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이호천의 교사일기 293] 하면 된다

당진시대l승인2011.04.22 23:31l(857호)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본교 1학년은 영어를 4그룹으로 나누어 공부한다. 교무실 내 옆자리에 않은 여교사는 영어 학력이 가장 떨어지는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한 학급 평균인원이 12명이다. 최근 어느 날 수업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바깥바람을 쐴 겸 복도로 나왔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여교사의 큰 음성이 내 귓전에 울려온다. 무슨 소린가 궁금해서 이층 교실을 둘러보았다.
큰 목소리의 주인공은 1학년 영어를 지도하는 내 옆자리의 젊은 여교사였다. 영어에 기초가 전혀 없는 아이들을 따라 읽히려고 큰 목소리로 채근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다.
그런 일이 있은 뒤 며칠 후 올해부터 처음 도입되는 서술형 평가방식을 놓고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평가가 될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데, 1학년 담당 여교사가 하는 말이 문장을 통째로 외우게 하는데 처음에는 “저희들은 제일 못하는 그룹이잖아요! 읽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줄 아세요!”했단다. 그런 아이들이 한 구절 한 구절 외우는 자신들의 모습에 놀라워하더라는 이야기를 내게 전한다. 그마저도 안 되는 학생들에겐 한 문장이라도 좋으니 외우고 가도록 하면 그렇게 하고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여교사의 노력에 아이들이 마음을 함께 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안된다 생각하면 안 되지만 된다 생각하고 노력하면 그대로 되는 것이 라는 말을 그 아이들은 실천한 것이다. 그 여교사는 “학생들의 머리가 교사들보다도 낫고 고등학교 학생들의 머리가 얼마나 잘 돌아가는 머리인데요”라고 한다.
아이들은 어떤 것을 배워도 늦지 않은 만큼 상태가 좋은 것이다. 그러기에 나도 3학년 교실에 가면 ‘늦지 않았다’는 말을 수 없이 반복한다. 나는 열정이 식었으나 우리 후배교사들의 열정은 뜨겁다. 처음엔 읽는 것도 어려워하던 아이들이 영어교과서의 구절들을 외우면서 ‘어! 되는데!’하며 학생 자신들이 놀라는 경험을 안겨준 젊은 그 후배의 열정과 열심에 박수를 보낸다.
당진시대  webmaster@djtimes.co.kr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진시대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31785 충남 당진시 서부로 67. 3층 (당진시보건소 맞은편)  |  개인정보 관리 책임자 : 김예나 기자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예나 기자
사업자 등록번호 : 311-81-07426  |  제보 및 각종문의 : 041-355-5440  |  팩스 : 041-355-2842
Copyright © 2020 당진시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