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성초에서부터 순성사거리 방향으로 순성농협까지 약 350m 구간 중 학교 앞 100m 가량에만 인도가 설치되어 있다. 학생들은 차들이 오가는 도로를 걸어 등하교 하고 있으며 도로주변에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도로갓길을 걷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아슬한 학교 앞 도로를 걷고 있는 것은 아이들 뿐만이 아니라 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이 도로는 합덕과 신평, 면천 방향으로 향하는 차량이 모이는 순성사거리와 인접해 교통량이 많은 편이다.
왕복 2차선도로에 상가 등을 이용하는 차량들이 도로 옆에 주차돼 있는 상태인데다가 일부 도로가 굽어 있어 마주오는 차량을 보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에 당진군과 당진경찰서는 어린이보호 구역을 지나는 차량에 대한 속도감지와 차량 번호를 인식하는 CCTV를 설치했다. 하지만 CCTV는 사고 이후 상황만 살펴볼 수 있을 뿐이다.
곽승근 교무부장은 “오전에는 학부모님들이, 오후에는 학교 안전지킴이가 등하교길 안전지도를 하고 있지만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면서 학년별로 하교 시간이 달라 안전지도에도 한계가 있다”며 “학생들이 그나마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도로 옆에 난 나무도 잘라내고 해도 상가 이용차량들이 주차를 하고 있어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쪽문 열어두니 외부인이 수업 방해 ”
인도가 없는 길이 위험하자 학생들과 마을주민들은 아예 학교와 마을길이 연결된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순성초에는 정문과 후문 외에도 2개의 쪽문이 따로 마련돼 있어 사방에서 학교 출입이 가능하고 학교를 통과해 면천과 순성사거리 통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학교측은 쪽문을 통해 외부인의 출입이 잦아 교내 보안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에는 수업 중 취객이 교실문을 열고 들어오는 일도 있었으며 수업중 외부인이 복도를 걸어다녀 교사들의 수업 집중도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한 등하교길을 위해서는 쪽문을 열어둬야 하지만 학교 보안과 학생들이 안전을 위해서는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유 교장은 “전국적으로 교내서 발생하는 사고들이 빈번해 학교 지킴이가 근무하는 등 안전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쪽문으로 오가는 외부인으로 인해 수업에 방해를 받기도 한다”며 “얼마 전에는 술에 취한 외부인이 유치원 수업 도중 교실로 들어온 뒤로는 교사들이 수업 중에 문을 잠그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당진군 건설재난과 관계자는 “도로 폭은 군도 기준에 맞기 때문에 인도 설치를 위한 토지 강제 수용은 어렵다”며 “인도 설치를 위해서는 건물 1동을 부숴야 하기 때문에 토지와 건물 주인과의 협조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땅을 내놓을 의사가 없다고 해서 인도 설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당진군 예산이 넉넉하지 않고 인도설치에 토지 매입비 등을 포함해 20~3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 같다”며 “만약 당장 땅 보상문제가 해결되면 군의회 심의도 거쳐야 하므로 최소 3년이 넘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