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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와 학교급식」3 아산시 푸른들영농조합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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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유통-소비가 맞물리는 ‘선순환’구조
아산 전 학교 ‘친환경 쌀’로 급식 중
“친환경 무상급식, 비용보다는 준비된 의지가 중요”
충남 아산시 생산자 중심의 로컬푸드 운동

[편집자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먹을거리를 지역 소비자가 소비하는 ‘친환경 먹거리 유통법’으로 ‘로컬푸드’가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당진에서는 2005년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건립을 추진, 현재 완공단계에 이르렀으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 학교 급식의 식자재로 제공하는 일종의 ‘로컬푸드’사업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당진군농협연합사업단의 사업 시작을 앞두고 로컬푸드의 개념과 중요성, 나아가야할 방향을 짚어보고, 학교 급식과 로컬푸드가 활성화되어 있는 국내외 사례를 보도하고자 한다. 
(공동 취재단 - 당진시대, 태안신문, 평택시민신문, 양산시민신문)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글 싣는 순서
①당진군 연합사업단

②완주군 농업기술센터 로컬푸드

③아산시 푸른들영농조합법인

④친환경우리농산물학교급식 제주연대
⑤미국 뉴욕의 Farm to school
⑥Farm to school 참여농가와 학교
⑦미국 코네티켓의
   Hartford Food System
⑧Hartford Food System 참여농가

 

한동안 음식 선택의 주요 화두였던 ‘값 싸고, 양 많게.’ 알뜰한 소비자들의 구미를 만족시키기 위해 싸고 양도 많고 맛까지 괜찮은 음식이 늘어갔다. 문제는 최우선 과제가 ‘단가 줄이기’가 됐다는 것. 음식 본연의 목적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식재료가 쏟아졌다. 배는 채울 수 있었지만 영양은 부족한 음식이 범람한다. 그래도 단가가 맞다면 면죄부를 받았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분위기는 이내 납 꽃게, 쓰레기 만두, 농약 참기름과 같은 몇 차례 음식파동으로 직격탄을 맞는다. 음식이 사람을 먹는 이상한 상황에 소비자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0년에 들어서며 점차 거세진 참살이 운동도 ‘질 좋은’ 음식 찾기를 부추겼다.
그런 바람을 타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로컬푸드 운동(Local Food)’이 떠올랐다. 소비자들도 믿음을 가지고 이웃이 지역에서 생산한 식재료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생산자 중심의 로컬푸드 운동
아산 푸른들영농조합
2000년 1월 아산 푸른들 영농조합(이하 푸른들)이 개최한 지역농업선포식에 초대된 지역 인사 대부분은 고개를 외로 꼬았다. 19명의 농부가 다 합해봐야 18만 여㎡가 고작인 땅을 가지고선 지역농업에 대한 미래상을 제시하겠노라고 어려운 걸음을 시켰으니 말이다. 어떤 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혹자는 무리수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렇게 십년이 지난 훌쩍 지났다.
2010년 6월 현재 총 회원 수 338명, 수도작을 위한 344만 여㎡와 채소 등을 위한 70만 여㎡의 땅에 자라나고 있는 품목 수만 해도 55가지이다. 매출액으로만 비교해 봐도  초기에 비해 70배 이상이 성장했다. 커진 것은 비단 덩치만이 아니었다.
현재 푸른들이 유기농법으로 운영 중인 대지 비율은 80%로 나머지도 유기전환기와 무농약 방식이다. 이러한 친환경재배 방식은 푸른들의 질적인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숱한 실패가 밑거름이 돼 꽃을 피우다
푸른들영농조합의 두드러진 성장을 가능케한 원동력은 생산, 유통·가공, 그리고 소비 조직이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생산자를 보호하는 방식은 생산 기반을 더욱 튼튼하게 보듬어줬다.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힘으로 작용했다.
생산자, 즉 농민이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은 푸른들영농조합 이호열 대표이사의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철학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1975년부터 유기농업을 시작하며 겪었던 시행착오와 실패는 중심을 찾게 했다. “생산자가 가난해진다면 결국 좋은 농사도 좋은 작물도 없다. 그런게 없다면 결국 신뢰를 얻을 수도 없다”라고 말이다.

안전한 음식 찾는 분위기
학교급식에 유기농쌀 공급으로 이어져
푸른들이 지역농업선포식을 가졌던 2000년 초반. 국내에서는 ‘참살이 운동’열풍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움직임이 커졌다.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친환경 작물의 공급처는 아직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미 20여 년 전부터 지력을 가꿔온 푸른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일이었다. 이에 힘입어 2003년 푸른들 영농조합 식품 가공공장 설립, 2005년 아산시 자원순환형 클러스터 사업선정, 2007년 친환경종합지원센터 완공, 2008년 유기축산 시행 등의 발전의 일로를 걷게 된다.
그런 와중 고민이 생겼다. 정작 생산자인 농민의 자녀들은 유기농 쌀을 못 먹는다? 이건 아니다 싶다. 해결을 위해 송악지역에 위치한 작은 학교에 제안을 한다. 70%의 쌀값을 조합 쪽에서 부담할테니 쌀만이라도 친환경으로 바꿔보는 것은 어떠냐고 말이다.
좋은 쌀로 급식을 한다는 소문이 돌자 다른 학교에서도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푸른들 입장에서도 모든 학교에 공급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아산 지역의 학부모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기축산 확대 계획
최종목표 상생을 향해
학부모들이 움직이자 급식조례제정은 급물살을 탔다. 결국 아산 전 지역의 60여 학교에 유기농쌀을 공급하게 됐다. 1년간 80㎏들이 5000~6000 포대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런 쾌거가 가능했던 것은 시민들의 ‘의지’와 충분한 공급물량을 확보해둔 덕이다. 지금은 쌀 뿐이지만 친환경급식 시범학교 시행을 시작으로 모든 반찬이 믿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푸른들은 현재 유기축산도 병행하고 있다. 지금 재배하고 있는 유기농 벼, 콩, 채소 등은 소의 깨끗한 여물이 된다. 푸른들영농조합은 그런 건강한 밥상의 시작이 모든 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상생의 시작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인터뷰  - 이호열 대표이사 아산친환경지역농업 클러스터 회장
                                           푸른들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친환경농법을 시작한 것이 1975년이라고 들었다. 농약, 화학비료 등 증산정책이 주요 농업정책이던 당시를 생각하면 반대로 간 셈인데?
당시엔 국가적으로 통일벼를 심었다. 농약, 화학비료를 권장했을 정도다. 동네가 산에 둘러싸여 병충해가 적은 탓도 있고 풍토 자체가 자부심이 센 것도 있었다. 당시 농사초보였던 내가 전통의 방식을 고수한 것은 다양한 농사방식을 연구하던 도중 가장 와닿는 방식이었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려할 점은 무엇이겠나?
가장 필요한 것은 비용보다는 의지이다. 단 준비 없는 의지로는 어렵다. 아산의 경우 유기농법이 뿌리 내린지 제법 됐고 기반이 풍부했기에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른 지자체의 경우 공급물량에 대한 분석이 중요할 것이다.

■향후 로컬푸드에 대한 과제는?
지산지소라는 것이 좋은 의도이지만 단어자체에 집착하다보면 다른 지역의 좋은 작물을 마다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중요한 의미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생산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상생’이다. 일례로 평택의 어린이 집에 2~3만 원 어치의 작물을 배달한 적이 있다. 이윤만 생각한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일이다. 다같이 잘산다. 그래서 미래를 만든다는 그런 마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공동취재단 평택시민신문 곽니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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