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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제34회 상록문화제가 남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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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길 편집국장, 상록문화제 집행위원장

상록문화제가 막을 내렸다.
일제시대에 수많은 지식인이 변절했지만 죽는 날까지 지조를 잃지 않았던 저항시인이자 소설가요 독립운동가인 심훈선생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상록문화제가 올해로 34주년을 맞이했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전국에 우후죽순 축제가 생겨나고 있다. 특히 일부 문화제는 자치단체장의 입맛에 따라 지방정부의 막대한 예산을 축제에 쏟아 붓고 있어 혈세 낭비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가하면 문화제를 경제 유발 효과와 관광객 동원이라는 잣대로만 평가하려는 자치단체들로 문화제가 지나치게 상업화 되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상록문화제는 민간에서 출발하여 34년간 이어져오는 전국에 몇 안 되는 전통과 역사성을 갖고 있는 문화제로 성장해오고 있다.
초창기에는 민속행사와 체육행사가 접목되어 진행되어 왔지만 역사를 거듭하면서 전통행사는 기지시 줄다리기로 통합되었고 상록문화제는 심훈정신의 현대적 재해석에 맞춰 프로그램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상록문화제의 역사성, 심훈문학과 심훈정신의 상품성, 그리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문화제가 주민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수 년 전 부터는 충남도우수문화제로 지정되어 매년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상록문화제 무엇을 남겼나
제34회 상록문화제는 크게 심훈선생 추모제, 사진, 미술, 서예, 문인화전시회, 학생글짓기대회를 비롯한 각종 대회, 시와 노래의 밤 등 무대행사, 그리고 가족단위의 참여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체험행사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그런 가운데 상록문화제 기획위원회에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심훈정신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프로그램에 담아낼 것인가 하는 부분이었다.
상록문화제의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이 있어왔고 지역문화제에서는 보기 드물게 전국단위의 문학상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한 주부백일장, 시와 노래의 밤 등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금년에는 심훈전시관을 행사장에 설치하여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심훈선생 육필원고 진본을 전시하였으며, 전시관에 이번 행사를 위해 워싱턴에서 방문한 심훈선생의 삼남 심재호선생 가족과 당진군 문화 해설사들이 상주하여 이곳을 찾는 방문객에게 심훈의 문학세계와 심훈선생에 대한 발자취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올해는 그 어느때 보다도 많은 방문객이 찾아와 문화욕구도 해소하고 심훈선생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상록문화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상록문화제가 남긴 과제
상록문화제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예산확보가 필요하다. 올해만 해도 자치단체 예산지원이 충남도 지원액을 포함해 전체예산의 60%를 넘지 않는다. 또한 그동안 문예의 전당 일원에서 행사를 진행했지만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인근지역에 아파트 등이 들어서 더 이상 진행하기가 어렵게 됐다. 새로운 장소 물색도 과제로 남게 되었다.
내년에는 필경사 리모델링이 본격 추진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상록문화제도 필경사와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을 고민해야하고 심훈문학상도 시상금을 전국단위 규모에 맞게 상향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뜨거운 감자였던 야시장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상록수정신을 주제로 한 연극, 독립영화, 심훈선생에 대한 심포지움 등 새로운 시도들이 어어 져야 할 것이다.
34회 상록문화제는 끝났지만 내년도 상록문화제를 향한 고민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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