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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9.06.01 00:00
  • 호수 763

[보호수의 어제와 오늘] ③고대면 항곡리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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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에 지친 마을 주민들의 쉼터”

•편집자주 - 보호수로 지정된 고목들은 수백년을 이땅에 뿌리내리고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 기쁨을 함께 해오며 우리의 토속신앙으로 추앙받아왔다. 그러나 보호수로 지정해놓고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고사하거나 훼손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보호수가 가진 전설과 역사를 돌이켜보며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보호수의 관리 실태를 16회에 걸쳐 보도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당진군 고대면 항곡리에는 느티나무 세 그루가 자리 잡고 있다. 항곡리 느티나무는 숯골 입구와 마을 농지 농로의 중앙, 항곡리 화곡숩실에 자리를 잡고 있어 마을 곳곳에서 보호수를 찾아 볼 수 있다. 다가오는 여름을 맞아 마을 주민들은 한창 모내기에 일손이 바쁘다. 주민들은 뜨거운 태양을 피해 나무 그늘에서 쉬기도 하고 새참과 식사를 하기도 한다. 현재 나무 밑 그늘에는 마을 주민들이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 시설과 정자도 마련되어 있어 마을 주민들이 모이기 좋은 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김씨 성을 가진 느티나무
외과수술 필요
숯골에 위치한 느티나무는 300여년의 수령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마을 주민들로부터 ‘김정자나무’로 불리고 있다. 김정자나무는 조선시대 강빈의 난이 일어났던 당시 아홉 사람의 노인이 숯골로 내려와 연고지를 향해 절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또 마을에 살던 김씨가 나무를 심어 김정자나무라 불리고 있다.
고대면 항곡리 이종준 이장은 “몇해 전 느티나무의 썩은 구멍 외과수술을 통해 죽어가던 나무를 살려놓았던 적이 있다”며 “시간이 지나 외과수술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있어 김정자나무에 전문적인 치료 및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해다.

그늘 없는 농지에
시원한 나무그늘
마을 농지 중앙에 위치한 느티나무는 농로길 한가운데서 자라왔다. 마을 주민들은 “150여년 전 황씨 성을 가진 사람이 홍수에 떠밀려 내려온 묘목을 현재 장소에 정식하고 가꾼 나무”라며 황정자나무 또는 황이정나무라고 부르고 있다.
이 이장은 “약 40여년 전 경지정리 이전에는 좁다란 농로에서 서식하고 있었다”며 “경지정리 이후 30평가량의 자리를 마련해 현재의 터가 마련 됐다”고 말했다.
농로에 자리 잡은 만큼 이 느티나무는 마을 주민들이 농사일 도중 휴식을 취하기에 그만이다. 몇 해 전 마을에서는 나무 밑에 정자를 만들고 마을 주민들이 더욱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뒀다.
한편 항곡리 화곡숩실에 150년 생으로 추정되는 느티나무는 마을 내에서 매년 나무 잎의 발화상태로 흉년과 풍년을 점치던 나무로 유명하다.
이 느티나무는 예전 마을에서는 두레 때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또 매년 칠석 때면 나무 주변에 모여 사물놀이를 즐기고 막걸리도 함께 나누어 마시기도 했던 모이기도 했다.

 

[인터뷰] 고대면 항곡리 이종준 이장

“마을과 고목들 문서로 남겨져야”

“항곡리는 예부터 황씨와 김씨, 한씨가 많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을에 있는 느티나무 두 그루가 성에서 비롯된 이름이 붙어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거죠.”
항곡리에서 70여년을 살아온 이종준 이장은 어르신들에게 어려서부터 마을의 역사와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왔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 마을의 사람들과 젊은이들, 아이들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어 마을의 역사와 나무의 유래가 끊어질까 걱정이 된다고.
“마을의 유래가 나무의 역사와 함께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정확한 고증이 내려오는 것은 아니에요. 정확한 문서나 자료가 후세까지 전해 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조금씩 잊혀진다면 언젠가는 마을과 느티나무들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사라질 겁니다.”
이 이장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내며 TV도 라디오도 없던 시절 마을 고목들은 마을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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