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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우리 이웃의 밥줄 이야기2 도축장 운영하는 최병구 “백정? 세균검사까지 하는 식품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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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축 대표이사

 

서산, 당진, 태안 소·돼지가 모두 모이는 곳
소, 돼지 잡는 도축장, 광축·미래식품 6년째 경영

 

[편집자주] 우리 주변에는 사회의 지독한 편견 속에서도 꿋꿋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많은 이가 손사래 치며 꺼리는 일을 자부심을 갖고 해내고 있는 이웃들.
본지는 새해를 맞아 이동권 씨의 <우리 이웃, 밥줄 이야기>를 모티브로 당진에 사는 이웃들을 만나 그들의 직업이야기를 들어 봤다.

 

“백정이요? 허허. 요즘 도축장에서는 바닥 세균검사까지 하는 걸요? 조선시대 이야기를 아직까지 하는 분들이 더러 있어요. 편견이 그만큼 무섭지요. 저희는 해썹 인증까지 받은 위생적인 식품회사입니다.”
세월이 흘러,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이 식상해질 법도 한데 오랫동안 이어져 온 편견과 선입견이 사라지기란 쉽지 않은 일일까. 다른 식품에 비해 육류는 월등히 비싸면서도 오랫동안 외식 품목으로 사랑받고 있는 것에 비해 육류를 생산하고 가공하는 축사와 도축장은 여전히 기피 시설로 취급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소, 돼지를 도살하는 도축장이라고 하면 피 비린내에 망치로 소를 때려잡는 장면을 떠올리기가 쉽다. 하지만 세상이 변했다. 소, 돼지가 도축장에 도착하면 우선 휴식을 취한다. 덜컹대는 차를 타고 오느라 스트레스를 받은 가축을 위한 휴식시간이다. 소, 돼지의 숨이 끊긴 뒤에는 도축장 바닥에 내려오는 법이 없다. 돼지는 샤워까지 시켜 도축장에 들인다. 내장을 분리하는 과정에서는 늘 감독관이 지키고 서서 신선도를 체크하고 일정 기간마다 도축장 바닥의 세균검사까지 한다. 게다가 미래식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소비자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이나 시설에 선정하는 해썹(HACCP, 축산물 위해 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도 취득했다.
도축장과 가공공장을 갖춘 미래식품 주식회사를 6년째 경영하고 있는 최병구 대표이사는 “처음에 도축장을 짓는다고 하니 인근 마을 주민들이 반대도 하며 탐탁지 않아 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현대적인 시설을 갖춰 마을에서도 반대의 목소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혐오스럽고 비위생적이란 시선이 많아요. 도축장에서 일한다고 하면 험악하고 단순 무식할 거라는 편견도 있죠. 하지만 모두 가정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우리 이웃들입니다. 요즘에는 시설도 위생적인데다가 가축의 복지에 대해서도 법으로 엄격히 정해져 있고요.”

도축장서 육가공까지 유통마진 절감
읍내동에 사는 최 대표는 서산시 팔봉면에서 도축장 (주)광축과 육가공전문회사인 (주)미래식품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소, 돼지를 취급하는 (주)광축은 서산, 당진, 태안 일대에 유일한 도축장이다. 세 지역에서 24시간 수시로 소, 돼지가 들어오는데 1시간 당 20두의 소가 도축된다. 설날을 앞두고 대목을 맞은 요즘에는 70~80두를 처리한다고. (주)미래식품에서는 돼지만 다루는데 농림수산식품부의 도축장 식육 포장 유통 의무화 방침에 따라 2015년까지 소의 육가공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6일 당진에 문을 연 해나루포크 정육매장에 판매되는 돼지고기는 미래산업에서 공급하고 있다. 당진의 양돈농가가 직접 생산한 돼지를 미래산업에서 육가공해 바로 매장에 공급하기 때문에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고기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요즘 소 값이 떨어졌다고 야단인데, 바로 여기 도축장에서 출하되면서부터 소 값이 불어나기 시작하는 거예요. 헌데 해나루포크의 경우에는 생산자가 직접 도축장에서 육가공한 고기를 바로 가져다 매장에서 직접 판매하니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죠.”
최 대표는 “이제 도축장은 식품회사의 개념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밥상에 오르는 맛있는 고기를 신선하게 공급하기 위해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는 직업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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