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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18 13:5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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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MHz, 볼륨을 높이면 마포가 보인다
직원 8명에 한 달 운영비 900만원

[편집자주] 인터넷의 등장에 이어 포털, SNS, 팟캐스트 등 정보·통신의 빠른 발달로 인해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매체가 쏟아지고 있다. 방송 또한 메이저 중앙언론들이 종편 시장에 뛰어들어 사활을 건 생존 경쟁을 하고 있다. 이번 기획은 지역 언론을 기반으로 지역신문은 물론, 인터넷포털, 지역공동체 라디오, 웹TV 등을 통해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의 복합산업으로 성공한 국내외 언론사와 언론분야 전문가 제안을 통해 지역언론의 현주소와 전망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당진시대, 평택시민신문, 고양신문, 남해시대, 태안신문 공동취재)

 

“성산대교 가는 방향이  시속 20km로 정체되고 있습니다”
라디오를 틀면 어김없이 거의 매시간 서울 지역의 교통 상황이 흘러나온다.

 

 

당진에 살고 있는 청취자가 서울 시내 교통상황을 듣는 것은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불필요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는 너무나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80년대 민주화 이후 지역신문은 전국 거의 모든 시군에 2~3개 신문이 창간·운영되는 등 활성화 됐으나 로컬 라디오방송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미국, 유럽 등 민주주의와 지방자치가 잘되어 있는 선진국에서는 인구 5만 이하의 작은 중소도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로컬라디오 방송이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에야 처음 개국했다. 그나마 2005년부터 마포FM, 관악FM, 경북영주FM, 대국성서공동체FM, 광주시민방송, 금강FM이 운영되고 있으나 정부의 규제로 인해 더 이상 신규 로컬라디오 방송이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로컬 라디오 방송의 선두주자 마포FM

서울 마포구의 지역밀착형 라디오 방송인 (사)마포공동체라디오(이하 마포FM)는 2005년 9월26일 개국한 ‘중견’ 매체이다. 2004년 9월 방송위원회의 ‘소출력라디오 시범사업자’ 모집을 시작으로 2005년 시범사업으로 마포FM의 목소리가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 정규방송으로 전환되고 100.7MHz로 주파수를 고정하면서 매일 아침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어김없이 반가운 이웃의 목소리를, 동네 소식을 들을 수 있다.  마포FM의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 운영하는 방송본부에서는 인턴을 포함해 총 8명이 자리하고 있다. 물론 이 인력으로 하루 20시간이라는 방송 분량을 채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대신 120여 명의 비상근 자원활동자가 피디, 작가, 리포터로서 활동하고 있다. 스튜디오 한쪽 벽면에는 이러한 활동자들이 방송 시작 전에, 끝난 후에 남긴 사진들이 기록으로 남겨져 있었다.  마포FM은 주부와 젊은 층을 주된 타겟으로 하고 있다. 송덕호 마포FM 방송본부장은 “마포에서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누군가를 고민했을 때, 주부를 주 청취자로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인근에 출판산업이나 작은 카페들이 많은 홍대입구가 위치한 만큼 20~30대의 젊은 층을 보조타겟으로 생각했다”고 말한다.

지역민의 생활이야기에서부터
지역뉴스까지 전달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금사랑의 복고복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 많은 청소년의 ‘청소년 핫앤쿨’, 서글프지만 즐겁게 살고 싶은 20·30대 청년의 ‘잉여니까 청춘이다’, 일상의 유쾌한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전하는 주부들의 ‘톡톡 마주보기’, 인생의 황혼기에 누구보다 활기찬 삶을 살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행복한 하루’, 개국 당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은 국내 최초 성소수자 레즈비언의 방송 ‘L양장점’까지. 이처럼 마포FM의 프로그램은 메이저에서 주목하지 않는, 할 수 없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있다.
물론 지역의 미디어로서의 사회적인 뉴스 전달의 역할에도 충실하다.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 송덕호 본부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는 ‘마포 속으로’는 지역의 이슈에 초점을 맞춰 1시간 동안 4개의 코너로 진행되고 있다. 이장 방송 컨셉으로 진행되는 ‘주민여러분’에서는 지역의 단신을 전달하고 있으며, 복지, 일자리, 예술, 도서관, 건강 등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요일별로 리포터가 각 기관의 소식을 전달하는 ‘요일코너’, 마포에서 일어나는 사건, 이슈에 대해 당사자와 직접 인터뷰를 통해 속내를 들어볼 수 있는 ‘오늘은 마포’. 그리고 마포구민이 릴레이식으로 서로를 칭찬하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응원릴레이’로 구성되어 있다.

출력의 한계, 수익 창출 과제

현재 마포FM은 한 달 방송 제작 운영비로 월 900~1000만원 정도가 들어가고 있다. 수익 마련은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금, 라디오 제작 워크샵과 팟캐스팅 등의 교육 강좌, 연초 전국을 강타한 시사 ‘나는 꼼수다’와 같은 작은 스튜디오가 필요한 프로그램을 위한 임대 사업, 크고 작은 행사에서의 공개방송 등을 통해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현재 마포FM의 수신거리는 반경 2.5km. 당초 2004년 방송위원회에서 ‘소출력라디오 시범사업자’ 모집 당시 밝혔던 5km의 절반 수준이다. 새로운 안테나를 설치하면서 지금의 2.5km로 반경이 넓어지기는 했지만 마포 전체의 1/3도 포함하지 못하고 있다.
열악한 경영과 출력의 한계를 갖고 있지만 마포FM을 만들어가는 구성원들의 열정과 사명감 만큼은 그 어느 메이저 방송 매체보다도 뜨겁게 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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