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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8 13:5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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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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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추기경님을 방송매체로만 기억하고 있었다가 최근 선종이후 당신이 생전에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에 대한 보도를 접하면서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큰 어른이 우리 곁에 더 이상 계시지 않는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픕니다. 원치 않는 사제의 길을 어머님의 강력한 권유로 걷게 되신 이후 항상 낮은 자세로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의 편에서 그들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위로와 기도로서 힘이 되어주셨다는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진정한 성직자의 길이 어떤 길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를 앞세워 인권이 권력 앞에 희생되었던 유신정권시절에도 당당히 정체성의 부당함을 지적하셨고 시민들을 위한 기도는 물론 당신이 가지고 있던 통장의 돈 1천만원을 신부들을 통하여 광주 시민들을 위해 보내셨다는 사실에 긍휼의 마음을 가진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군부에 의한 통치가 계속되었을 때 공권력과 맞서 싸우다 피할 곳이 없는 학생들과 시민들이 명동성당으로 몰려오자 그들을 보호하시는 등 늘 힘없는 자들의 편에 계신 분임을 알게 됐습니다. 장애우들 및 가난한 이웃들과 늘 함께 하셨으면서도 ‘그들과 더 가까이 함께 해야 했었는데’하시면서 마음 아파하셨다는 당신의 마음이 당신이 떠난 지금 더욱 아름다운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서로에게 밥이 되어주십시오’, ‘서로 사랑 하십시오’, ‘감사합니다’

당신이 생전에 즐겨 쓰셨다는 이 말씀들을 깊이 새기고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언젠가 하늘이 부르시는 날에 당신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영원한 안식처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우리의 삶이 당신과 같이 자신을 낮추어 힘없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사랑의 삶이 되어야 하겠지요.

‘평신도’처럼 당신 생전에 누리지 못했던 안식을 지금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추기경님과 함께 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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