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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가 ‘철강’에 종속되는 것은 경계해야
포스코 제품가격 대폭 하락으로 업체간 원가절감 경쟁 벌어질듯

[편집자주] 당진군은 과거 농업웅군에서 현대제철과 동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관련 대기업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농업군’에서 ‘철강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미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발휘하는 기업으로 자리잡았고 현대제철에 이어 동부제강이 전기로 사업에 뛰어들고 동국제강 역시 부곡공단에 철강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철강산업과 당진군의 모습을 조명해보고 철강산업의 미래와 전망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세계적 불황, 철강산업도 동반 침체
 지난해 하반기 미국으로부터 시작된 세계적 경제위기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경제가 기나긴 침체기를 겪고 있다. 경제위기는 철강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현대제철을 비롯해 동부제철, 환영철강, 동국제강 등 철강기업들은 지난해부터 긴급 감산에 들어가고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등 위기 타개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철강산업이 전세계적으로 불황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의 건설 부양책으로 인해 철근과 H-빔 등 건설재의 호황으로 열연공장의 가동률 저하를 메꾸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군내 모 업체 대표는 “경기가 작년만 못하지만 철근과 H-빔 등 건설재 생산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며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국철강신문의 정현욱 기자는 “철강 가격만 놓고 보면 세계적으로 50∼60% 가량 하락했고 우리나라 역시 40% 가량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철강산업의 특성상 국가기간산업인 경우가 많아 쉽게 흔들리거나 외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 정현욱 기자는 “현대제철의 경우 힘들긴 하지만 지난해 고비를 넘긴 것으로 파악되고 2010년부터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고로가 준공되고 가동을 시작하면 긍정적인 전망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부제철 자금압박 심화, 현실화 될 듯
 현대제철에 비해 전기로 사업에 진출한 동부제철은 상대적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스코가 “6월까지는 가격인하 계획은 없다”는 발표를 뒤엎고 5월15일부터 출하되는 모든 철강제품의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열연코일은 톤당 85만원에서 68만원, 조선용 후판은 92만원에서 82만원, 냉연코일은 92만원에서 78만5천원 등 가격이 크게 내렸다. 이 가격인하 조치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이 동부제철이라는 것. 이번 포스코의 가격인하 조치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업계에서 나온 가격인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동부제철은 전기로 공사를 진행하며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인데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지면 자금 압박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요 자체가 침체된 상황으로 적자가 누적된데다 설비투자비로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 일각에서는 동부제철이 계열사 중 하나를 은행에 팔기로 했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원가 절감 경쟁 들어갈 듯
 현재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전격적인 가격인하 조치가 불러오는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의 가격 인하 요구를 받아들여 조치가 취해진만큼 현대제철이나 동국제강 등 타 기업의 동향에 시선이 모아지는 것이다. 벌써부터 일부 건설업체가 가격을 이유로 주거래 제강사를 바꾸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철강 생산의 재료는 철광석과 고철 2가지로 나뉘어진다. 대개 일정한 기간 단위로 계약해 공급받는 철광석은 가격 변화가 크지 않으나 고철은 상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매우 심해 철강제품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의 고철 자급률이 75%에 불과하고 나머지 25%는 수입이 되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심할 수밖에 없다.
 포스코의 경우 원가절감을 위해 해외에 공장을 세우지만 현대제철의 경우는 매우 안정적이고 큰 수요처인 ‘현대자동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경기 회복이 관건, “실질 수요
회복에는 상당한 시일 걸릴 것”

 철강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경기 회복이 필수적인데 대체적으로 올해 4/4분기 정도면 바닥을 치고 내년부터 더디게 경기회복이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현재 경기하강 속도가 둔화되고 있지만 이는 각국 정부의 재정지출에 따른 것이어서 실질적인 회복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철강산업에 대해서도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가운데 실질적인 수요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군내 모 업체 관계자는 “철강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소한 2~3년 후면 어느 정도 수요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강산업 의존도 높으면
지역경제 ‘빨간 불’

 송산 제2일반산업단지 지정을 시작으로 당진군내 철강 클러스터 조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철강산업의 효율성과 지역 환경을 고려해볼 때 당연한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당진군이 철강산업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체 대표는 “현대제철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지나치게 높다면 지역경제에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다”라며 “기업이 기침을 하면 지역경제는 몸살을 앓게 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167개의 기업이 입주신청을 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철강금속관련 기업들로 철강산업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심지어 동부제철과 동국제강 역시 현대제철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이와 같은 현상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역경제가 대기업 종속경제 체질에서 벗어나 지역발전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다른 업체 대표는 “철강산업이 50년 후를 보고 추진하는 사업이라면 항만산업은 먼 미래를 보는 유망한 산업”이라며 “당진군이 가진 가장 큰 재산인 항만을 활용해 임해형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물류중심 도시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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