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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줄이야기 14 임창수, 박진숙(삼익피아노 당진대리점) 부부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뒤에는 조율사가 있다

당진 유일의 국가공인조율사 부부
정확한 음을 잡아주는 조율사, 20년 경력
우현선l승인2012.05.21 07:54l(9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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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 주변에는 사회의 지독한 편견 속에서도 꿋꿋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많은 이가 손사래 치며 꺼리는 일을 자부심을 갖고 해내고 있는 이웃들. 본지는 새해를 맞아 이동권 씨의 <우리 이웃, 밥줄 이야기>를 모티브로 당진에 사는 이웃들을 만나 그들의 직업이야기를 들어 봤다.

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스타 뒤에는 그를 위해 땀 흘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비단 연예인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조력자들은 각 분야마다 있는데, 피아노를 비롯한 악기가 제 음을 낼 수 있도록 해주는 조율사들도 그 중 하나다. 연주 무대에 오른 피아니스트가 아름다운 음악을 청중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정확히 조율된 피아노는 기본 중에 기본인 셈이다. 당진에서 활동하는 조율사 중 두 명뿐인 국가공인조율사 임창수(서산 출신, 43) 씨와 박진숙(석문 초락도리 출신, 42) 씨는 부부다. 부부는 삼익피아노 당진대리점을 운영하며 피아노를 비롯해 각종 악기들이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당진 곳곳을 누비고 있다.

20년 경력의 조율사, 임창수 씨는 스무 살에 조율사라는 직업을 처음 알았다.
“대입에서 떨어지고 노량진 학원을 다니고 있었어요. 어느 날 길을 가다가 피아노조율학원이라는 간판을 봤어요. 처음에는 그냥 호기심에 들어가 봤죠. 원장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율사가 전망도 좋고 직업으로 괜찮겠다 싶었죠. 게다가 중학교 때 피아노를 좋아해 배웠던 경험도 있어서, 이왕이면 좋아하는 것과 관련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학원에서 기본적인 이론을 배운 임 씨는 서울 종로에서 유명한 조율사의 일을 도우며 기술과 실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뒤인 1993년에 당진에 내려와 조율사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초보 시절 까다로운 음악가들을 상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초보’ 조율사라는 꼬리표에 쏟아지는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속상했던 기억도 있다.
“제가 부족한 면도 있었겠지만 선입견도 무시 못했을 거라고 봐요. 제대로 음을 맞췄어도 ‘초보’가 했으니 믿을 수 있냐는 눈초리를 받을 때면 속상했죠. 음을 맞춘다는 것이 자로 잰듯 정답이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사실 모호하고 애매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율사와 의뢰인의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미심쩍은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죠.”
초보라는 편견과 선입견은 외부에서 뿐 만 아니라 스스로도 생겨나 괜히 주눅 들어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었단다.
“음악가들 사이에서 음 조율에 대해 인정을 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단순히 기술적으로 피아노를 고치는 것을 넘어 정확한 음을 찾아주는 일을 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제 실력도 늘고 음악가들과의 신뢰도 쌓였죠.”
하지만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는 음을 다루다 보니 어려운 점은 있다. 그럴 때마다 손님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 애쓴다고.
“사람 목소리는 저마다 다르잖아요. 그래도 모든 사람이 내는 정확한 음은 같아요. 예를 들어 두 사람이 같은 노래를 부를 때 ‘도미솔도미솔’이라는 노래의 음은 같아도 한 사람은 굵은 소리가 나고 다른 한 사람은 꾀꼬리 같은 소리가 나기도 하죠. 이처럼 음색과 음은 서로 다른 거예요. 피아노도 마찬가지죠. 음을 조율하는 것과 상관없이 피아노가 갖고 있는 고유의 음색은 변하지 않아요. 헌데 가끔 피아노를 조율하면 둔탁한 피아노 소리가 맑아질 거라 기대해요. 그런 기대감 때문에 종종 손님들과 부딪힐 때가 있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음을 다루며 겪은 속상함만큼 보람 있고 기분 좋았던 기억도 많다. 임 씨가 조율사를 시작해 얻은 무엇보다 가장 큰 선물은 아내를 만나게 된 것. 임 씨는 당진에서 피아노 강사였던 아내 박진숙 씨의 피아노를 조율하며 인연을 쌓았다.
“피아노 조율은 안하고 사람만 조율한 거죠 뭐, 하하하(웃음). 장모님이 제가 마음에 드셨는지 딸하고 친하게 지내라고 적극 추천을 해주신 덕분도 있고요. 결혼 후에 아내도 국가공인조율사 자격증을 획득하고 함께 악기 대리점을 꾸려나가고 있어요.”
이밖에도 임 씨는 꼬마 시절부터 피아노를 조율해 주었던 아이가 음대에 들어가음악가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일에도 큰 보람을 느낀다. 괜스레 우쭐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서산이나 강원도 등 먼 곳에서도 큰 무대를 앞두고 음악가들이 조율을 부탁해 올 때도 뿌듯하다.

 

 

 

   
 

Tip
피아노 살 때 기억하세요

피아노는 다른 악기들과 다르게 타이어처럼 오래 쓰면 닳는 소모품이다.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는 흔히들 오래될 수록 좋은 악기라고 하지만 피아노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현과 해머가 닳아 제 소리를 내기 힘들다고. 때문에 중고 피아노를 구입할 때는 제작연도를 확인하고 오래되지 않은 것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새 피아노를 살 때는 피아노마다 갖고 있는 고유의 음색을 확인하고 선호하는 음색을 고려해 구입해야 한다.  
- 임창수


우현선  mirina16@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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