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출향인을 만나다(3)- 재인당진군민회 삼광전문요양원 노래봉사단] “봉사를 통해 마음의 부자됐네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 출향인들이 만든 노래봉사단, 2년째 이어와
“노래 못 하면 함께 박수라도 치면 되죠. 봉사마음만 있으면 되요”

 

▲ 재인당진군민회 노래봉사단. 왼쪽부터 이충원, 진숙이, 임혜숙씨. 박영국씨.
 그들은 전문봉사단이 아니었다. 간혹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진 이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봉사’라는 단어에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여긴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봉사에 나서고 있다.

 

재인당진군민회(회장 이회만) 회원들로 구성된 노래봉사단이 있다. 군민회 임원도 있고 일반회원도 있는 이들은 매월 둘째주 금요일이면 경기도 부천의 삼광교회가 운영하는 삼광전문요양원으로 노래봉사를 나선다. 지난 2009년 5월 1일 시작된 봉사는 어느새 다음달이면 스무번째를 맞이한다.
2009년 봉사단을 해보자며 주변 사람들을 설득해 지금에 이르렀다는 이충원(55)씨는 가수활동을 했던 이력이 있다. 일본에서 사업아이템을 얻어 3월 중 새로운 사업을 할 예정이라는 그는 “봉사를 하다 보니 그만큼 좋은 것도 없더라”라는 말로 2년간의 노래봉사를 요약했다.
“노래를 좀 했었지요. 제가 살아오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희생을 하면 그만큼의 보상이 따라온다’였습니다. 그것이 봉사에 나서게 된 계기였어요.”

대가를 바라고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지만 순수한 봉사라면 어떠한 형태로든 그 봉사에 대한 대가를 돌려받는 것같다는 이충원씨. 그는 “물질적으로 돌려받지 못해도 스스로의 만족감과 내면의 성장을 느끼며 행복했다”며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한다.
그들은 요양원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친다. 각자 생업에 바쁘다보니 공연 전에 함께 모여 연습할 시간도 거의 없단다. 그래서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지금은 일곱명이 함께 요양원을 찾지만 서너명이 처음 찾아갔을 때는 노인들도 반응이 없어 썰렁하기만 했다고 한다. 그러다 꾸준히 찾아가 공연을 펼치면서 점차 호응을 얻고 공연 참여자들도 늘어났다.
재인당진군민회 임원으로 활동하는 임혜숙(63)씨는 “노래를 하자니 처음에는 어렵고 내키지 않았는데 이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앞선다”며 “공연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면 편안하고 보람된 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직업이 다 있는 분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아요. 그럼에도 꾸준히 나오시는 분들이 고맙죠.”(임혜숙)
실제로 전날 공연에 참여했던 회원들은 다음날 이뤄진 인터뷰에 나오지 못했다. 이충원씨와 임혜숙씨, 진숙이씨만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노래를 못해도 참여에 의미를”

“노래를 못해도 참여에 의미를”이들은 노래봉사단이지만 노래만 하지는 않는다. 노래를 못하는 회원들은 다른 방법으로 봉사를 한다.
봉사단의 얼굴 역할을 하는 임형택씨는 다른 이들 표현대로 ‘노래를 참 못하는’ 사람이라고. 임형택씨는 노래를 하는 와중에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호응을 이끌어내는 등 ‘추임새’를 충실히 한다. 게다가 얼굴이 잘 생겨 노인들이 매우 좋아해 이충원씨의 후배인 그는 이른바 ‘기쁨조’로 불린다.
진숙이씨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봉사단에 참여한 지 석달된 그녀가 하는 일은 지압과 마사지 등이다.
자격증이 있는데다 고령의 부모님을 오랫동안 모셔온 그녀는 자신의 장기를 살려 요양원에 나오고 있다.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죠. 어르신들 볼 때마다. 참여 제의를 받고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젠 나오지 못하면 무언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진숙이)

 

더 이상 볼 수 없는 ‘관객’들 때문에 눈물도
그들이 봉사를 하여 눈물을 흘리는 일도 많다고. 고령의 노인들이 ‘관객’인 탓에 이번 공연에서 보았던 노인들이 다음 공연에서 더 이상 ‘관객’으로 앉아 있지 못하는 경우다.
“지난달에 분명히 봤던 어르신인데 다음 공연에서는 안 계신 거에요. 퇴원하신 게 아니라 돌아가신 거였어요.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제일 앞에 나서 노인들을 보는 이충원씨는 고령의 노인들이 돌아가시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공연 때마다 신나서 박수쳐주는 분들이 생각나 늘 안타깝다고 말한다.
“저희도 적은 나이가 아니잖아요. 우리도 언젠가는 어르신들처럼 나이가 들텐데라는 생각이 들면 현재에 더욱 충실하게 되요. 봉사에 더욱 열심히 나오게 되고요.”(임혜숙)
“지난 공연에서도 두 세분이 방에 누워서 나오지 못하셨어요. 늘 몸 건강히 계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이충원)

불러주는 곳은 어디든 가고 싶어
지금까지 이들의 활동은 부천 삼광교회 요양원에서뿐이었다. 그러나 이충원씨는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갈 것”이라고 말한다. 개인적인 인연으로 삼광요양원에서 시작했으나 이제는 재인당진군민회의 이름을 걸고 나서고 싶다는 것.
“저희가 2년여 남짓 봉사하는 동안 유무형으로 도와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회원들이 사비를 들이는 경우도 있고요. 순수 봉사모임인 저희들이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어디든지 가겠습니다.”

■참여회원명단:이충원(가수, 개인사업/송악읍), 천복성(가수/송악읍), 조상훈(개인사업/송악읍), 임혜숙(보험업/정미면), 임형택(에어컨시공업/대호지면), 김영숙(유니베라/석문면), 마영옥(순성면), 이경숙(보험업/순성면), 유미옥(유니베라/합덕읍), 진숙이(유니베라/합덕읍), 박세영(동양생명/청양군), 염정화(가수/부여군), 박영국(오투파크)
■참여문의:010-6397-7117(이충원)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