은 회태리 남쪽에 있는 산으로 고종31년(1894) 갑오동란 때 봉화를 피워 각처에 연락을 했다고 한다.

 

9대째 살아온 마을 소소리

소소리 노인회 최병석 회장에 따르면 소소리의 본토인들은 신평이씨와 무안박씨, 전주 이씨이며 그 외 주민들은 한국전쟁 이후 피난온 피난민이거나 외지에서 유입된 사람들이다.

9대째 소소리에서 살아오고 있다는 신평이씨 집안의 이우용(68)씨와 7대째 살아오고 있는 전주이씨 집안의 이희완(71)씨. 이우용씨와 이희완씨는 조상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후손들에게 이어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뿌리채 뽑히는 것이나 다름 없는 거여. 대대로 이어온 삶의 터전이 산업단지로 개발된다고 하니 무슨 낯으로 조상들을 보것어. 이웃마을에 가는 것도 어색한데 고향을 등지고 타지에 나가서 살라고 하니 말이나 돼.”

특히 이들이 더욱 걱정하는 것은 지난 합덕산업단지 개발로 수용된 주민들 중 거처를 정하지 못하고 남아 있거나 아예 합덕을 떠나 타지로 나간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주민은 보상받아 다시 마을에 땅을 사 집을 지었는데 이번에 다시 수용된다고 하니 이들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인 셈이다. 

 

50년간 가게방 운영한 박항재씨

50여년간 소소리에서 가게방을 운영한 박항재(71)씨. 박씨는 어린시절 부모님을 따라 소소리로 이사와 50여년간 가게방을 운영하며 소소리를 지켜왔다.

허름한 가게의 모습은 지난 세월을 말해주는 듯했다. 가게 앞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밑 그늘에서 늦더위 따가운 햇살을 피하고 있던 박씨. 

시력이 좋지 못해 다른일은 엄두를 못낸다. 이사올 당시 집앞에 심었던 플라터너스 나무는 이제는 자신의 키에 몇곱절 이상으로 자라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주로 담배나 술이 많이 팔린다. 예전에는 마을 안에서 다른 가게들도 운영됐지만 장사가 잘 안돼 문을 닫고 떠난지 오래다.

박씨는 “예전부터 해오던 것을 정리할 수도 없고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며 “배고프던 시절 장사가 잘되던 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루에 막걸리 서말 이상 팔린 날도 있었고 국수도 많이 팔렸지. 그런데 지금은 장사도 잘 안 돼. 가까운 시내에 나가 생필품을 사오니까. 마을사람들이 지나가다가 담배나 술을 사러들리곤 혀. 이 동네에는 애들도 없어서 과자같은 것도 잘 안팔려.”

소소리가 합덕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로 개발된다는 소식에 박씨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큰 아들놈은 몇해전 교통사고로 장애등급을 받았고 직장생활하는 작은 아들과 집사람, 이렇게 넷이 사는데 집터와 밭 몇평 보상받고 나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구먼. 아직은 확정된게 아니니까 그때가서 생각해보려구 혀.”

박씨는 자신과 함께 가게방을 지켜온 플라터너스 나무를 보며 그만큼 자신도 늙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연호방죽의 수원을 이루는 골짜기 소소골

 

합덕읍 소소리는 원래 홍주목 합북면 지역으로 합덕방죽인 연호의 수원을 이룬 안쪽 골짜기라 소속골, 소소골이라고 불리우기도 했다. 1895년 조종 32년 지방관제 개정에 의해 면천군에 편입되었다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시 합북면 회태리를 병합해 합덕면에 편입되었다. 그러다가 다시 합덕읍으로 승격되면서 회태리와 소소리로 행정구역이 나뉘게 됐다. 마을 사람 대부분이 밭농사와 벼농사를 겸하고 있으며 특히 축산과 과수 농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욕심부리지 않고 농사만 지으며 살아 왔는데”

              “산업화로 이웃간 정이 메마르고 있어 안타까워”


최운연  uychoi@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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