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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1.19 00:00
  • 호수 745

원로에게 듣는다4 김부영 “교육과 문화는 지역주민의 절대적 관심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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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석문중학교장 | 현 당진어린이집 원장

42년동안 교직에 몸담아...1991년 한국 교육자대상 수상
소난지도의병항쟁기념사업회 이끌며 사료발굴에 전력

 김부영(75) 전 석문중학교장을 당진어린이집에서 만났다.
 2004년부터 당진어린이집 원장으로 근무중인 김 원장은 1970년 석문중학교 재직할 당시 소난지도의병총의 사료발굴에 앞장서온 인물로 당진의 향토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기여해 온 인사 중 한 명이다.
 또한 그는 학교발전과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회를 활성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교육자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원장으로부터 소난지도 의병에 관한 사료발굴 당시의 이야기들과 석문중학교와 송산중학교, 당진고등학교 재임 당시 있었던 일들에 대해 들어봤다.

유아교육 통해 조기인성교육의 중요성 깨달아

 요즘 근황을 묻는 질문에 김 원장은 당진어린이집에서 유아교육을 책임지고 있다며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99년에 당진고등학교장으로 퇴직한 이후 평안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지내다가 2004년3월1일부로 당진어린이집의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중고등학교에서 근무했고 초등학교 학생들과는 강연을 통해 만날 기회가 있었던 반면 유아교육과는 인연이 없었는데 당진어린이집 원장으로 있으면서 유아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내가 퇴임 시에 청소년 선도에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했었는데 이곳에 와서 그 해답을 찾은 것 같습니다. 옛 말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만큼 어렸을 때의 기본생활습관이 중요한데 유아교육이 바로 그 근간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원장은 청소년문제는 물론 대한민국이 복지사회가 되는데 유아교육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애들을 돌보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지만 기본생활습관을 습득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어요. 올바른 습관을 습득한 유아들은 학교에 들어가고 또 성인이 되어 사회로 나가게 될 텐데 어릴 적에 몸에 밴 습관이 국가적 차원에서 적잖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합니다.”
 기본생활습관과 함께 김 원장은 유아들의 인성교육에도 관심을 갖고 바른습관, 바른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도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유아교육의 진가를 느끼며 여기에 푹 빠져있어요. 아주 흐뭇하게 생각합니다.”


‘내고장 전통가꾸기’와 ‘마을회’로 교육여건 개선

 김 원장을 만난 날 그는 기자에게 소난지도의병항쟁추모탑 건립 문제로 회의에 다녀왔다고 해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그가 처음 소난지도의병항쟁에 대한 사료조사를 하던 10970년도로 옮겨갔다.
 “1958년에 처음 발령받아 석문중학교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했어요.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이기도 했지만 이때 석문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저는 석문중학교에서 근무하며 학교 설립자인 신이균 이사장의 ‘배워야 잘 살 수 있다’라는 설립정신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내 고장 전통 가꾸기 운동과 마을회를 조직해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주인의식을 갖도록 했습니다. 소난지도의병항쟁사 발굴도 이러한 결과라 할 수 있죠.”
 이러한 활동으로 인해 석문중학교 졸업생들은 당시 국내 명문고 중 하나였던 부천고등학교에 다수의 학생들이 진학할 정도로 우수한 학교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석문중학교에 가보면 지금도 석기류를 비롯한 옛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게 다 그때 수집되었던 것들입니다. 그외에도 학생들과 지역의 희귀동식물을 찾아다니기도 했는데 모감주나무와 고란초 군락지를 발견했었죠.”
 더불어 한달에 한번 마을회 모임을 통해 학부모를 계도하는 한편 동창회를 구성해 학교 졸업생들이 모교에 주인의식을 갖고 유지, 발전하는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운영했다고 말했다.
 “송산중학교에 교장으로 있는데 총동창회가 구성되어 있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졸업생들에게 연락해 학교 일이나 사업에 대한 사항들을 같이 논의하며 모교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했어요.”

문화, 교육 발전위해 ‘내고장 주인의식’ 필요

 현재 당진군 교육계의 인프라 확충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김 원장은 경쟁력 있는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지역에 유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산중학교에 있을 때 한보철강육성학교로 지정되어 학업우수자와 체육특기자에 대해 장학금을 지원받았는데 그때 한보 사장이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한보가 당진에 입주하고 직원들이 당진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가족들이 다 내려오지는 않았다. 또 우수한 사원을 뽑고 싶은데 교육문제로 입사를 꺼려한다고 하더라고요. 당진 교육계의 인프라가 확충되어야 당진 발전은 물론 인구유입 등 다양한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봅니다. 균형있는 발전을 위해서라도 고등학교도 생기고 대학교도 만들어져야 돼요.”
 또한 그는 이러한 문제 해결에 주민들이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다. 지역에 대한 관심이 곧 지역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
 “교육문제도 그렇지만 향토문화와 관련해서도 주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봐요. 일시적인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거친 후 이를 홍보하고 이어나가야 한다는 거죠. 지금도 소난지도의병항쟁기념사업회에 몸 담고 있지만 저는 행사나 기념식보다는 사료조사 발굴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1970년 의병항쟁에 대한 사료를 발굴하는 한편 비를 세우고 주변 정비 사업을 벌여왔습니다. 처음에는 석문중학교에서 지원을 받아 진행했지만 점점 그 가치를 입증받아 석문면과 군, 그리고 이젠 도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하고 있어요. 우리 고장에 이런 것이 있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이것을 이어나가는 그런 주인의식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네요.” 

 

인터뷰를 마치고

 인터뷰 중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바로 소난지도의병항쟁사 발굴에 관한 것이었다. 1970년 당시 석문중학교 신이균 이사장으로부터 소난지도의병에 관해 전해들은 김 원장은 신 이사장과 함께 현지를 방문, 의병항쟁의 흔적을 목격하고 이에 대한 사료를 발굴하는데 그동안 노력해왔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료발굴조사는 이 원장의 향토문화에 대한 애착심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김 원장은 2002년 소난지도의병항쟁기념사업회장을 맡으며 의병운동사 연구에 조예가 깊은 박상건 교장을 학술담당 부회장으로 영입하고 사료발굴에 역점을 두고 진행해왔다. 그 결과 ‘소난지도전투상황보고서’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고. 일본이 당시 소난지도에서의 전투를 기록한 이 문건이 발견됨으로써 구전으로 전해져오던 소난지도의병항쟁은 의병항쟁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 김부영 원장 약력
- 1934년 대호지면 두산리 출생
- 1958년 석문중학교에서 교직생활 시작
- 석문중학교 교장 역임
- 송산중학교 교장 역임
- 당진고등학교 교장 역임
- 교육부장관상 수상(1981년)
- 충남도문화상 수상(1983년)
- 한국교육자대상 수상(1991년)
- 현 당진어린이집 원장
- 현 소난지도의병항쟁기념사업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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