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 단체탐방 - 당진건축사회 소모임 도시연구모임
건축사들의 도시연구모임, 당진의 도시문제 고민 시작
“시민과 전문가, 행정이 소통하는 도시되길”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학교를 마치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공부’와는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 다반사다. 취미활동이나 본업 이외에 자기계발을 하려는 사람들은 여럿인데 반해 한 분야의 전문가 단계에 이르렀는데도 여가시간을 쪼개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더 공부하는 사람’은 적은 것을 보면 그렇다.  
헌데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소위 전문가들이 매주 짬을 내어 함께 자신의 분야에 대해 공부하는 모임이 있다고 해서 만나봤다. 일주일 내내 일에 시달리고도 매주 월요일마다 모여 자신의 분야에 대해 고민하고 나아가 그동안의 지식과 노하우를 지역사회에 반영할 방안을 고민하는 이들, 당진건축사회 소속 도시건축모임을 소개한다.

건축사 선후배,
주안(酒案)결의를 맺다
“거기가 어디였지, 우리 모임 만든 그날?”
“이안아파트 앞 삼겹살집 아니야?”
“맞아. 그래, 거기다. 그날이다.”
1년 전 겨울 선술집, 안영식,신이섭, 호풍기, 채종형, 성창모 건축사는 여느 때처럼 삼겹살에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중년들의 술자리가 대부분 그렇듯 화제는 일에 대한 푸념이었다.
“건축사들끼리 뭉치면 ‘제대로 된 건축사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종종 했어요. 당진이 도시로 발전해나가는 걸 지켜보면서 저 지역은 이렇게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이런 도시정책보다 다른 방안이 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들이요. 그러다 말로만 하지 말고 모임을 결성해 공부도 더 하고 고민도 해보자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죠.”
그렇게 그날 안영식 건축사를 비롯한 5명의 건축사들은 술과 안주를 놓고 ‘주안(酒案)결의’를 맺었고 몇달 후 강전호 건축사가 합류하면서 지금의 모임이 꾸려졌다.
안영식 건축사는 “본업에 몰두해 있을 때는 건축의 의미보다는 경제적 개념으로 일을 할 때가 대부분”이라며 “학교 다닐 때 추구했던 건축미학과 철학, 이상적인 것들은 놓치고 살기가 일쑤”라고 말했다. 그는 “현실 속에서 행정이라는 큰 힘에 편승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됐고 ‘이건 아니야, 본래 내가 추구하고자 했던 것을 찾아보자, 지적 유희를 즐기자’는 생각으로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신이섭 건축사는 “다른 모임에서도 종종 ‘저 도로는 이렇게 바꾸는 게 좋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술자리에서 말로만 하다가 실천에 옮기게 된 것”이라며 “아직까지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당진에 대해 고민하면서 당진을 더 많이 알게 되고 애착도 더 갖게 됐다”고 말했다.

첫 번째 과제, ‘구도심 활성화 방안’
‘먹고 살기 바쁘다’보니 자연스레 학창시절 꿈꿨던 이상적인 건축가는 현실과 점점 멀어져 갔다. 그래서 알면서도 잊고 있었던 ‘건축’에 대해 더 공부해 보자는 생각으로 모임은 시작됐다.
그들은 첫 과제로 ‘당진의 구도심 활성화 방안’을 정했다. 당진의 현안과제 중 하나였던 구도심 활성화 방안에 대해 건축사 입장에서 대안을 찾아보며 공부를 해보자는 취지였다. 6개월 넘게 진행된 연구와 토론, 학습을 통해 도시연구모임은 지난해 12월 시청사 이전을 전제로 구도심 보행 공간 확보 및 걷기 좋은 도시환경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호풍기 건축사는 “이미 군에서 구도심에 대한 용역이 진행된 터라 혹자들은 뒷북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연구를 통해 얻어낸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행동은 늦었지만 참신한 아이디어도 나왔고 행정이 아닌 시민들이 구도심 발전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연구하고 고민했다는 것에도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행정과 전문가, 시민의 소통 필요해요”
도시연구모임 회원들에게 당진군의 건축행정과 건축문화에 대해 바라는 점을 물었다. 이들은 “무엇보다 소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건축과 도시설계를 현실화시키기 전에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해요. 연구용역을 발주하기 전에 주민들과 전문가들이 행정과 함께 충분히 협의를 해야 합니다. 대화의 장을 통해 의견을 모으는 작업이 우선 시 되어야 시행착오도 줄이고 당진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 특히 주민들이 바라는 도시의 모습이 만들어질 수 있어요.”
성창모 건축사는 “도시연구모임같이 각자의 분야에서 고민하는 모임이 많아져서 행정에 반영이 되는 기회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작은 건물을 설계할 때도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서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현상설계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경제적 논리로만 건축이 이뤄지기보다는 작은 아이디어에도 가치에 대한 댓가를 지불할 수 있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제시했다.
 
요즘 도시연구모임은 새로운 과제를 찾고 있다. 도시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당진에서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고 토론이 필요한 과제가 무엇일까 고민 중이다. 과제를 모색하는 틈틈이 짬을 내어 함께 통기타도 연습하고 건축설계에 관한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업무체계도 공유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도시연구모임 회원(사진 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순)
△회장 : 안영식(인터건축사사무소) △회원:호풍기(예다건축사사무소), 강전호(건축사사무소에이앤엘), 신이섭(건원건축사사무소), 성창모(종합건축사사무소도시공간), 채종형(건축사사무소우리공간)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