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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224]
블루크리스마스를 맞는 이들

당진시대l승인2009.12.07 00:00l(7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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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서도 한국이 IT 및 자동차 산업 등의 수출호조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세계무역에서 9위권을 유지하게 될 전망이라 한다.
원조를 받은 나라에서 원조국으로 그 위치가 바뀌었고 이러한 사례가 세계 최초라 하니 대한민국이 대단한 나라임엔 틀림없다.
얼마 전 졸업생으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나는 그 학생을 3년 동안 한 번도 가르쳐 보지 않았음에도, 만날 때마다 인사를 했고 졸업한 후에도 동생 때문에 학교를 자주 찾던 학생이었다. 그 학생의 집을 찾아간 것은 동생을 담임하면서이다. 평소 말이 없기에 그 이유를 알아볼 겸 찾아간 집에서도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 방안에 들어가 잠시 대화를 나눈 후 집 주위를 돌아보았을 때 눈을 끌었던 것은 집 뒤켠에 있는 가마솥이 놓인 화덕이었다.
호기심에 그 가마솥의 뚜껑을 열어보았을 때 물에 불은 밥 몇 알만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때서야 그 동생이 왜 그렇게 말이 없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의 누나가 보낸 편지를 다시 한번 읽어본다.
‘신종플루 조심하시고 아프지 말고 운동 열심히 하라’는 내용과 함께 자신의 취업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해서인지 ‘어떤 때는 왜 내가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 너무 답답할 때가 많다’는 그 부분을 읽을 때는 왜 그리 가슴이 아파오는지!
이 졸업생과 같이 실업과 질병의 문제로 고민하며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세계 9위의 무역대국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크리스마스 축제분위가 더욱 가까워질수록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욱 힘들어 때론 눈물 흘리며 어두운 터널을 헤매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사랑이라도 실천하기를 원하는 따뜻한 우리가 되길 소망해본다.
이렇게 아름다운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모여 사는 나라가 되어야 세계 9위의 강대국에 걸맞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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