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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줄이야기 12 광명철학원 황규기 원장]
인생사 들어주고 갈 길 알려주는 역술인

“아이고 내 팔자야, 타령만 하지 마세요”
20년 동안 당진시장에서 철학원 운영
우현선l승인2012.04.25 21:29l(9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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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 주변에는 사회의 지독한 편견 속에서도 꿋꿋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많은 이가 손사래 치며 꺼리는 일을 자부심을 갖고 해내고 있는 이웃들. 본지는 새해를 맞아 이동권 씨의 <우리 이웃, 밥줄 이야기>를 모티브로 당진에 사는 이웃들을 만나 그들의 직업이야기를 들어 봤다.

 

“몇 년 전인가 화장을 진하게 한 여고생이 찾아왔어요. 사정을 들어보니 남자친구가 있는데 헤어질 것 같았나 봐요. 무슨 방법을 써도 좋으니 제발 자기 남자로 만들어달라고 하더라고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찾아와 털어 놓은 고민은 이성문제였다. 처음에는 기가 막혔지만 아이 마음이 오죽할까 싶었다. 우선 황 원장은 사주를 풀기 시작했다.
“사주를 보니 좋은 사주이더군요. 아이에게 ‘너는 타고난 사주가 이리도 좋은데 지금 잠깐의 짧은 생각으로 인생을 망치면 되겠느냐’고 타일렀죠. 한참 아이의 마음을 들어주고 상담도 해서 돌려보냈죠. 나중에 소식을 들어보니 대학도 서울로 잘 갔더라고요. 그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어요. 자부심도 생겼고요. 역술인은 결국 좋은 상담사예요.”
광명철학원 황규기 원장은 “역술인은 사주풀이를 통해 인생을 상담해주는 상담사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뭣 모르고 말을 쉽게 하는 이들이 점쟁이라며 천시여기는 경우”도 있지만 황규기 원장은 자긍심을 갖고 사는 ‘역술인’이다. 두 평 남짓한 작은 사무실을 찾는 이들은 모두 제각기 삶의 짐을 지고 왔다가 황 원장의 사주풀이에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 

돌팔이 침쟁이가 역술인 되기까지
황규기 원장이 광명철학원을 운영해 온 지도 벌써 20년이 흘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기술직으로 일했던 그가 사주팔자에 관심을 갖게 된 사연은 군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복무를 하다가 다리를 크게 다쳐서 제대 후에도 침을 맞으러 다녔어요. 그러다가 자연스레 침을 배우게 됐죠. 침을 배워서 처음에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공짜로 침을 놔주고는 했어요. 그러다 보니 침 맞고 나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하루에 80명씩 침을 놓는 ‘침쟁이’가 되었지 뭐예요. 이제 와서 이야기지만 무면허였으니 돌팔이였던 셈이죠. 그런데 희한한 게 같은 곳이 아픈 사람이라도 병이 낫는 속도가 확연히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사주팔자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이후 침은 더 이상 놓지 않고 역술인으로의 생활에 전념하게 됐다. 당진시장 내 국민은행 맞은편 상가에서 당진만물사를 함께 운영하다 7년 전 50m가량 떨어진 지금의 자리에서 황제만물사와 함께 광명철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점쟁이, 무속인과는 엄연히 다르죠
간혹 ‘점쟁이’라며 ‘정해진 팔자가 어디있냐’며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황 원장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확고했기 때문에 흔들릴 이유가 없었다.
"간혹 상담을 하러 온 사람을 돈벌이로 생각하고 사주를 봐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면 사주팔자를 놓고 겁을 줘서 돈을 더 받아내려고 하죠. 그런데 대다수 많은 역술인들은 그렇지 않아요. 전 역술인이 상담사라고 봐요. 돈을 벌기 위해 사주팔자를 보는 게 아니라 무언가 부족하고 불안해 몸과 마음이 힘든 사람들의 사주를 풀이해 장점과 단점을 짚어주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팔자에 맞게 잘 살 수 있는지를 일러주는 거죠."
사주라 함은 태어난 해와 월, 일, 시를 말하며 팔자는 이 사주를 구성하는 여덟 글자를 일컫는다. 사주팔자 풀이는 간단히 말하자면 이 여덟 글자를 풀이하는 학문이다. 때문에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점쳐본다는 점에서는 무속인과 철학인이 유사한 일을 하지만, 철학인은 스스로 공부한 학문을 토대로 한다는 점에서 신의 이야기를 대신 전해주는 무속인과는 엄연히 다른 사람들이다. 
“정말 어려운 사람들이 있어요. 몸과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는 사람들이요. 그런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사주풀이를 통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어요.”

사주팔자, 바뀔 수 있어요
황규기 원장은 “사주팔자는 바뀔 수 있다”며 “사주를 바꾸기 위해 사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혼이 팔자에 있다고 해도 미리 알고 참고 견디고 노력하면 백년해로도 할 수 있죠. 목표가 없는 인생은 성공할 수 없어요. 아무리 좋은 사주도 목표가 없다면 실패하는 인생이 될 수밖에 없죠.”
황 원장은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상담해주는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현선  mirina16@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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