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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9.05.11 00:00
  • 호수 761

[보호수의 어제와 오늘]① 고대면 진관리 회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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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들과 함께 해온 회화나무 세월과 함께 잊혀질 위기

 

편집자주 - 보호수로 지정된 고목들은 수백년을 이땅에 뿌리내리고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 기쁨을 함께 해오며 우리의 토속신앙으로 추앙받아왔다. 그러나 보호수로 지정해놓고 관리가 재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고사하거나 훼손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보호수가 가진 전설과 역사를 돌이켜보며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보호수의 관리 실태를 16회에 걸쳐 보도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다시한번 인식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보호수 시급한 관리 필요


고대면 진관리 입구에 자리한  300년 이상의 회화나무 두 그루는 옛부터 마을 사람들에게 시원한 나무그늘을 제공하고 마을 농사의 길흉을 점치기도 하던 신성한 나무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무는 사람들로부터 잊혀져갔고 보호수로 지정된 이후에도 그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호수 주변에는 보호수 적치물이 쌓여 생육환경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을의 미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 고목에 생기는 나무 구멍에서 일어나는 부식을 막기 위해 외과수술을 실시한 부위가 갈라져 그 틈으로 벌집이 자리를 잡은 상태다.

한편 마을 주민들 중에는 회화나무를 ‘고목’ 내지는 ‘오래된 나무’로만 인식하고 있어 보호수로서의 가치를 주민들 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각 보호수 마다 지정된 관리자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지만 보호수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관리방법, 역사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다. 관리자들은 보호수에 이상이 생겼을 때 당진군청에 연락을 하는 역할만 수행하고 있는 상태다. 당진군청 관계자 역시 “관리자들은 전문지식이 없거나 관리를 면밀히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회화나무에 담긴 역사와 추억


고대면지에 따르면 진관리 회화나무는 당나라 아도화상이 영랑사를 지을 때 세 그루를 가지고와 두 그루는 이곳에 심고 한 그루는 영랑사에 심었다는 전설이 있다. 또 옛날에는 마을의 수호신이 깃든 나무라 해서 재를 올리고 복록과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봄에 나뭇잎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고 풍흉의 1년 농사를 미리 예측하기도 했다.

마을과 인근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담고 있는 회화나무는 마을에서 몇 대를 이어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추억과 역사가 담긴 나무다.

고대면 진관리 손종완(81)씨는 “어려서부터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마을의 나무”라며 “나와 친구들은 늙어버렸지만 회화나무는 항상 같은 모습으로 마을을 지키고 서있다”고 말했다. 또 “늙어서 입사귀도 예전과 만큼 피지 않지만 하찮게 봐서는 안된다”며 “마을의 역사가 담긴 소중한 나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고대면 진관리 장선오씨


“마을의 역사와 추억이 담긴 회화나무”


“진관리는 오랜 옛날에 바닷물이 들어오는 곳이었죠. 바닷물에 떠밀려 온 나무가 자라난게 지금의 회화나무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어렸을 적에는 단오 날이면 나무에 줄을 매어 그네도 뛰고 참 의미 있는 나무였죠.”

60평생을 진관리에서 살아온 장선오(68)씨는 회화나무에 대해 어른들로부터 전해진 이야기가 없어 맥이 끊긴 상태지만 어린 시절 많은 추억들을 함께 해온 나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 천연두에 걸린 적이 있었죠. 당시 아버지께서는 새끼줄로 나를 회화나무에 묶어 놓으시고는 동쪽에 세 번 절하게 하셨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이 씻은 듯이 나았에요. 회화나무는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같은 존재였거든요.”

장씨는 그늘 아래서 마을 친구들과 어울려 낮잠을 즐기기도 하고 노래도 부르며 휴식을 취하는 장소였다고 회상했다.

장씨는 “늙어서 입사귀도 잘 피지 않는 걸 보니 사람도 늙고 나무도 늙어가는 것 같아 아쉽다”며 “다시 무성히 잎을 피워 줬으면 더 바랄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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