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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218]
기왕에 할 일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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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3학년 정기고사일에 자율학습감독을 위해 교실에 들어갔다. 마침 주번으로 보이는 여학생 둘이 걸레를 발로 문지르며 교실바닥을 닦고 있었다. 그런데 발에 힘이 너무 들어갔는지 걸레는 그대로 있고 걸레를 미는 발이 헛발질을 하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나면서도 무언가 그들의 행동에 한마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왕에 교실 바닥청소를 맡았으면 제대로 하는 것이 좋겠다. 집에서처럼 무릎을 꿇고 손으로 걸레를 밀면서 깨끗하게 청소를 하면 교실바닥이 윤기가 흐를 텐데 그렇게 되면 너희들뿐만 아니라 담임교사와 청소하는 모습을 보는 모든 학급의 아이들이 너희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모르긴 해도 마음에 조그만 감동이라도 주지 않을까. 그것이 아니더라도 스스로의 마음속에 청소를 제대로 했다는 뿌듯함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그 여학생들의 반응은 짧은 치마를 입어서 그렇게 할 수 없노라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러면 체육복바지로 갈아입고 하지 그러니!”하고 이야기를 맺었던 기억이 난다.
지난 주에 이어진 이야기지만 영어신문을 외우고 그것을 캠코더로 찍어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려 공개할 것이라고 공표한 이후 아이들의 프리젠테이션을 실제 동영상에 담았다.
학생들 중엔 열심히 노력해서 칭찬받을 만한 학생들이 있었지만 절반 가량은 노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있어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일주일에 한번씩하는 원하는 영어섹션을 외워 발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돌아오는 화요일에 제대로 된 프리젠테이션을 홈페이지에 올리겠다고 했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시범적으로 헤드라인 뉴스를 외우고 차례로 학생들을 시킬 것도 약속했다.
기왕에 하는 것이라면 스스로도 또한 듣고 보는 이들도 함께 감동하고 즐거워하게 할 수 있는 정성을 다하는 습관을 들이게 하는 것도 교사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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