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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09.12.21 00:00
  • 호수 790

[성미혜 당산초등학교 운영위원장]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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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큰아이 영어학원에서 전화가 왔다. 담임선생님의 목소리는 너무나 당당하고 의욕에 차 있었는데 내용인 즉 오늘부터 영어 단어를 시험 보는 데 틀린 갯수만큼 손바닥을 때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선생님은 엄마인 나에게 여느 부모님처럼 열심히 이끌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듣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솔직히 난 크게 실망을 했고 그것에 동조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인 만큼 눈앞에 성적이 오르기를 바라기 보다는 앞으로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영어교과가 부담스럽고 재미없는 수업이 아닌 즐겁고 흥미로운 과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요즘 교육 현실은 너무나 획일적이고 1등만을 위해서 뒤를 돌아볼 여유를 주지 않는다. 절친한 친구가 경쟁상대가 되면서 교육홍보와 이슈에 민감한 우리 부모님들은 새로운 학습기회를 제공하느라 무척이나 바빠졌다.
 교육전문가들이 말하기를 부모는 아이들을 안내해 주는 역할만 해줄 뿐 더 이상의 관심은 아이들의 자립과 학습태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부모가 모든 학습 환경을 제공해야만 상위권 대열에 합류할 수 있고 이는 곧 일류대학에 가는 지름길이 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요즘 공교육과 사교육은 마치 같은 방향으로 가기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모두 성적과 순위를 외쳐댄다.
 어느 학원이 상위권 학생을 많이 배출해 주는지, 시험보기 전 예상 문제집으로 시험 준비를 잘 대처해 주는지가 좋은 학원의 척도가 되었다. 학교 또한 일제고사를 치르면서 학교별 성적순위가 교육계의 큰 관심사가 되었으며 선생님들께는 고민거리가 되기도 했다. 물론 자라는 아이들에게 성적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는 데 꼭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는 중대한 과제인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획일화된 교육으로 모두가 영재를 꿈꾸며 공부에 매진하는 것은 무의미한 도전이라 생각된다. 그나마 믿었던 공교육마저도 초등교육에서부터 사교육의 눈치를 보듯 ‘학력신장’을 외치며 우리 아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것 같아 조금은 실망스럽다.
 아이들 개개인의 수준이 다르듯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은 엄연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즐겁고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할 권리가 있는 만큼 중등교육으로 올라가기 전은 다양한 경험과 체험으로 학교가 즐거운 곳으로 인식되고 그러한 지식기반을 바탕으로 중·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앞으로의 진로를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여건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고 체험활동을 통해 직접 느끼고 배우는 기회를 주는 선생님들께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당진 장학회 등 타 시군에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여러 교육단체들에도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아울러 우리 아이들에게 학습이 특정집단을 위한 교육이 아니며 모두 한곳을 바라보며 매진하는 수단이기 보다는 각자가 가진 기량을 맘껏 펼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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