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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09.12.15 00:00
  • 호수 789

[이철수 당진군의회 의원]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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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두쇠 유태인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어느날, 한 유태인이 시퍼런 급류가 흐르는 계곡의 구름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낡은 밧줄로 엉성하게 엮어진 다리를 몇 발자국 가는데 갑자기 다리가 몹시 흔들려 오도 가도 못하는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되었다.
겁에 질린 이 유태인은 그때 순간적으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이 다리를 무사히 건너게만 해주신다면 제가 갖고 있는 재산의 절반인 5길드를 기꺼이 당신께 바치겠습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다리의 흔들림이 멎고 균형을 되찾아 다리의 중간까지 잘 오게 되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5길드는 너무 많다는 억울한 마음이 들어 다시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아까는 졸지에 5길드라고 약속드렸지만 지금 제 사정상 3길드밖에 내놓을 수 없으니 봐주십시요” 그러고 나서 구름다리를 거의 다 건너게 되었는데, 그는 3길드마저도 너무 아까운 생각에 다시 기도했다. “하나님! 당신께서도 아시다시피 저의 형편이 그리 넉넉지 않으니 아까 약속드린 것은 없었던 것으로 해 주십시요.” 그 순간 갑자기 다리가 몹시 흔들려 유태인은 다시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자 겁을 잔뜩 먹은 목소리로 “참 하나님, 농담도 못하나요!”라고 했다.
 사람들은 급하게 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약속을 마구 해버리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리고는 언제 약속했느냐는 식으로 지킬 생각도 하지 않는다.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 것이지 어떤 사태를 무마하거나 당장 어려운 일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않된다. 무책임하게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는다면 적게는 약속한 상대에게, 크게는 사회적 혼란을 가져오게 된다. 말이 신용을 낳는 것이 아니라 행위가 신뢰를 가져오는 것이다.
약속 하나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어느 누가 믿고 따르겠는가?
 요즘 우리 사회에 세종시에 관한 문제가 큰 이슈가 되어 있다. 지역을 균형있게 발전시켜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를 건설하려한다. 세종시법은 여야의 합의에 따라 국회를 통과했으며, 이명박 대통령 역시 행정도시를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오랫동안 준비해왔고 공사도 진행중인 시점에서 갑자기 행정을 뺀 수정안을 들고 나옴으로써 사실상 백지화를 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선거 당시 내건 공약이며 대통령의 신분으로 공언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그 약속을 파기한데 따른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물론 사람은 100%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약속은 지키려는 과정과 노력이 중요하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약속은 정말 중요하다. 한번 두번 계속 어기다 보면 두 사람의 사이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다. 정치지도자와 국민과도 마찬가지다.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일 뿐이다’ 라는 정치적 비아냥과 상실감을 묵과해서는 않된다.
 세계적인 사업가인 앤드류 카네기의 말이 오늘 다시금 생각이 난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한 번 약속한 일은 상대방이 감탄할 정도로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신용과 체면도 중요하지만 약속을 어기면 그만큼 서로의 믿음이 약해진다. 때문에 약속은 꼭 지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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