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이호천의 교사일기-233]
작은 감동

당진시대l승인2010.02.12 20:11l(797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지난해 말부터 왼쪽 팔에 통증을 느끼면서 팔을 쓸 수가 없게 되었고 잠을 자면서도 두 세 번씩은 잠에서 깨어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자 하는 수없이 재활치료 병원을 찾았다. 방학이 되면서 보충수업은 계속 1월 마지막 주 초까지 가서야 끝났고 그 후부턴 아침시간을 이용하여 병원을 찾았다. 어느 날인가 환자들이 평소보다 많았던 날 순서를 기다리기가 무료해서 잡지를 꽂아둔 서가 쪽으로 손이 갔다. 무엇을 읽을까 생각하다 ‘권력층도 의사 앞에선 환자에 불과했다’라는 큰 활자가 눈에 띄어 그 책을 꺼내어 읽게 되었다. 역대 대통령들이 아플 때 마다 찾았다는 ‘세브란스’병원과 그 주치의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에 대한 주치의의 추억담이었다.
주치의는 평소 김대중 대통령이 유머가 많은 분이었음을 상기시키면서 부인 이희호 여사에 대해 불만 아닌 불만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 아내는 내가 80년 초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기도 중에 ‘남편의 생명을 구해주십시요’라는 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오직 주의 뜻대로 하옵소서!”하더라는 것이다. 그것이 그의 부인에 대한 불만이었다고 농담조로 이야기했다는 잡지의 글을 읽고는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이 땅에 믿는 자들이 많은 가운데 이 여사의 믿음은 보통믿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은 간호사들이 다 출근하기 이전에 병원에 도착을 해서 잡지를 보며 순서를 기다리는데 젊은 간호사 한 분이 내게 녹차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그때의 그 느낌은 ‘좋았다’라는 표현으로는 너무 부족하고 아마 ’감동‘ 근처까지는 갔던 느낌이었다. 며칠 지난 후 마트에 들러 가장 좋은 귤 한 박스를 들고 병원을 들어간 일이 있었다.
이처럼 물 한잔으로 사람을 감동시킬 수가 있고 말 한마디로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무엇을 하든지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공부든 사업이든 어떤 불황기에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진시대  webmaster@djtimes.co.kr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진시대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31778 충남 당진시 남부로 278 명성빌딩 1동 5층  |  개인정보 관리 책임자 : 김예나 기자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예나 기자
사업자 등록번호 : 311-81-07426  |  제보 및 각종문의 : 041-355-5440  |  팩스 : 041-355-2842
Copyright © 2021 당진시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