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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만난 사람 -이상엽 송헌식당 관리이사, 박종례 경부유통 실장] “힘들 때 일수록 함께 이겨 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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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에 기부금 전달한 고로제철소내 식당들

▲ 송헌식당 이상엽 관리이사(사진 오른쪽)와 경부유통 박종례 실장

송헌식당, 경부유통, 현대식당, 이현산업,정우푸드, 해피스푼

“송산산단 고로제철소 건설 초기부터 식당 운영”
“지역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는 기부행사 이어 나갈 터”

 지난 5일 한해 수익금 일부를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송산을사랑하는모임(회장 최영한)과 작은사랑을나누는사람들의 모임(회장 김성훈)에 기부한 현대제철 고로제철소 내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상엽 관리이사(송헌식당, 대표 오영진)와 박종례 실장(경부유통)을 만났다.
 이번 기부에는 송헌식당, 경부유통 외에 현대식당, 이현산업, 정우푸드, 해피스푼 등이 함께 참여해 1480만원의 기금을 전달했다. 경기악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역사회에 따뜻한 소식을 전했던 이들을 만나 산업 현장을 움직이는 노동자들과 함께한 지난 1년에 대해 들어보았다.
“하루 7000여명의 세끼 식사 책임져”

 현대제철 고로제철소 공사 현장에는 8개의 식당이 영업 중이다. 현재 7천여명으로 추청되는 근로자들의 수를 감안하면 한 식당에서 약 1천여명 정도가 끼니때마다 식사를 하고 있다. 근로자 대부분이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이곳에서 해결하니 한 식당에 3천여명 가까운 근로자들이 매일 오가는 셈이다.
 전라도 영광이 고향인 경부유통의 박종례(51) 실장은 2007년12월초에 태안 화력에서 고로제철소 현장으로 자리를 옮겨 왔으며 송헌식당은 2008년2월경 이곳에 문을 열었다. 식당마다 각각의 이름이 있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현장의 이름을 따서 원료식당, 코크스식당, 고로식당, 소결소성식당 등으로 부르고 있다.
 끼니때마다 7천여명의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이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다. 아침 식사는 새벽 5시50분부터 배식이 이뤄지고 있어 4시부터 일어나 준비하고 있다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주일치 식단을 짜는 것부터 만만치가 않다. 7천명이나 되는 근로자들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식당마다 다른 메뉴가 아닌 통일된 메뉴로 영양사를 두어 영양가 있고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게 메뉴를 정해 매일매일 준비하고 있다. 가짓수로 보면 일주일에 60여가지가 넘는 밑반찬과 찌개류가 식단으로 짜여지고 있다고.
 이상엽 관리 이사는 1년 동안 식당이 쉬었던 날은 손에 꼽을 만하다며 현장에 근로자가 있으면 식당도 따라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해 2월에 이곳에 와서 1년 동안 두어번 정도 밖에 안 쉬었던 것 같네요. 식당이 고로제철소 현장 내에 있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따라서 같이 문을 열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 구정에도 26일만 쉬고 나머지는 현장이 가동될 계획이라 저희도 이에 맞춰서 영업할 예정이고요. 고로제철소 내 식당들은 거의 연중무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박종례 실장은 그 동안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10년 전부터 고향인 영광을 물론 서울 미아리와 잠실 또 태안화력공장 등 공사현장에서 식당을 운영해왔다.
 그는 “최근 경기가 안 좋다고 하지만 이곳 고로제철소 현장에는 그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활기차게 일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은 경기를 많이 타고 있지만 당진은 예외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에서는 올해 초가 경제성장에 있어 고비가 될 거라고 하던데 지금처럼만 현장이 돌아간다면 앞으로 경기불황이나 지역적 어려움을 극복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식자재값 인상으로 어려웠던 지난해”

 이 관리이사는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높이 상승한 물가 때문에 식당을 운영하는 데 애로가 많았다고 털어 놨다.
 “지난해부터 급상승하기 시작한 식재료값 때문에 식당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물가가 올라 지난해 연초와 연말 식자재값이 큰 차이가 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체적으로 한 40~50%가 인상되었다고 보면 될 듯 하네요.”
 박 실장은 “식용유 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요즘에는 명세서를 볼 때 급등한 물가에 깜짝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식자재값이 올라 식당을 운영하는 것도 문제지만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소홀하게 될까봐 걱정이 되네요. 가정이 있는 분들도 있고 대부분 외지에서 오신 분들이 많은데 한정된 예산에 맞춰 식사를 준비해야하니 챙겨드리고 싶은 것도 못 챙겨드리고 있는 실정이에요. 그게 제일 마음에 걸리네요. 다른 식당들도 아마 마찬가지일거에요.”
 박 실장은 운영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해 기부금을 모으는 데 동참했다. 기부금 모금은 송헌식당 오영진 대표가 제안해 이루어진 것으로 경기가 어려울 때 좋은 일을 해야한다는 말에 박 실장도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태안에 있을 때도 소소하게나마 공사현장의 주민들이나 어르신들을 위해 도움을 드리곤 했어요. 하지만 작년에는 경기도 안 좋고 해서 엄두를 못 냈었죠. 솔직히 처음에 오 대표님 얘기를 듣고 망설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하나 둘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 나서서 저도 적극 참여하게 됐어요.”
 이 관리이사는 이번 기부금이 근로자들이 낸 돈으로 모아진 것이라는 데 큰 의미를 두었다. 식당은 운영하며 얻은 수익 중 일부지만 결국 근로자들이 있었기에 기부금을 조성할 수 있었다는 것.
 “저희가 당진에서 일해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에 환원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어려운 상황에도 함께 기부금 조성하는데 동참해주신 식당 대표님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박 실장은 “이번 일로 지역사회에 작은 보탬이라도 된다면 좋겠다”며 “뿌듯하고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몇몇 식당은 이미 지역에 계신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관리이사는 올해 연말에도 이번 같은 지역사회를 위한 기부금 모금 행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에는 경기가 좀 풀리고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더 많은 기부금을 내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렸으면 합니다. 고로제철소가 완공될 때까지 저희가 지역사회를 위해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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