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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만난 사람 - 정근훈 스승의 날 앞둔 석문중학교 교사] “지역과 이웃위한 봉사가 학창시절부터 몸에 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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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를 통한 행복 찾기

1990년 당진 석문중학교에 첫 부임해 19년째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석문중학교 정근훈 교사는 2004년부터 밀알봉사단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한 알의 밀알이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 밀알봉사단은 독거노인 찾아뵙기, 왜목마을 등 관광지 환경정화 활동, 농작물 재배를 통한 사회복지시설 돕기, 일일찻집, 마을 어르신들 발마사지 등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봉사를 실천하는 모임이다.

전형적인 농어촌 지역에 위치한 석문중학교의 특성을 살려 학생들이 주변에서 언제든지 활동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주로 하고 있다.

 

봉사는 참된 행복 ‘노블리스 오블리제’

“사회의 고령화와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경험을 쌓아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 교사는 학생들도 본인의 자녀도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한 인생보다 행복한 인생을 살길 바란다. 행복한 인생이란 높은 지위나 부를 통해 얻는 것이 아닌 봉사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행복이 참된 행복이기 때문 이라고.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은 누구나 행복합니다. 학생들이 성장해 어른이 되어서도 물질과 지위에 얽매이기 보다는 남에게 베풀수 있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 줬으면 합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이다.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에서 비롯됐다.

그는 학생들이 더 나은 부와 지위향상에 집착해 각박한 삶을 살기보다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 할 수 있는게 학생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뒤를 돌아 볼 수 있는 학생들이 되어 줬으면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어려서부터 봉사가 몸에 베인 학생들이라면 봉사를 통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가 처음 밀알봉사단을 계획하게 된 것도 학생들에게 봉사를 통한 참된 행복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정 교사는 “교육은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행동으로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을 전하고 감동을 선물 받는 밀알봉사단

2004년 밀알봉사단을 조직한 이후 정 교사와 학생들은 봉사활동 기금을 스스로 마련하기 위해 왜목마을의 해돋이 축제에서 일일찻집을 운영하고 있다.

“하룻밤을 세워가며 왜목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녹차, 커피, 우동, 컵라면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봉사기금을 마련하고 있어요. 동시에 관광객들에게 봉사한다는 의미도 있고요. 저렴한 가격에 일일찻집을 운영하다 보니 순수이익으로 봉사기금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았죠.”

하지만 왜목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일일찻집의 목적을 알고 식품비 외에 남는 잔돈 등을 봉사기금으로 전달해줘 좋은 성과를 얻게 됐다고. 학생들과 함께 소규모로 시작한 일일찻집은 현재 학부모와 동료 교사까지 동참해 일손을 거들고 있다.

일일찻집을 통해 얻어진 수익은 석문면 초락2리 김석순씨 내외에게 매년 연탄 1천여장을 전달하는 등 인근지역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고 있다.

“김석순씨 내외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하며 장애까지 갖고 있는 생활이 어려운 가정이죠. 다행이 올해부터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됐는데 우리보다 더 어려운 가정이 많다며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 달라고 말해 학생들이 더 큰 감동을 선물 받았죠.”

 

지역 어르신들 위해 한글 강습 실시

“2007년도 가을경에 밀알봉사단 학생들과 함께 초락1리 경로당으로 어르신들의 발마사지를 다녀왔습니다. 그 때 한 할머니께서 발마사지도 좋지만 한글을 가르쳐 줬으면 한다고 말씀하셨죠. 쉽게 말을 꺼내지는 못하지만 한글을 배우지 못해 불편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았거든요.”

그는 할머니의 부탁을 받고 겨울방학을 이용 2008년 1월부터 본격적인 한글 강습을 실시했다. 60대 중반부터 79세 할머니까지 초락1리 경로당에서 주 5일 간 3시간의 한글교육을 실시한 결과 겨울방학이 끝나갈 무렵 이름과 간단한 낱말들을 쓸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한글을 조금씩 쓸 정도의 기초적인 교육이 이뤄졌지만 개학으로 인해 한글강습이 중단되면 그동안 간신히 익힌 것들이 소용이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본교 신양웅 교장 선생님께 허락을 받아 조명호 학생부장 선생님과 함께 매주 2회씩 수업을 실시해 왔습니다.”

겨울방학 이후부터 진행해온 한글 강습으로 인해 현재 어르신들은 받아쓰기와 편지쓰기까지 가능할 정도의 성과를 이뤘다.

 

“학생들과 함께 시작한 밀알봉사단이 비록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봅니다. 지도교사와 학생들 스스로 봉사활동을 직접 계획하고 실천하면서 학생들이 ‘더불어 사는 삶’을 몸소 체득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 생각됩니다.”

정 교사와 밀알봉사단은 학교주변이 해안관광지라는 특성을 고려해 피서철 전후로 관광지를 직접 찾아가서 대대적인 환경정화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정 교사는 “봉사활동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 더욱 충실하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부모에 대한 고마움’을 느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밀알봉사단은 충청남도 청소년육성센터가 주최한 2008학년도 제10회 자원봉사박람회에서 보건복지 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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