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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지진 현장을 바라보며 - 김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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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시론-김귀자 합덕대건노인대학 교학부장 노년학 박사]

우리는 새 해를 맞으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새 해에 대한 감회가 점점 더 새로워지는 건 왜 그럴까? 새로운 생명문화가 피어나기를 기대해서 그런 것일까?
새해에 들어서 우리에게 충격을 준 사건은 바로 아이티 지진 사건이다. TV만 켜면 지진 현장이 방영되고 있고, 눈이 유난히 크고 빛나는 새까만 어린이들의 가엾은 모습이 나타난다. 세계 각국에서 온정의 손길이 모아지고 있음도 전해지고 있다. 생각해 본다. 우리에게도 저런 지경이 있었다. 바로 6.25 전쟁이다. 요즈음 젊은 세대는 어떤 상황이라는 것을 잘 모른다. 군인들은 동족끼리 총질하며 싸워야 했고. 많은 사람들은 피난길에 나섰고. 길거리에서 시체로 변하기도 했으며 또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림에 떨어야 했다. 그로부터 60년 세월이 흘렀다. 세상은 많이 변했다. 살기도 좋아져서 경제 대국 10위권에 오르내리는 국가가 되었다. 이제는 우리도 불쌍한 사람들에게 베풀 줄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아이티에 지원한 금액이 미국 연예인 한 사람이 기부한 금액에 불과하다니... 그리고 일본은 지진이 난 후 48시간 안에 현장 수습을 위한 전문인력을 파견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추가지원도 하고,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고 전문 인력를 파견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규모와 신속성 면에서 보면 현저히 외국보다 뒤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일류 국가 대열에 들기는 어렵지 않은가.
일류 국가는 어떤 나라일까? 우리는 일류가 되기 위해서 꼭 경제적 힘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으면 될 것이다. 우리지역 사회의 젊은 부부가 아이티 고아 한 명만 데려다가 기른다고 하면 일류국가 대열에 들어 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6.25 전쟁 후에 얼마나 많은 전쟁고아가 외국으로 입양되어 갔는가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그 시절, 그 전쟁 고아들이 해외에서 지금 얼마나 큰 일을 하고 있는가. 그들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우리도 해야한다. 경제력 10위권 안에 드는 국가답게 베풀어야 하고, 나누어야 하고, 거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누구나 작은 경제적 힘을 보탤 수도 있다.
새해를 맞이하여 넓고 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새로운 희망의 싹이 터오를 것 같기도 하다. 아이티 고아 한 명을 데려다가 기를 수 있겠다는 멋진 뜻을 가진 젊은 부부가 우리지역 사회에서 한 쌍만 있으면 우리의 미래는 새롭게 피어날 수가 있다. 요즈음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그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과 어울려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도 있다. 무한한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모두 그렇게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하나, 한 명을 입양하겠다는 앞서가는 생각을 가진, 용기있는 젊은 부부가 한 쌍만 나타나기를 기대해 볼 뿐이다. 그 젊은 부부가 이 세상에 새로운 생명문화의 씨를 뿌리는 큰 일꾼이기 때문이다.
호랑이해에 호랑이다운 기백을 가질 수는 없을까?  한없이 넓은 마음으로, 한없이 큰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만 해도, 새 해에는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절망으로, 실패로 가득차 있다고 할지라도 그 안에 숨어있는 희망의 씨앗을 찾아내기만 하면 우리는 이겨낼 수 있다. 아이티 지진 현장을 지켜보면서 희망의 싹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이겨낼 수 있다. 힘을 내어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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