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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기념관이 지역에서 갖는 의미 - 심훈기념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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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가 주축된 문학, 기념관 건립 돼야”

심훈 선생 문학·정신계승 위한 연구부터
민간이 먼저 주도했다면 향토 문인, 당진군이 협동해야 할 때

본지는 지난 5회의 걸친 ‘문학, 기념관이 지역에서 갖는 의미’라는 보도를 통해 전국 각지의 문학, 기념관을 방문해 성공 사례를 소개하고 심훈 기념관의 건립방향에 대해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기증 의사를 밝힌 유품 1천여점이 당진군에 전달될 경우 이를 전시, 보관할 공간 현재로선 부족하다. 이에 전시 등의 공간이 마련돼야 하는 실정. 당진군은 미국 워싱턴에 거주하고 있는 심재호씨의 집을 방문해 유품을 확인하고 문학, 기념관의 규모 등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문학, 기념관을 운영, 기획하고 있는 전문운영인들은 문학, 기념관의 규모만을 늘릴 것이 아니라 필경사에 자리한 전시관을 개보수하는 등의 대안을 강구할 것을 조언했다.

편집자주
당진군에는 일제강점기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인 심훈 선생의 집필지인 필경사가 자리잡고 있다. 이에 심훈 선생의 유가족들은 당진군에 유품 1천여점을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으나 필경사가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포함돼 개발될 위기에 놓였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산업단지 개발에만 급급해 당진군은 교육과 문화의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진군은 주민들의 문화 공간 및 역사교육현장의 개발 의지가 절실한 가운데 유품 1천여점의 보관과 전시를 위한 기념관 건립과 기념관 설립추진위원회 구성을 준비 중에 있다. 현 시점에서 본지는 전국의 문학관과 기념관의 보도를 통해 심훈 기념관의 건립 방향을 함께 논의해보고자 한다. 이번 기획은 총 6회에 걸쳐 연재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글 싣는 순서
1. 도심속 현대 기념관, 김구 기념관
2. 지역축제와 함께하는 이효석 문학관
3. 생생한 문학체험현장, 김유정 문학촌
4. 작가만을 위한 공간 구축, 이중섭 미술관
5. 문학산실에 위치한 정래 태백산맥 문학관
6. 심훈기념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

