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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188]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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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을 할 때마다 졸업생들 대부분은 떠나는 아쉬움 보다는 그동안의 억압에서 벗어난 것을 축하하는 것 같다. 정든 학교를 떠나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며 교정이나 교실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위해 담임교사를 찾던 학생들의 모습도 이젠 옛이야기가 되었다.
무더운 여름철 수박 한 덩어리를 가지고 화채를 만들어 함께 나누곤 했던 이웃 간의 정이 사라진 것처럼 요즘의 교사와 학생들도 가르치는 공급자와 배우는 수요자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듯 삭막함을 느낄 때가 많다.
그래서 일까. 졸업식 날 아침 교무실을 찾은 한 여학생으로부터 엽서와 함께 한 송이 장미꽃을 건네받던 내 마음은 너무도 행복했었다.
무슨 내용일까 궁금한 나머지 학생이 교무실을 나가자마자 지체 읽어 보았다.
“감사합니다.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실망스럽지 않은 제자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건강하세요.”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묻는다면 바로 이런 순간을 위해서라고 대답하고 싶다.
말수가 적었지만 최선을 다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이 학생은 자신에 대한 긍지와 자신감으로 담임에 대한 감사가 가능했다 생각한다.
나는 보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을 위해 마음써주신 교사들에 대해서 결과에 관계없이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교육받은 자의 기본이라 생각한다.
아무쪼록 우리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유익한 존재가 되는 것, 작은 것에도 충실하고 또한 감사할 줄 알며 미래의 소망을 위해 늘 반복되는 일상과 참아내기 어려운 시련도 극복할 줄 아는 인내와 이웃한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아가기를 마음속으로부터 기원한다.
어느 곳에 있든 자신이 하는 행동에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미래를 위해 준비한다면 사회의 걸림돌이 아닌 사회의 재목으로 일조할 수 있는 존재들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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