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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을 만나다]인천 최정재 작가
“고향분들에게 행복 나눠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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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드라마 원작자인 최정재 작가, 고향집 개조 중
고대면 장항리 고향집, 문학 공간으로 내년 봄 개방 계획

명절 그리고 힘들고 지칠 때, 기쁠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것은 나의 가족, 나의 집이다. 이번 명절은 월요일과 금요일 미리 휴가를 낸 사람들이라면 장장 9일이라는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명절일 수도 있겠다. 귀향 생각에 들떠 있을 무렵 고향집을 먼저 찾은 사람이 있다.
최정재(43) 작가는 명절과 관계없이 일상에서의 시간을 쪼개어 고향을 찾는다. 고향 마을에 친척들이 모여 사는 탓도 있지만 대학진학으로 고향을 떠나있는 동안 향수병에 걸릴 정도로 고향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이란다. 결국 지난 겨울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고향집을 다시 찾아와 군불을 때고 겨울을 보냈다고 했다. 20년 동안 비운 집을 한지를 바르고 말끔히 치우니 사람 사는 집같아보여 아궁이에 불을 땠더니 제 기능을 해 감탄했다고 한다.
“20년이나 비웠는데도 아궁이에 불을 때었더니 제 구실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겨울 내내 내려와 집에 둔 물건이랑 모아둔 골동품들을 정리했더니 아주 살만한 집이 됐죠. 저에게 고향집은 옛 추억이 묻어있는 곳이라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고향만 생각하면 그냥 기분이 좋아요.”
첫사랑인 아내 위해 쓴 시, 베스트셀러
 공무원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작가가 된 것도 고향 덕이었다. 윗집에 살았던 친구가 중학교 2학년 때 보여준 초등학교 앨범 속 한 ‘그녀’를 보고 짝사랑에 빠졌는데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한지도 모른 채 속을 태우다 5년 만에 다시 만나면서부터 글을 쓸 동기가 생겼다고 한다. 첫사랑인 그녀가 시를 좋아해 서로가 시집과 소설책을 선물하고 헤어진 이후로 그녀를 그리워하며 시를 쓰고 출판하게 되면서 작가로서 등단했다. 그렇게 시작한 작가활동이 그를 90년대 베스트셀러 작가, 드라마 원작자로 이름을 알리게 했다.
“앨범에서 지금의 아내를 보고 한눈에 반해서 상사병이 걸렸었죠. 고3때 안타깝게 여긴 친구들이 자리를 마련해 줘서 몇 번 만났는데 아내가 거절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상사병을 앓으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녀가 일하는 직장에서 00신문 한 부만 구독한다는 것을 알고 베스트셀러 작가됐을 적 책에 대한 광고도 00신문에만 광고를 게재했다는 최 작가. 여러 해가 지나 그녀를 아내로 맞이하게 됐지만 문학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담배값도 없는 베스트작가가 돼버렸다.
하지만 그는 아내를 통해 살아가는 힘을 얻었다며 현재 ‘발칙한 상상’ 출판사를 창업하게 됐다고 말해다.
“제 시집들만 판매를 하고 있는데 서점에는 팔지 않아요. 까페나 음식점 등 사람이 많이 오고가는 곳에 두고는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책을 판매하고 있어요. 출판사라고 해서 큰 것도 아니고 직원들이 각자 책을 판매해요. 출판사를 시작하면서 한계에 부딪혔던 작품활동도 다시 하게됐고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서 새로운 작품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에요.”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 내년 봄 놀러오세요”
최 작가는 문학활동에 대한 새로운 도전과 고향집에 내려오게 된 이유도 모두 아내를 무척이나 아끼기 때문이다. 아내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체질상 맞지 않는 회사원이 되었거나 매일 방황하는 나날을 보냈을 거라며 현재 생활에 늘 만족하며 산다고 했다.
“저는 본래 낚시를 다니거나 이렇게 고향집에 내려와서 지내고 자유로운 생활을 좋아하는데 아내를 만나서 글을 쓰고 출판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됐어요. 저는 아내 덕에 매일매일이 즐겁고 신앙을 가지게 되면서 정말 행복한 삶을 산다고 자부해요. 남들은 옛일을 후회하고 어려워하지만 저는 그런 생각이 안 든다는 것이 만족하는 삶의 증거이겠죠? 고향에 내려온 이유도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싶어서 예요.”
최 작가는 현재 공사를 통해 문학 강좌를 열 수 있는 공간과 뒷산과 연결된 뜰에는 시낭송을 할 수 있는 자리로, 최 작가가 나고 자란 고향집은 골동품을 전시하며 음식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제가 알고 있는 문학인들이나 군내 문학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모여 음식을 드시고 차를 나누고 시와 문학의 세계를 나누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또 당진군에 부족한 문학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강연도 하고 싶고요. 꼭 등단을 하거나 유명한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와서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제 작품 활동도 이어나가고 싶고요.”
신앙생활을 충실히 하고 있는 그에게 때론 신앙생활의 공간이자 자신의 행복을 남들에게 나눠주고픈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내년 봄 정식적인 공간 개방과 손님맞이를 위해 준비 중이다.


◆최정재 작가는...
당진 고대면에서 태어나 첫사랑을 위해 글을 쓰기 시작, <자운영> 동인지를 통해 등단했다. 현재는 발칙한 상상 출판사 대표로 책을 출판하고 있다.
그의 저서로는 <미안해요, 당신 사랑해서...><고마워요 날 사랑해줘서><당신이 내 생애 마지막 사랑이었으며> 등 발상연가 시리즈 9권이 있다. 발상연가 시리즈9는 서점에는 판매되지 않으며 발칙한 상상 출판사를 통해 까페나 음식점 등 머무르는 공간, 시를 감상할 수 있는 곳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이외에도 TV동화 행복한 세상 <파랑새(원작 천마리 학을 접는 간절한 소망으로 부르는 그대 이름)>와KBS 드라마 <겨울 코스모스 (원작 겨울연가)>와 <쑤세 1,2>가 방영된 바 있다. 최 작가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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