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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고 정직하게 살고 싶어요” - 면천면 성상리 이복주·학주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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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면천면 성상리 이복주·학주 형제

“바르고 정직하게 살고 싶어요”

목욕탕 청소, 신문배달로 살림 꾸려가는 청소년가장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한다. 면천면 성상리에 사는 복주(운산고3)와 학주(덕산고1)는 오늘도 동네에 있는 경일파크목욕탕에 나와 청소를 하며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해 나가고 있다.

복주가 5살 때 엄마는 가정불화로 집을 나갔고 학주가 중학교에 입학한 해에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때부터 복주와 학주는 서로를 의지삼아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복주가 자신의 용돈을 벌고 할머니께 해주고 싶은 것을 해드리기 위해 목욕탕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는 벌써 3년이 다 되어간다. 그 이전에는 2개 신문사의 신문배달도 혼자 도맡아 했다. 지금은 학주가 그 일을 이어받아 한다.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 자전거 타고 신문배달하고 학교로 향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공부시간에 졸기도 하고 어려웠는데 이제는 익숙해져 별로 어렵지 않아요.”

동생 학주가 의젓하게 이야기한다. 목욕탕 청소도 어렵지 않다.

“어려운 일은 형이 다 해서 이 일도 별로 어렵지 않아요.”

형 복주는 친구가 많다. 무척 어른스러워 보이는데도 학교에서는 활달하게 이야기도 잘해 친구가 많다고 한다. 그 많은 친구중에 귀하게 크는 아이도 있지만 조금도 부럽지 않다. 오히려 그런 친구는 남을 위할지 몰라 친구를 통해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하는 배움을 얻기도 한다고 한다.

복주는 곧 이 목욕탕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생각이다. 이제 고3이 되어 7월이면 취업을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돈도 많이 벌어서 할머니와 함께 쓰고 싶거든요.”

학생이라 학교에만 묶여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복주는 싫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복주는 자신이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할머니께 70만원짜리 TV를 선물해 드리기도 하였다.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한다.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것을 보는게 저도 좋아요.”

복주는 학주가 고등학생이 되어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좋으니 학교를 열심히 다녔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학주는 사람을 잘웃게 만들어요”하며 동생을 추켜세우기도 한다. 학주에게 항상 힘이 되어주는 형. 학주는 걱정하지 말라면서도 궂은 일을 도맡아하며 자신을 돌봐주는 형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할머니가 허리가 안좋아 수술을 해 요즘 두형제는 수업이 끝나면 대부분의 시간을 할머니와 함께 보낸다. 그런 학주는 중학교를 졸업하며 도지사 효행상을 받았고 복주는 얼마전 버스안에서 10만원 수표와 만원짜리가 가득 든 지갑을 주워 주인을 찾아주었다.

“주위에서 사람들이 열심히 착하게 사는구나 하고 말하는 걸 듣는게 좋아요.”

“바른마음으로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마지막 질문에 형제는 그렇게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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