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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 1학년은 영어를 4그룹으로 나누어 공부한다. 교무실 내 옆자리에 않은 여교사는 영어 학력이 가장 떨어지는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한 학급 평균인원이 12명이다. 최근 어느 날 수업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바깥바람을 쐴 겸 복도로 나왔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여교사의 큰 음성이 내 귓전에 울려온다. 무슨 소린가 궁금해서 이층 교실을 둘러보았다.
큰 목소리의 주인공은 1학년 영어를 지도하는 내 옆자리의 젊은 여교사였다. 영어에 기초가 전혀 없는 아이들을 따라 읽히려고 큰 목소리로 채근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며칠 후 올해부터 처음 도입되는 서술형 평가방식을 놓고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평가가 될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데, 1학년 담당 여교사가 하는 말이 문장을 통째로 외우게 하는데 처음에는 “저희들은 제일 못하는 그룹이잖아요! 읽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줄 아세요!”했단다. 그런 아이들이 한 구절 한 구절 외우는 자신들의 모습에 놀라워하더라는 이야기를 내게 전한다. 그마저도 안 되는 학생들에겐 한 문장이라도 좋으니 외우고 가도록 하면 그렇게 하고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여교사의 노력에 아이들이 마음을 함께 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안된다 생각하면 안 되지만 된다 생각하고 노력하면 그대로 되는 것이 라는 말을 그 아이들은 실천한 것이다. 그 여교사는 “학생들의 머리가 교사들보다도 낫고 고등학교 학생들의 머리가 얼마나 잘 돌아가는 머리인데요”라고 한다.
아이들은 어떤 것을 배워도 늦지 않은 만큼 상태가 좋은 것이다. 그러기에 나도 3학년 교실에 가면 ‘늦지 않았다’는 말을 수 없이 반복한다. 나는 열정이 식었으나 우리 후배교사들의 열정은 뜨겁다. 처음엔 읽는 것도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영어교과서의 구절들을 외우면서 ‘어! 되는데!’하며 학생 자신들이 놀라는 경험을 안겨준 젊은 그 후배의 열정과 열심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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