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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8 13:5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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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철 청소년문화아카데미 사무국장] “계룡시의 겨울풍경은 아름다웠다. 또한 청소년들의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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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룡시에 있는 한 중학교 위 클래스(상담실)에서 연락이 왔다. 학교에서 사고를 치고 문제학생들 12명을 개인상담 해 달라고 한다. 3일간 상담을 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눈이 많이 내리고 한파가 불어 닥쳐서 계룡시에서 숙식을 하였다. 하얀 눈으로 덮인 계룡시의 겨울 풍경은 아름답다. 오랜만에 시간이 많아서 가지고간 책을 읽는 여유를 누릴 수가 있었다. 학생들은 상담을 많이 받아 보아서 상담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은 없다. 이야기도 잘 하고 명랑하다. 어떤 학생은 오히려 나를 상담 해 준다.  문제를 일으키는 청소년들은 에너지가  많아서 그들과 상담을 하면 에너지가 생긴다. 에너지가 강한 것은 그들에게 좋은 강점이다.
누구나 장점은 있다. 그 장점을 발견하고 잘 사용하는 것은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키우려면 자신의 장점을 긍정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급속도로 변하는 사회와 자유경쟁에 내몰리는 청소년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공부라는 과제에 짓눌리다가 자신의 미래를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 한국사회에서의 청소년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처절하게 몸부림을 친다.
마지막 날에는 어머니들을 초청해서 상담을 했다. 어떤 엄마는 자식을 포기한 상태이다. 청소년들은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된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들 일수록 현재의 즐거움에 빠져간다. 특히 가족이라는 소속감을 벗어나서 또래들과의 소속감 속에서 자기존재를 인정받으려고 한다. 청소년들은 충동적이고 극단적인 사고와 행동을 자주 한다. 두가지를 공유하기보다는 하나에만 집착을 하려고 한다. 가족보다는 또래 친구를 선택하고 집착을 한다. 또래관계에서 기뻐하고 슬퍼하면서 성장을 한다.
계룡시에 사는 청소년들은 계룡시의 겨울풍경만큼 아름답다. 말끝마다 욕설을 섞어가면서 조잘거리는 모습이 귀엽다. 내가 웃으면서 말을 잘 받아주니까 신이 나서 목소리의 톤이 올라간다. 한 아이는 나보고 이상하다고 한다. 다른 선생님들은 이야기를 하다가 화를 내거나 폭력을 쓰는데 내가 화를 내지 않고 받아 주니까 이상하다고 한다.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늘 질책을 당하고 욕을 먹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점점 추해진다. 학교라는 시스템이 청소년들의 아름다움과 장점을 수용하고 키워줄 수 있는 능력의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학교의 교육기능이 개인의 전인적인 성장이기보다는 국가와 사회가 필요한 인간으로 길들이는 데에 더욱 치중을 하기 때문이다.  
학교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전인교육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방학이다. 방학생활을 학교생활의 연장으로 가는 일은 슬픈 일이다. 학생들에게 방학생활의 계획을 묻는다. 대부분 아이들은 특별한게 없다고 한다. 방학 동안에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까 한 학생이 대답을 한다. “ 실컷 늦잠자고요, 게임을 하루 종일 하는 거요.” 내가 맞장구를 쳤다. “ 그래도 너는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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