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18 13:58 (목)

본문영역

[월요일에 만난 사람 - 김규환 전 당진정보고등학교장] “성적보다 특기적성과 인간성 우선되는 참교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0여년의 교직생활을 돌아보며

▲ ▶약력 •고대초·당진중·공주사대부고 졸업 •공주대사범대학 및 대학원 졸업 •전 당진교육청 교육장 •전 충청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전 공주교육청 교육장 •전 당진정보고등학교 교장

“교직에 몸담았을 때 보다 퇴임 후 학생들의 모습이 더 귀엽고 희망차 보이더군요. 교육에 더 정열을 쏟아 붇지 못해 아쉬울 따름입니다.”

지난 28일부로 40여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친 전 당진정보고등학교 김규환 교장은 교사로서 직무에 힘을 다하고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황조근정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교사로서의 작은 바람이랄까요. 새로 첫발을 딛는 학생들이 자신의 가정환경이나 사회환경에 얽매이지 않고 올바르게 자라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제지간의 끈끈한 정

“처음 교사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지금과는 다른 보람이 있었습니다. 학생들과 풀밭에 앉아 도시락도 함께 먹고 주말이면 낚시도 하고 스승과 제자가 함께 어울리는 그런 생활이었죠.”

그는 학생들과 낚시를 마치고 나면 가까운 학생 집에 들려 다함께 식사도 하고 학부모들과 이야기도 나누는 정다운 시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교사가 학생들과 밤늦게 낚시를 다니면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하는 세상이 됐다고.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죠. 현재의 사제지간과 다른 끈끈한 정이 있는 것 같아요. 그 당시 학생들이 어느덧 성숙해져 사회 각층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면 굉장히 뿌듯하더군요.”

김 교장은 요즘도 종종 50대에 들어선 당시 학생들과 연락하며 지내오고 있다. 이것이 학생을 가르쳐온 큰 보람으로 남는다고.

 

학생들의 특기적성 계발이 우선

“모든 학생들이 공부를 잘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특기적성을 찾고 교육자와 학생이 특기적성 계발에 힘써야 합니다. 자신의 특기적성 계발에 성공한 학생들이야 말로 사회에 진출해 특기와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김 교장은 특기적성 계발은 학생들의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특기를 계발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특기와 적성에 맞는 교육을 찾아 그 방면의 최고가 되어야 합니다. 중국의 옛말 중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직업을 갖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있듯이 스스로 선택해서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중요하죠.”

학생들이 특기적성을 선택하고 계발하기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력에 얽매이지 않고 자녀의 특기 적성을 찾아 아낌없는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교사 역시 학부모와 마찬가지로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학생들의 진정한 능력 발굴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성적 기준으로한 대입방식 바뀌어야

“7차 교육과정 당시 정부와 학교 학생들은 많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현재 많은 부분 보안이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문제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대학입시 문제죠.”

학생들의 특기적성을 살리지 못하면 교육의 절반이상이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그는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고 전문적인 공부를 하기위해 입학하게 되는 곳이 대학”이라며 “수능성적이란 잣대로 인해 참된 교육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이 필요로 하는 학생들은 대학이 직접 뽑아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 예로 미술대학에서 수능점수로 학생들의 입학을 결정하는 것 모순이 있는 거죠. 대학과 각 전공별 특성에 맞는 시험 및 실기 시험을 치르는 등 자체적인 선발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사교육문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참으로 원하는 수업을 듣기 보다는 수능이라는 목표지점을 보다 높은 점수로 통과하기 위해 수학, 영어 등의 과목들에 매달려 공부하고 있다.

“수능이란 학생 본인의 특기와 재능을 살리기 위한 부수적인 통과의례인 것이지 수능에서 고득점을 이뤄야만 재능을 살릴 수 있는 학교, 학과에 입학하는 것은 올바른 교육이 아니죠.”

김 교장은 또 학부모들이나 교사들이 성적위주의 수업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대하기 때문에 인격 교육시간이 적어졌다며 아쉬워했다.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도 해왔지만 교육행정직을 담당한 적도 있었습니다. 교육에 있어 행정도 없어서는 안되는 부분이지만 교육자로서는 참 교육의 외도의 길을 걸었던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더 많은 학생들과 호흡하며 생활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나루문학회 활동을 하는 등 꾸준히 시를 써왔던 그는 앞으로는 시 창작에 몰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규환님의 시 한편

 

겨울산

 

갈등의 세상 덮어주는 흰 눈에
겨울산의 깨끗함을 알았습니다

 

잎이 없는 나뭇가지에 핀 눈꽃을 보며
삶의 찬란함을 보았습니다

 

찬바람에 불평하지 않는 뿌리를 보며
꺾이지 않는 인내를 배웠습니다

 

흰 눈 속에 드러내는 검은 바위를 보며
겨울산의 지조를 알았습니다

 

발가벗은 겨울산을 보며
숨겨진 진실을 알았습니다

 

이제
해가 짧은 겨울산에 올라
산밑에서 올라오는 봄의 숨소리를 들었습니다.

 

시집 ‘그리움의 활주로’에서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