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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수 당진환경운동연합 고문] 당진화력 증설요청은 환경 포기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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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당진군이 지원한 당진화력 증설요청은 당진환경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 아니다. 어떻게 지역주민들은 환경을 지키려고 애쓰는데 환경보전에 힘써야 할 지자체가 지역 환경을 포기하려고 한단 말인가?  어떻게 그깟 몇 푼에 지역주민의 자존심을 팔아먹으면서까지 중앙정부에 백기 투항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불과 몇 개월 전 선거에서 화력발전소증설을 반대한다더니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노선을 바꾼단 말인가? 이는 분명 지역주민을 무시하고 유권자를 우롱하고 시대적 요구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
지난 10월 6일 당진군이 정부지원금 115억원을 더 받기 위해 지식경제부에 당진화력 9·10호기 추가 건설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군은 “어차피 당진화력 증설이 지식경제부의 최종 승인만 남아 있는 상황이이어서 발전소 지원법에 의거 특별지원사업 가산금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당진군민의 생명과 건강은 물론이고 지역의 미래잠재력과 지속가능성을 몇 푼에 팔아먹은 패배주의적 행태이다. 더구나 당진군의 이런 요청에 대해 지경부에서는 당진군의 공문이 격식에 맞지 않아 자진해서 건설을 요청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답변을 하고 있어 자존심만 구기고 지원금도 못 챙길 가능성이 많아 우스운 꼴이 되었다.
지식경제부에 보낸 공문에서 당진군은 화력발전소 증설에 대한 군민의 우려와 함께 ‘발전소 건설 신청’이라는 문구 대신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제22조(특별지원사업) 3항에 의하여 처리해 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한다. 지역주민의 여론과 반대의견은 무섭고 지원금은 받고 싶다 보니 어정쩡한 표현의 신청서를 제출해서 이런 웃지 못할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이다.
여기서 우려되는 것은 당진군의 이런 행태가 단순히 ‘어차피 당진화력 9,10호기 증설될 바에야 지원금이라도 받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논리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중앙정부의 잘못된 유인정책에 백기 투항하는 것이고 이렇게 쉽게 포기하면 다음에 또 11,12호기 증설로 이어질 수 있으며 다른 환경현안들도 돈 몇 푼으로 해결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질 가능성을 키우는 대단히 잘못된 결정이다. 그리고 가뜩이나 보상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기대심리가 커져있는 상황인데 지자체마저 이렇게 환경을 돈과 바꾼다면 앞으로 환경을 지키려는 시민의식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치단체를 꼬드기고 협박해 돈 몇 푼에 지역의 환경을 팔아먹게 만든 중앙정부는 크게 지탄을 받아 마땅하고 지역여론도 외면하고 쉬운 길을 가겠다는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을 하는 당진군도 크게 야단맞을 일이다.  또한 지난 지방선거 때 개발보다는 환경의 가치를 더 중요시하겠다며 군정의 혁신을 주창한 이철환 군수가 취임 100일 만에 화력발전소 증설을 자진 신청했다는 사실에 대해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동서발전 당진화력은 스스로 사전환경성검토를 통해 당진군의 2015년 대기환경오염물질 배출이 기준치를 초과할 수 있다는 과학적 예측을 보고 받고도 어떠한 개선방안도 내놓지 않은 채 발전소 건설을 강행하고 있는데도 저지하지는 못할망정 동조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발전소 주변 특별지원금의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지역 환경과 지역주민의 자존심까지 팔아먹고 몇 푼의 돈을 챙기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 잘 알 수 있다.
그동안 당진화력 건설로 받은 특별지원금은 문예의 전당과 체육관, 터미널 등에 사용되었다. 이 시설들은 발전소가 없는 지자체들도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따다가 건설하는 시설들로 당진군은 화력발전소 건설로 피해 본 것에 대한 특별한 보상은 전혀 받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결과를 만든 셈이다.
제발 이렇게 부질없는 생각을 접고 같은 국책사업인 송전선로 증설에 대응하면서 얻은 교훈을 거울 삼아 당진화력 9,10호기건설 자진 신청을 즉각 철회하고 군민들의 자존심과 환경권을 찾아주는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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