●건립
방문객이 오래,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현재 심훈 선생의 셋째 아들인 심재호씨가 유품 1천여점을 당진군에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지난달 10일 심훈유품인수추진위원회(위원장 김기철 이하 유품인수위)가 발족됐다.
유품인수위는 이날 회의를 통해 유품 인수과정 및 향후 수장 공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현재 회의를 통해 심훈 문학관 건립이 황해경제자유구역 개발 등으로 인해 늦어질 것을 고려해 현재 필경사 시설을 보수해 유품을 인수, 전시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학예연구사 등의 전문가에게 운영을 맡기는 등의 운영체계를 강구하기로 했다.
백범김구기념사업회 오기택 위원은 “그간 문학, 기념관의 건립추세를 보면 대개 건물을 크고 웅장하게만 지으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하드웨어적인 부분만 키우는데 예산을 소요하기보다 현재의 것을 활용하려는 현명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황해경제자유구역에 포함돼 공장지대 앞에 기념관이 있더라도 어느 누군가가 심훈 선생의 문학과 정신을 이해하기 위해 방문하고 직원들이 공원처럼 찾는 것도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효석 문학선영회 김성기 미디어서비스센터 소장은 “건물 증축 등이 필요가 없지는 않지만 단순한 전시 공간을 위한 건물이 아니라 관람객들의 편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필경사 어디에서든 머물며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절실하고 오히려 벤치와 주차 공간 전시 내부공간을 신경 써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훈선생유품인수추진위원회 김기철 위원장은 “유품의 규모를 아직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문학, 기념관의 규모도 가늠할 수 없고 군의 입장도 건물의 크기만을 키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황해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된다가 건물 증축 등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유품을 미리 인수받게 되면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에 임시 보관하는 등의 대안도 생각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구성
체험을 통해 문학, 정신 등 엿볼 수 있어야
전문가들은 33회째의 상록문화제를 민간이 주도해 심훈 선생의 상록수 정신 계승에 주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그의 문학세계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품 인수나 현재의 필경사 보존 등을 위해 심훈 선생이 작품 활동을 했던 1920~30년대의 문학을 전공한 학예연구사의 채용 등이 필요하다는 것.
백범김구기념관 홍소연 실장은 “단순히 유품과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심훈 선생이 활동했던 문학시기를 연구한 학예사의 연구 등이 필요하다”며 “학예사의 연구에 따라 전시방법, 유품 등의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문학, 기념관 건립 시 학예연구사의 연구와 상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기 소장은 “국어국문학의 유수한 박사 분들의 도움을 받아 기획 전시를 구성하고 문학제에 평가를 받기도 한다”며 “학예연구사의 연구는 물론 문학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고 결집할 수 있는 국문학자의 도움도 매번 필요하므로 문학가들의 인프라구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상기 김유정문학촌장은 고장 문학의 중심지인 필경사인 만큼 지역의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발전시키는 거점 역할을 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토작가와 문인들이 함께 이를 연구하고 발굴하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것. 
전 촌장은 “관람객들이 문학적 가치와 당시 사회적 배경의 삶 등을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체험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큰 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단순히 문학작품이나 당시 시대 상황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문학, 기념관을 구성하면 흥미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인물의 작품들도 보고 싶어 하지만 심훈 선생에 대해 좀 더 들여다 보면 개인적인 부분들도 궁금해 하기 때문이다. 이중섭 미술관의 경우 이중섭 가족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 시기 형성된 작품에 어떤 뒷이야기가 있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가족 간의 편지를 전시하기도 했다. 조정래 문학관의 경우에도 제2전시실을 조정래 작가의 삶과 가족에 대한 테마로 구성하기도 했다.
전은자 이중섭 미술관 학예연구사는 “관람객들은 작품도 물론 보고 싶어 하지만 이중섭 가족이 어떤 상황이었는지, 그 시기 형성된 작품에 어떤 뒷이야기가 있는지를 궁금해 한다”며 “가족에 대한 마음이 담긴 편지 하나도 작가의 유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운영
민, 관, 학이 함께
문학, 기념관의 운영 방식에는 크게 군의 직영하는 방법과 민간 중심의 사업회에서 위탁관리하는 방법이 있다. 대부분이 시, 군에서 직접 직영으로 관리를 하고 있으나 선영사업회나 기념사업회로 건립이 추진된 문학, 기념관의 경우 위탁해 관리되고 있기도 한다. 
본지가 방문했던 5곳의 문학, 기념관의 경우 김구기념관을 제외하고 모두 시, 군에서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었으며 이효석 문학관만이 위탁 운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직영 운영 시에는 시, 군의 문화관광에서 시설과 문화진흥분야로 나뉘어 운영된다.
조정래문학관 이지은 학예사는 “조정래문학관의 경우 보성군의 문화관광과 시설관리계에서 운영하고 시설에 대해 인력 2명과 문화해설사들이 문학관의 상주한다”며 “학예연구사는 전반적인 관리를 하고 군이 행정적인 분야를 담당한다”고 말했다.
반면 행정과 시설 등의 업무가 세분화 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는 문학, 기념관도 있었다. 김유정 문학촌과 이중섭 미술관의 경우 문학체험프로그램의 기획, 섭외 모든 부분을 간사나 학예연구사가 담당하기도 했다.
김유정 문학촌 권금순 간사는 “전시기획, 섭외 시설관리, 행정까리 거의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어려운 점이 있다”며 “행정과 학예 업무가 확실히 분리돼야 효율적인 운영이 되고 문화적으로도 좋은 기념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영사업회 민간 위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효석 문학관 김성기 소장은 민과 관의 같은 생각, 자세를 갖는 것 또한 운영의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봉평은 인구 1천여명에 40명의 공무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서로 분야의 업무만 다를 뿐 이효석 문학관에 대한 같은 행동방식과 자세를 갖추고 돕고 돕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많은 축제를 치루고 운영하면서 민과 관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작은 소음도 커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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