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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왼쪽 팔에 통증을 느끼면서 팔을 쓸 수가 없게 되었고 잠을 자면서도 두 세 번씩은 잠에서 깨어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자 하는 수없이 재활치료 병원을 찾았다. 방학이 되면서 보충수업은 계속 1월 마지막 주 초까지 가서야 끝났고 그 후부턴 아침시간을 이용하여 병원을 찾았다. 어느 날인가 환자들이 평소보다 많았던 날 순서를 기다리기가 무료해서 잡지를 꽂아둔 서가 쪽으로 손이 갔다. 무엇을 읽을까 생각하다 ‘권력층도 의사 앞에선 환자에 불과했다’라는 큰 활자가 눈에 띄어 그 책을 꺼내어 읽게 되었다. 역대 대통령들이 아플 때 마다 찾았다는 ‘세브란스’병원과 그 주치의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에 대한 주치의의 추억담이었다.
주치의는 평소 김대중 대통령이 유머가 많은 분이었음을 상기시키면서 부인 이희호 여사에 대해 불만 아닌 불만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 아내는 내가 80년 초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기도 중에 ‘남편의 생명을 구해주십시요’라는 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오직 주의 뜻대로 하옵소서!”하더라는 것이다. 그것이 그의 부인에 대한 불만이었다고 농담조로 이야기했다는 잡지의 글을 읽고는 가벼운 웃음을 지었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이 땅에 믿는 자들이 많은 가운데 이 여사의 믿음은 보통믿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은 간호사들이 다 출근하기 이전에 병원에 도착을 해서 잡지를 보며 순서를 기다리는데 젊은 간호사 한 분이 내게 녹차를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그때의 그 느낌은 ‘좋았다’라는 표현으로는 너무 부족하고 아마 ’감동‘ 근처까지는 갔던 느낌이었다. 며칠 지난 후 마트에 들러 가장 좋은 귤 한 박스를 들고 병원을 들어간 일이 있었다.
이처럼 물 한잔으로 사람을 감동시킬 수가 있고 말 한마디로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무엇을 하든지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공부든 사업이든 어떤 불황기에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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