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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시론]이민선새마을운동 당진군지회 사무국장”불만 분노의 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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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대기업에 속하진 않지만 꽤 규모가 큰 중소기업에 다니는 가장의 월급이 6백여 만원(연봉 8천만원) 정도의 5인 가족 일반가정 주부가 하소연했다. 식비, 피복비, 교육비, 의료비, 주거비, 통신비 등을 지출하고 나면 남들 흔히 하고 있는 문화적 활동비가 거의 없다는 푸념이고 살림살이 꾸려가기가 너무 힘들다며 결국 고물가와 잘못된 정치를 탓했다.
지난주 월요일 우리나라 대표적 경제전문지에 게재된 기사내용이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어떤 계층은 수긍이 가고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일지 몰라도 대개의 독자들은 오히려 위화감이 들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온다. 연 수입 8천만원이면 3만평 이상의 대농가가 벼농사를 아주 잘 지어서 가장 기초적인 경비만 뺀 소득과 맞먹는다. 잘사는 상류농민 수준인 것이다. 그런데 불평불만을 눈치 보지 않고 늘어놓는다.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노숙자 사정부터 얘기하면 끝도 없겠지만 우리 사회는 출근조차 못하는 미취업 청년세대가 수십만이고 기초생활비를 못 버는 저임금 근로자가 통계상 6백만명이다.
고급 직업으로 알고 있는 일부 대학의 조교수들이 10년 넘도록 월 150여 만원 안팎의 보수에 생활고를 겪으면서도 인재양성이란 사명에 인내하고 있다. 이렇게 객관적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이들이 불평을 하고 불만을 표시한다면 수긍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계층에서 불만 섞인 분노가 횡행한다면 그것은 병든 사회의 한 단면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것도 사회발전 단계로 볼 수는 있다. 인간에게는 더욱 나아지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계를 망각한 욕심은 자칫 모든 걸 망칠수도 있다.
자꾸 위로 오르려 하고, 뽑히려 하고 내세우며 남보다 앞서려고 노력하는게 발전적인 측면에서 모두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 끝이 천천히 살피며 가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고 전부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게 혼란이고 문제가 되는 것이다.
현 위치에서 확실하게 자리잡혀 안정되었을 때 그 다음단계로 나아가는게 부작용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생각하는대로 모든 것이 이뤄진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그러나 세상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얼키고 설켜 점진적으로 함께 가는 것이 안정된 사회 튼튼한 국가의 모습이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욕심을 낮추고 천천히 가는 길 뿐이다. 우리의 유전인자가 비교적 성급하지만 그래도 바늘 허리매어 쓸 수는 없다. 우리는 그 동안 문제를 푸는 애들에게 끝까지 생각하면서 스스로 풀 수 있도록 하지 않았다. 부모가 힌트를 줘서라도 빨리 정답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에 습관이 되어왔다. 그리고 절대적 만족보다 비교 만족에 길들여져 있다. 90점 맞아 기분좋다가도 이웃집 애가 100점 맞았다는 소리를 들으면 울컥한다. 이제 불평과 분노의 화두를 사회문제로 보지말고 각자 자기발전의 안목에서 실속을 차려보면 어떨까. 그래야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살수 있다.
실제 주머니에 돈이 없어 몇끼 굶었을 때 최고의 희망은 밥 한끼를 먹는 것이다. 그러나 그게 해결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게 인간의 본능이다. 욕심과 비교 성향 문화 때문에 거의 모든 불행이 잉태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방사성 물질 정화에 효과가 좋다며 말없이 함께하는 사람들과 수백만 그루의 해바라기를 심는 스님 얘기를 들었다. 70만원 월급타며 세 어린이를 도왔다는 중화요리 배달직원의 얘기도 들었다. 보통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분들이 아직도 많이 있어서 이 사회를 훈훈한 향기로 채운다. 학창시설 결근선생님을 대신해 들어오신 교장선생님께서 어느 과목보다도 도덕윤리 과목이 중요하다는 말을 인생 후반기에 와서야 조금이라도 깨닫는다면 그것이 늦게 얻은 큰 재산일지 모르겠다. 얼마나 급한 사회현상이면 욕심과 깊은 관련이 되는 우울증, 자살방지대책 지침이 나올까 심히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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