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뉴스
  • 입력 2008.12.29 00:00
  • 호수 742

원로에게 듣는다 | 서금구 합덕대건노인대학장 “노인복지,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접 찾아가 소외된 노인들의 벗이 되었으면”
“노인요양병원이 만들어져 노인복지 향상되길 기원”

 합덕 대건노인대학을 설립해 20년 가까이 노인 복지에 힘쓰고 있는 서금구 학장을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 학장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거침없는 언변을 쏟아냈다. 그는 노인 복지와 관련한 지역 현안에 대해 지적하며 자신의 뜻을 밝혔으며 앞으로 지역적으로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노인의 입장은 노인이 더 잘 알아”

 “벌써 20년이 다 되가네. 지금 내 나이가 77세인데 90년 초에 대건노인대학을 설립해서 지금까지 노인들과 함께 지내고 있어. 이곳을 거쳐 간 졸업생만 해도 400여명이 족히 넘을 거야.”
 서 학장의 고향은 예산군 덕산면으로 그가 당진에 정착한지도 어느 덧 30년이 다 되간다. 그는 대건노인대학을 설립한 것에 대해 노인의 입장은 노인이 대변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노인복지 관련해서 젊은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잖아. 그런데 노인에 대해서는 노인들이 더 잘 알어. 나는 노인들을 위한 대변자 역할을 하고 있어. 그들이 소외되지 않게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고자 만든 것이 바로 대건노인대학이지.”
 서 학장은 노인대학 설립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며 지역에 소외된 노인들이 많고 그들은 사람을 그리워한다고 말했다.
 “부락마다 경로당이 있고 마을회관이 있는데 거기에는 몇몇 노인들만이 찾아가고 있어. 경로당을 가는 노인들이 정해져있는 셈이지. 난 그런 소속이 없는 노인들에게 소속을 만들어주고 있어. 소속을 통해 노인들은 소외감을 떨치고 친구가 되고 누나가 되고 동생 사이가 되면서 서로 허물없는 관계가 되는 거지.”
 합덕에 위치한 대건노인대학에서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번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한 강의와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노인대학을 설립해 지금껏 운영해오고 있는데 여기서 만나는 노인들도 결국 한정되어 있어. 그래서 난 이곳까지 올 수 없는 곳에 있는 노인들을 찾아 가는 일을 벌였지. 노인대학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한 무의탁 노인 도시락 돌리기 사업이 그중 하나였고 무료 경노식당을 운영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였지.”

“소외된 노인들에 대한 관심 필요”

 서 학장은 군의 복지정책을 언급하며 노인에 대해 좀 더 세세한 부분을 신경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가 군수나 군의원, 도의원들을 만날 때마다 했던 말이 있어. 노인들을 위한 복지회관을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공교롭게도 합덕읍에 복지회관이 만들어졌더군. 그런데 복지회관이 만들어졌어도 그곳을 찾아가는 노인들은 한정돼 있다는 게 문제야. 합덕읍도 그렇지만 당진군 전체로 보면 변두리에 사는 탓에 여기까지 나올 수 없는 노인들이 상당히 많거든. 도시락을 싸서 그들을 찾아갔던 것이 다 이런 이유에서였지.”
 그는 물질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한 달에 한번이라도 직접 소외된 노인들을 찾는 것이 노인복지의 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많은 단체들이 노인들을 위해 행사를 마련하고 도움을 주고 있는데 난 일시적인 행사보다는 지속적인 행사가 많아졌으면 좋겠어. 라면 10박스보다 빵 하나를 사더라도 직접 찾아가서 그들과 자주 만나고 밀접하게 소통하는 것이 거창한 노인복지보다 더 낫다고 생각해.”
 서 학장은 한 예로 단체 회원이 한 주에 한 집만 방문해도 노인문제가 많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주에 한 집이면 한 달에 4군데를 방문하게 되잖아. 일년이면 40여 곳이 넘고.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거라 생각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조금씩 이런 가정방문이 늘다보면 사회적으로도 좋은 효과가 있지 않을 까 싶어.”
 
“노인요양병원 필요한 시기”

 서 학장은 당진군이 수도권과 인접한 관계로 젊은 사람들이 서울이나 경기도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다며 당진군의 고령화가 더욱 급속하게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이 충남도에서도 상당히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런 현상을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싶어. 그래서 노인 복지에 대한 정책이 시급한 것이기도 하고.”
 그는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대해 지적하며 쓴소리를 했다.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를 고민해야 할 것 같아. 허리 굽히기도 힘든 노인들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것을 보면 안쓰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야. 다른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필요해. 특수 교육을 시켜서라도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줘야지. 청소는 전문용역이 많잖아. 그걸 굳이 노인들에게 시킬 필요가 있나.”
 서 학장은 군에 노인요양병원이 이제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노인대학을 오는 노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천안이나 보령에 있는 요양병원을 찾아간다고 하더라고. 군에서도 요양병원을 만든다고 한 것 같은데 한 두푼이 드는 사업이 아니지만 이젠 당진군에도 노인을 위한 요양병원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 문제는 노인들이 무서워서 병원을 찾아가지 않는다는 건데 이건 주변 노인들이 집을 방문해 어디가 아픈지를 얘기듣고 이를 병원에서 진단해 방문진료나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게 하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 해.”


●서금구 학장 약력
 
△ 1932년 예산군 덕산면 출생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조선일보 정치부 기자
△ 솔뫼 피정의 집 관리
△ 충남 노인대학협의회 회장
△ 사설 합덕대건노인대학 설립
△ 저서  ‘서금구의 사람아 사람아’

 

인터뷰를 마치고

서금구 학장은 인터뷰 내내 노인들이 바깥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노인들이 자신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정신을 일깨우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노인대학이나 전문 교육기관을 통해 노후생활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77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한 시간이 넘는 인터뷰내내 서 학장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기자에게 들려주었다. 그는 젊음의 비결로 긍정적인 생각으로 사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비밀을 간직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며 사는 것이 좋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삶을 대하다 보니 지금처럼 됐다는 것.
서 학장은 당진시대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15주년을 맞은 것을 축하하며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정진해 나가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젠 ‘질’이 달라져야 할 때라며 미담과 주민들의 애로사항 등 희노애락을 담은 지역의 대표신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