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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진포구
  • 입력 2011.04.20 21:08
  • 수정 2015.05.12 20:34
  • 호수 856

[실치잡이 한창인 장고항 포구 풍경] 봄철 별미, 실치 맛보러 오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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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거리 어장에서 잡아올리는 싱싱한 실치회
30년 경력, 장고항 실치잡이 막내어부 강정의씨

 

▲ 실치잡이 그물을 배에 싣는 어민들

 

 

봄철 별미 ‘실치’의 고장, 장고항 

봄철 별미 ‘실치’의 고장, 장고항  세상에는 맛있는 게 참 많다. 그 중에서도 제철 별미란 것이 있다. 가을 전어와 겨울 매생이 같은 것들이다. 모두 그때가 아니면 먹을 수 없는 것들이다. 물론 기후변화와 양식·보관 기술 발달로 계절을 불문하고 세계 각지의 온갖 것들을 맛볼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어디 자연의 이치에 따라 때에 맞춰 나고 자라는 제철 별미의 맛과 영양에 비할 수 있을까.  
당진의 바다에도 봄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가 있다. 장고항 실치가 바로 그것이다. 잡히자마자 죽기 때문에 어항과 가까운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실치회는 멸치보다 20배나 칼슘이 풍부한데다가 각종 야채와 곁들여 먹기 때문에 봄철 입맛과 영양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제철 별미다.
지난 13일 이른 아침, 실치잡이가 한창인 장고항 포구에 나갔다. 포구에는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 포장마차 아낙들과 그물을 손질하거나 새벽녘 거둬 올린 실치를 배에서 내리는 어민들로 분주했다.

 

 

 

 

 

장고항에 5척밖에 남지 않은 ‘낭장배’

장고항에 5척밖에 남지 않은 ‘낭장배’강정의(52, 사진) 씨는 바다에 나가서 건져 올린 실치를 배에서 뭍으로 옮기고 있었다.
새벽에 건져 올리는 실치는 밤 동안 그물에 걸린 것들이어서 야행성인 죽이나 곤쟁이 같은 것들이 섞여 올라오기 일쑤다. 때문에 그물을 털어내고도 바로 뭍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배 위에서 한참을 잡고기들을 솎아 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렇게 수작업으로 추려 낸 실치가 노란 바구니에 한 가득이다.
장고항에서 나고 자란 강정의씨는 30년 경력의 뱃사람이다. 그래도 아직 장고항의 실치잡이 어부 중에는 막내뻘이다. 장씨는 회선망이라고도 하고 멍텅구리배라고도 한다는 배를 이용해 먼 바다까지 나가 실치를 잡던 시절부터 배를 탔단다.
지금은 그 시절 배는 모두 사라지고 ‘낭장배’로 실치를 잡는다. ‘낭장배’는 당진에 모두 7척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중 2척은 성구미에 나머지 5척은 장고항에서 조업을 하고 있다.
“낭장배는 그물치수에 제한을 두지 않아서 촘촘한 그물로 잡아야 하는 실치도 잡을 수 있는 배를 말하는 거예요. 예전에는 여러 척이었는데 이제는 장고항에 5척밖에 안 남았지...”
강 씨의 낭장배는 ‘선일호’다. 나무로 만든 선일호는 요즘 하루에도 수차례 바다로 나간다. 이맘때만 맛볼 수 있는 실치를 찾는 관광객들로 주말에는 열 번 가까이 그물을 털러 나간다고.

 

 

 

▲ 실치를 골라 내고 있는 모습

 

 

5분 거리 어장에서 갓 잡은 싱싱한 실치

5분 거리 어장에서 갓 잡은 싱싱한 실치지난겨울이 유난히 추웠던 탓에 바다 수온이 상승하는 시기도 늦어져 실치가 나는 시기도 예년에 비해 보름 가량 늦어졌다. 장고항실치축제(4월29일~30일)에 가까워질수록 고소하고 싱싱한 실치회를 맛보기에 제격이다. 

 

 

 

▲ 실치잡이 낭장배
실치는 성질이 급해 그물에 잡히기가 무섭게 금방 죽어버린다. 때문에 포구에서 5분 거리에 어장이 형성되어 있는 장고항 실치가 유명한 것이다. 장고항에서는 하루에도 수차례 앞바다에서 바로 잡은 싱싱한 실치가 포구 식당과 포장마차에 공급된다.
“일제시대부터 실치를 잡았던 걸로 알아요. 삼길포부터 시작해서 장고항을 거쳐 지금은 서해안 전 지역으로 퍼졌죠. 하지만 실치회를 상품화해서 맛볼 수 있는 곳은 몇 안되요. 그중에서도 장고항은 포구 바로 앞바다에서 실치가 잡히기 때문에 금방 죽어 버리는 실치의 싱싱한 회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명소죠.”
1년 중 300일을 바다에 사는 사람들
장고항 실치잡이 어민들은 1년 365일 중 300일은 바다에 나간다. 어민들은 1월15일부터 2월15일까지 금어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바다에 나갈 채비에 나선다. 그물을 손질하고 배를 돌본 뒤 가장 먼저 잡아 올리는 것이 ‘실치’다. 5월15일경에 실치잡이가 끝나면 바로 뒤를 이어 간재미, 꽃게, 도다리를 건져 올리고 가을에 접어들면 대하와 꼴뚜기 등을 잡는다. 늦가을부터는 우럭과 광어, 겨울에는 주꾸미가 올라온다.
어민들은 그중에서도 단연 힘이 드는 작업으로 실치잡이를 꼽았다. 간재미 등을 잡아 올리는 자망의 닻은 한 손으로도 들어올릴 수 있는데 반해 낭장망에 달리는 닻은 80관(300kg)에서 100관에 이른다. 조류에 의해 들어간 고기를 어획하는 낭장망을 닻으로 고정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실치잡이는 두 달 가까이 진행되는데 그 사이에 낭장망은 한번 교체된다. 실치잡이를 시작할 때 바다에 설치해 놓은 그물에 때가 끼면 그물을 걷어내고 새로 설치를 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든 쉬운 건 없겠지만 뱃일은 고난의 연속이죠. 실치잡이는 정말 힘이 많이 들어요. 그래도 아직까지 바다는 땀 흘린 만큼 보상을 치러줘요.”
강 씨는 저 멀리 바닷가에 들어선 공장의 굴뚝을 바라보며 “당진 바다가 얼마 남지 않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그 좋던 성구미포구가 없어져 아쉽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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