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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전북 진안군 뿌리협회
귀농1번지, 진안군뿌리협회의 ‘건강한 귀농운동’

이웃과 어떻게 어울리며 공생할 것인가가 무엇보다 중요
뿌리농촌학교 등 특색있는 귀농 지원 사업 다양
우현선l승인2010.09.10 23:47l(8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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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1번지라 불리며 전라북도 진안군내 귀농귀촌인들과 예비귀농인들의 길잡이 역할을 해왔던 진안군귀농귀촌활성화센터가 올해부터 민간단체로 독립해 ‘진안군뿌리협회’로 재탄생했다.
진안군은 군청 내부기관이었던 귀농귀촌활성화센터를 공무원들의 순환보직제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간단체로서 전문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취지아래 귀농귀촌에 관한 업무를 모두 민간에 이관해 운영하고 있다.
90년대 후반 들어 형태를 달리하며 유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귀농귀촌은 성공담만큼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실패담도 적지 않다. 헌데 과연 진안군이 귀농1번지로 불리며 성공사례로 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한 귀농 돕는 것이 핵심”
올해 들어서만해도 600여건의 귀농관련 상담이 이어지고 있는 전북 진안군 뿌리협회는 ‘귀농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이웃과 어떻게 어울리며 공생할 것인가’라며 ‘건강한 귀농’을 돕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은퇴 후 조용히 살고 싶어서 귀농을 했다하더라도 농촌에 대한 이해와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 해야 할 몫이 있음을 자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 
진안군뿌리협회 최태영 상임이사는 “농사짓는 기존 농민들을 농업 외의 분야에서 도와드릴 수 있는 재능과 자세가 있는 분을 모시자는 것이 진안군의 귀농지원정책의 핵심”이라며 “‘막연히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지으며 살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이 잘 하는 일로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면서 농촌이 자립가능한 곳으로 변모되어 가는 과정에 함께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가는 것을 ‘건강한 귀농’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농산물의 가공, 판매, 포장, 직거래, 브랜드화 활동 등 농사만 지어왔던 농촌 사람들이 익숙치 않은 일들을 도시 출신자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단 농업뿐만 아니라 노인복지, 건강, 교육, 문화, 예술 등 사회적 서비스 역시,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러한 업종으로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어 구축되지 않은 인프라를 도시출신자들이 일구어 나갈 수 있다.
진안군은 준비되지 않은 귀농을 방지하고 보다 건강한 귀농과 농촌에 꼭 필요한 인재의 유입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무작정 인구증가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귀농1번지라는 이름값인 셈이다.

예비귀농인들의 상담자 역할
뿌리협회에는 주말, 평일을 불사하고 365일 상담전화가 걸려온다. 귀농귀촌활성화센터 시절부터 연간 1천여건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고, 올해 들어서는 8월말까지 600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상담을 하는 주요목적은 ‘준비되지 않는 귀농을 방지하고 건강한 귀농을 돕는 것’이다. 군청 산하기관에서 민간단체로 전환한데에는 뿌리협회가 가장 중요시 여기는 예비귀농자들의 상담 역할을 보다 유연하게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아무래도 행정기관에 비해 민간단체가 보다 친숙하고 격의 없는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 
그 밖에도 뿌리협회에서는 협회지를 통해 진안뿐만 아니라 전국의 귀농희망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우리 농업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토종 씨앗을 보존하고 이어가기 위한 노력도 중요한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귀농초기 소득이 불안정한 시기를 잘 넘길 수 있도록 귀농인을 위한 사회적일자리 발굴 사업과 현지 주민들이 소홀히 생각하기 쉬운 환경보전 사업, 유기농업 진흥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사업이다. 
예비귀농자들의 상담과 더불어 뿌리협회의 또다른 주된 역활은 기존 귀농인들의 정착을 지원하는 것이다.
“집토끼를 잘 지키는 것이 산토끼 잡아오는 일보다 때로는 더 중요합니다. 기존 귀농자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그 분들의 주위로 새로운 귀농자들이 모여들게 되지요.”
뿌리협회에서는 기존 귀농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읍면별 지부 활동 격려, 모임활성화, 자주 찾아보고 만나기, 애로사항 듣고 함께 해결방안 찾기, 집들이 행사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이해 돕는 ‘귀농학교’
진안군에서는 ‘농업’을 하기 위해 시골로 오라는 말은 잘 하지 않는다. 어차피 농업은 하루 이틀 배워서 전문가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뿌리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귀농학교의 교육도 농업보다는 진안군 제대로 알기, 귀농 초기에 필요한 집짓기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귀농희망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이 귀농 초기에 집짓기에 있다는 점을 착안해 2007년부터 ‘생태건축학교’라는 귀농준비학교를 지금까지 11회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진안땅 마을문화여행’이라는 마실길걷기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1일동안 진안땅 전체를 샅샅이 걸어서 답사하고 마을회관에서 머물면서 지역주민들과 만나며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사실 귀농생활에 더 중요한 것은 ‘이웃과 어떻게 어울리며 공생할 것인가’이기 때문에 농촌문화와 농민들의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합니다. 마실길걷기 프로그램에는 370명 정도가 참여했는데 반응이 대단히 좋았습니다.”
마실길걷기 프로그램은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뿐 아니라 기존 군민들에게도 ‘내가 사는 지역을 좀 더 잘 알기위한 차원’에서도 좋은 사업으로 평가돼 공무원 24명과 지역 청소년 40여명이 동참하기도 했다.

귀농인과 지역주민, 마인드의 중요성
‘건강한 귀농은 지역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뿌리협회에서는 귀농인과 지역주민의 유대 강화를 위해 귀농귀촌문화제 등을 통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연고 없는 곳에 뛰어들어와 살아내는 데에는 역시 같은 귀농인들끼리 모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그들만의 연대가 강해서도 지역주민들에게 배척받을 수 있으므로 합해서 진안군민이라는 원칙아래 함께 공생하는 관계이기를 지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금으로 지원하는 유일한 프로그램인 귀농인 집들이 지원을 통해 귀농인들이 이웃과 사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그 밖에도 귀농귀촌인의 정착을 돕고 지역사회가 귀농귀촌인을 환영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지역사회기여활동지원사업도 운영 중이다. 이 사업을 신청할 경우 지역주민과 함께 기획하는 사업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해 귀농인과 지역민의 어우러짐을 장려하고 있다.
“좋은 공기와 맑은 환경, 풍성한 인간미와 옛 농촌의 정서를 누리는 대가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로 농촌을 위해 일하다가 보람있게 삶을 마치겠다고 하는 제2의 인생선언이라도 할 자세와 각오로 오세요. 단지 농촌이 새로운 블루오션이며 농업으로도 억대 이상의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선정적인 홍보의 말에 넘어가서 행여나 농업과 농촌의 신성함을 모욕할 생각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은퇴 후에 조용히 살고 싶어서 귀농의 이름 아래 전원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분들도,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 해야 할 몫이 있음을 자각하시면 좋겠습니다.”

* 진안군 뿌리협회를 소개해준 최태영 상임이사는 2007년4월 진안군에 귀농해 마을간사로 귀농생활을 시작해 현재 뿌리협회에서 사무국을 총괄하고 있다. 퇴직전까지 50세까지 외환은행 본사와 대구지점장 등을 역임한 금융인이었으며 남은 50년은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보리라는 마음으로 귀농을 결심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우현선  mirina16@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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