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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시론-이민선 새마을운동 당진시지회 사무국장
단골음식점

당진시대l승인2012.05.23 22:39l(9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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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권에서 낯익은 거리를 가다 보면 마음이 안쓰러울 때가 종종 있다. 바로 엊그제까지 영업하던 식당이 문을 닫았거나 주인이 바뀌고 심지어는 업종이 바뀌어 간판이 새로이 걸려 있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그것도 오래된 가게가 아니라 개업 풍경이 생생한 신생식당이면 더욱 씁쓸한 느낌을 받는다. 식당을 차려 손님맞이를 완벽하게 하기까지는 적게는 몇 천 만원에서 규모에 따라 수억대까지 투자된다. 그 자금의 성격이 식당을 운영하여 돈을 벌려는 사람들의 여윳돈이라기보다는 대부분 정말 어렵게 모았거나 융자 등 빚으로 마련한다. 그래서 참고 견디다 못해 문을 닫기까지는 피를 말리고 자신과 주변과 하늘을 원망하는 지경이 된다.
보통 고도의 전문역량 없이 일반인들이 쉽게 선택하는 생업이 옷장사와 음식 판매업이다.
그러나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선택에 있어서 상당히 예민하게 생각하고 신경 쓰는 것이 먹는 것과 입는 것이다. 결국 그것을 알고 시작하는 사람과 자기 손맛 하나만 믿고 덤비는 사람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마구잡이로 뛰어들다 보니 음식업 종사자가 부지기수로 늘어날 수밖에 없고 한정된 손님 속에 경쟁만 치열해 지는 것이다.
작년 연초의 본보에 「당진 관내 인구 58명당 식당 1개꼴」이란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전국 평균 90여 명의 절반 수준에 근접하는 낮은 수치이다. 이러니 손님 유치율은 불보듯 뻔한 것이다. 물론 여러 여건이 좋아 잘나가는 상위 10~20%는 예외라고 하더라도 그 나머지는 이 순간에도 초조함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모든 분야에서 어느 정도 상중하의 분포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지만 주변에서 잘못되는 광경을 자주 목격하면서 어렵게 준비한 그 귀한 자본으로 불나비가 불에 뛰어들듯 하지 말고 정말 신중해야 할 것이다. 한 푼이라도 벌어보겠다는 절박한 의지는 이해가지만 한 번 실패하면 너무나 큰 상처가 되고 회복하기까지는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장사가 너무 안 된다고 하면서도 혹시나 하고 시작하는 것은 개발지역이라는 특수성 이외에도 고객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성업되는 상위 그룹에 대한 분석을 반드시 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전문가들의 말을 곰곰이 새겨들어야 한다. 우선 위치 선정과 중심 메뉴의 맛과 질은 가장 기본일 것이다. 거기에 안정된 분위기와 편한 서비스, 웰빙이미지, 위생, 부가적 보조 밑반찬 등 업주는 갖고 있는 모든 혼을 불어 넣어야 사람들의 입맛을 끌고 발길을 붙들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그 집만의 특징이 분명해야 입소문으로 운영을 뒷받침해 준다.
예전에는 주인 인심 넉넉하고 그릇과 수저만 반들반들 잘 닦어 내놓아도 손님들의 칭찬을 받았다. 그러나 요즘의 정서는 더 특별해야 관심을 끈다. 그런데 기본마저 무시하고 손님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본인이 폐업을 자초하는 지름길인 것이다.
쉬운 예로 한국인의 밥상에 밑반찬 1호인 김치를 생각해 보자. 손님의 입장에서 김치맛 때문에 그 식당이 생각난다는 곳이 얼마나 될까. 사실 김치는 가장 흔하고 식사 때마다 빠지지 않는 중요한 부식이다. 심지어 양식이나 일식에도 김치의 존재는 필요하다. 그런데 그렇게 항상 끼니마다 접하는 김치지만 그것을 제대로 담가 제 맛을 유지시켜 우리 입맛을 사로잡는 식당은 매우 드물다. 가장 기초적인 것이 안 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봐도 깍두기 맛의 비결 하나로 곰탕명가가 된 곳, 겉절이 맛을 못 잊어 또 찾아오는 칼국수집이 어디 한 두 군데인가. 손님이 앉자마자 상에 먼저 차려놓는 밑반찬 입맛 때문에 다음 메인메뉴의 만족도를 끌어 올리는 경우는 우리 모두의 경험이다. 이렇게 해야 단골손님이 생기고 어느 정도 단골손님만 유지해 주면 그 가게는 생명력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 사는 곳에서 경쟁을 하려면 어차피 업종별 상위 20% 속으로 파고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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