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문화재
  • 입력 2009.10.12 00:00
  • 수정 2015.06.12 22:14
  • 호수 780

[기획-우리지역 문화재를 찾아서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악면 기지시리 ‘기지시줄다리기’
“민속과 소망이 어우러진 대제 한마당”

수상은 ‘국태민안’ 수하는 ‘시화연풍’
최대 오천 명 줄 당기는 대형 민속놀이

[편집자주]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문화유산과 문화유적, 그리고 후손에 전해주어야 할 가치를 가진 무형문화재가 많이 있다.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명물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어디선가 없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본지는 지난해 10회에 걸쳐 연재했으며 올해에도 지역의 숨어있는 명물과 문화유산을 보도해 넓게는 당진의 관광산업 발전을, 단기적으로는 지역의 문화유산 보존을 도모하고자 한다. 이번 기획은 총 14회에 걸쳐 연재될 예정이며 지난해 소개됐던 문화재 중 변화가 있는 곳은 재취재해 지면에 담을 예정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매년 4월 열리는 송악면 기지시리의 ‘기지시줄다리기대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75호로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지역민 화합과 풍년 기원의 장으로 활발하게 행해지고 있다. 대제에서 이뤄지는 줄다리기는 남성을 상징하는 ‘수상’ 줄과 여성을 상징하는 ‘수하’ 줄을 엮은 후 양쪽에서 당겨 서로 힘을 겨루는 것으로 진행된다. 이때 수하가 이기면 풍년이고 수상이 이기면 나라가 평안하다고 여겨진다.
‘기지시줄다리기’에서 사용되는 200미터 길이의 줄은 지름이 1m나 돼 무게가 40톤에 달한다. 원줄과 중간줄, 곁줄로 구성된 줄은 최대 5천여 명이 잡고 당길 수 있으며 이때 잡는 것이 곁줄이다. 대제 한 달 전부터 시작되는 줄 제작은 600여명의 인력을 통해 이뤄진다. 줄 제작에는 기능보유자인 장기천, 구자동 씨의 지휘 아래 보조자, 이수자, 전수자 등 지역민이 동참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대형 줄은 작업장에서 1.2km 떨어진 시연장으로 손수 운반돼 위용을 뽐낸다. 이때 줄을 운반하는 작업을 ‘줄나가기’라고 한다. 줄나가기 후에는 수상 줄과 수하 줄의 결합이 있다. 이는 다산과 풍요를 기원하는 음양의 조화라고 전해진다. 올해 4월에 열린 대제의 테마 또한 ‘용의 결혼’이었다.
조선시대 선조 때부터 행해진 줄다리기의 유래로는 여러 가지가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가장 널리 알려진 유래는 ‘아산만’에 대한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현재 지형과 달리 아산과 당진은 육지로 이어져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선조 초에 육지가 바다에 묻혀 아산만이 생기자 사람들은 이를 재앙이라 여겼다. 당시 이 지역을 지나던 한 철인이 당제를 지내고 줄을 다리면 풍년이 들고 재앙을 쫓을 수 있다고 하여 그때부터 이어진 것이 ‘기지시줄다리기’라고.
오늘날 열리는 ‘기지시줄다리기대제’는 줄다리기뿐만 아니라 당제, 용왕제, 시장기원제 등의 제례의식과 솟대 경연대회, 궁도대회, 투호대회, 윷놀이대회 등 여러 민속놀이를 통해 매년 4월 기지시리를 찾는 20만여 명의 관람객에게 신명나는 놀이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미니인터뷰 - 기지시줄다리기 집행위원회 강명규 회장

“한국을 대표하는 민속 축제 될 것”

“프랑스 여행을 했다고 하면 에펠탑은 보고 왔냐고 물어보잖습니까? 한국을 다녀왔다고 하면 당진 기지시리에서 줄다리기 체험은 했냐고 물어보게 되길 바랍니다.”
기지시줄다리기 집행위원회 강명규 회장은 “풍년을 기원하고 나라의 평안을 비는 대형 민속놀이인 기지시줄다리기가 당진 대표 문화재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 브랜드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집행위원회는 ‘기지시줄다리기 세계화 과정’의 일환으로 내년 대제부터 당진 실내체육관에서 ‘아시아스포츠줄다리기 대회’를 함께 개최할 예정이다.
“기지시줄다리기가 지역의 중요한 민속 행사로서 보존해야할 가치가 높다는 것에 우리나라에선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외국의 주목을 받고 세계화를 하기 위해서는 보편적인 가치를 이끌어내야 했어요. 그래서 줄다리기와 스포츠를 결합하게 됐습니다. 스포츠 행사를 개최하면서 자연스럽게 민속 줄다리기를 연계할 생각입니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