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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을 만나다 13] 서양화가 이인재 작가
“어릴 적 고향에 대한 추억이 그림 소재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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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색감의 들꽃 그림을 그리는 서양화가

 

이인재 작가는
 - 충남 당진시 순성면 봉소1리 출생
 - 현재 강원도 속초시 거주
 - 순성초등학교 28회 졸업
 - 면천중학교 19회 졸업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현대미술)
 - 15회 개인전(독일, 스위스, 일본, 서울)
 - 단체전 50여회
 - 수필춘추(인생과 자연을 찾아) 수필 등단
 - 조선문학(고요) 5편의 시 등을 발표해 문단 데뷔
 - 저서 2001 <들꽃이 바람처럼>, 2006 <그것이 그리워 그 곳에 간다.>
 - 현 한국미술협회, 한국문인협회, 서울미술협회, 홍미작가회 활동
 - 이메일 : violet-jae@hanmail.net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면 마치 내 고향을 그리고 있는 것만 같다. 오늘도 노을 속에 비친 들꽃과 꽃밭에 핀 꽃들을 그리면서 옛날을 추억하기도 했다. 고향 앞마당에는 옹기종기 많은 꽃들이 피어있었다. 채송화, 봉선화, 나팔꽃, 맨드라미, 분꽃 등 이꽃들은 아주 가까이에서 자주 봤던 꽃들이기에 언제보아도 정겹기만 하다. 이른 봄이 되면 어머니는 비오는 날을 기다렸다가 꽃모종을 한다.(생략)”

 


위 글은 당진 출신 이인재 작가의 그림에세이 <그것이 그리워 그 곳에 간다.>에 수록된 ‘향수’의 일부다. 이인재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영감은 주로 고향에 대한 기억에서 비롯된다”며 “오랫동안 어릴 적 고향에서 보았던 들꽃들이 나의 작품 속 소재가 되었다”고 말했다.


순성 봉소1리에서 태어나 순성초등학교와 면천중학교를 졸업한 뒤 고향을 떠난 이인재 작가는 지금 강원도 속초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그림 작업에 빠져있다. 그의 작업실은 속초 아바이마을과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속초 시내에 자리했다. 산과 바다, 호수가 가까이있는 속초에 반해 10년 전 일산 자택에서 작업실을 옮겨왔고 최근에는 퇴직한 남편도 함께 속초에 거주하고 있다.

 

그림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

이인재 작가는 고향 당진을 떠올리면 늘 “산천에 피어나던 들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진달래를 꺾어서 항아리에 가득 꽂아두고 좋아했던 기억이 나요. 맨드라미나 백일홍을 심었던 기억도 생생하고요. 어릴 적에는 조용한 성격이었어요. 체육 같은 활동적인 수업은 좋아하지 않았고 늘 미술시간을 기다렸어요. 초등학교 때 그림일기가 숙제였는데 담임선생님이 ‘참 잘했어요’를 항상 써주셨어요. 중학교 때도 미술대회에 나가면 항상 상을 탔어요.”


어릴 적부터 꽃과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던 이 작가는 화가가 꿈이었다. 하지만 딸부자집 막내로 태어난 이 작가가 미대에 지원하기에는 집안 형편이 넉넉지 못했다.
“그때는 다 먹고 살기 어려울 때지만 우리 집은 오빠들도 있고 딸들까지 대학에 보낼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미대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죠. 결혼을 한 뒤로는 집안 살림하랴, 애들 키우랴, 여느 엄마들처럼 꿈은 잠시 미뤄두고 살았어요.”


하지만 이 작가는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늘 언젠가는 본격적으로 미술 공부를 하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남편은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가자 이 작가의 미술 공부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유명작가들의 책을 늘 사서 읽고, 해외여행을 가도 명화들을 찾아서 미술관을 헤매고 다녔어요. 그때마다 늘 남편이 함께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나자 남편이 적극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줬죠.”

 

서양화가이자 시인, 수필가
 
이 작가는 어릴 적부터 꿈 꿔 왔던 화가의 길을 삼십대 후반에 시작하게 됐다. 느지막이 그림을 시작했지만 그림 속에는 그녀가 화가를 꿈꿨던 어린 시절 기억이 고스란히 화폭에 담겨졌다.
“시골에 살면서 보고 느꼈던 풍경들이 제가 그림을 그릴 때 영감을 주는 원천이 되었죠. 고향의 꽃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고향에 대한 향수가 그림으로 표현되었죠.”
이 작가의 그림은 화사하다. 맨드라미를 비롯한 들꽃들이 캔버스 가득 피어난다. 간혹 꽃 밭에 등장하는 여인은 명상에 잠긴 자신의 내면이 반영된 것이다.


그는 요즘 9월에 예정된 코엑스 한국국제아트페어 출품을 앞두고 작품을 완성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편 이 작가는 글 쓰는 것도 즐겨 문단에 수필가, 시인으로 등단해 자신이 그린 그림을 곁들인 작품집을 발표하기도 했다.


어릴 적 못 다 이룬 꿈을 중년에 펼쳐내고 있는 이인재 작가는 “늦게 시작한 작가 활동으로 바쁘게 보내느라 고향 당진과의 교류에 소홀했지만 내 작품 속에 언제나 고향 산천에 핀 꽃들이 담기는 것처럼 고향을 잊은 적이 없다”며 “앞으로는 고향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다.

[편집자주]  지역에 교육기관이 부족한 탓에 학창 시절부터 타지 생활을 시작해 오랜 기간 고향을 떠나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출향인들이 밀집된 지역을 찾아가 그들이 활동하는 모습과 각 분야에서 성공한 출향인들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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