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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을 만나다 14] 삼환운수 김석운 대표
고향 떠나 고생 끝에 운수업 대표가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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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걸려 올라온 인천
지금은 늦깎이 경영학도

 

 - 1957년 대호지면 두산리 출생
 - 조금초등학교 43회 졸업
 - 미호중학교 5회 졸업
 - 인천 운송조합 감사
 - 현 삼환운수 대표

학교까지 10리, 인천까지 12시간

“동네에 버스가 없어서 10리 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다녔어요. 시장에 나가면 소팔고 돼지팔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당진의 지금과 같은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었지요.”
고향에 여든이 넘은 어머니가 살고 있어 자주 당진을 찾는다는 김석운 대표는 미호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인천에 올라왔다. 지금에야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이면 충분한 길이지만 그때는 인천으로 연결되는 길이 비포장 도로 뿐이어서 당진에서 인천까지 가는데 무려 12시간이 걸렸다.
김 대표는 “작은아버지 댁에 큰형과 함께 살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당진으로 내려갔다”며 “병환이 있던 아버지 곁을 지키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서른 살 즈음이 돼서야 다시 인천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버스 10대로 운수업 시작

인천에 올라와 운수회사를 차리기까지 그는 가난했다. 취업도 쉽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김 대표는 맥주집, 가구 배달 등 여러 가지 일을 했다. 하지만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가구배달을 하다가 지금의 부인을 만나 결혼했다. 인천에 정착한 지 3년 정도 지난, 33살 쯤 마을버스 10대로 운수업을 시작했다. 
“누구나 그러하듯 처음 일을 시작할 때 고생이 많았지요. 회사 경영은 물론이고 버스 운전도 직접 하면서 아파트 단지를 돌고, 정비까지 스스로 도맡아 했거든요.”
지점을 두고 형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삼환운수는 어느덧 버스 54대를 보유한 중견기업이 됐다.
김 대표는 “초창기엔 버스 회사 간 경쟁이 치열했다”며 “노선을 만들기까지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2009년에 들어 와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지금은 경쟁이 많이 누그러진 상태다. 게다가 버스카드가 상용화되면서 예전에 비해 정말 편해졌다고.
“옛날엔 무임승차 하는 사람, 지폐 반을 잘라 접어서 내는 사람 등 별 사람이 다 있었어요. 그 때에 비하면 세상 참 좋아졌지요.”

늦깎이 대학생활, 아들과 대화 늘어

그는 고등학교 졸업한 후 대학을 포기하고 일을 시작해 뒤늦게 공부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학력이 필요할 때가 있더라”면서 “그렇게 시작한 공부인데 젊어서 하지 못했던 걸 지금 하니까 더욱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부천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아들, 딸 또래의 아이들과 학교를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있었다.
그는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뿐만 아니라 학과 MT도 함께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학교생활에 참여한다.
“학교를 다니면서 지금 대학생인 아들, 딸과 대화거리가 많이 늘었어요. 아들도 경영학이 전공이라 어떤 수업을 듣고 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시험을 보고 나면 서로 학점이 누가 높은지 경쟁도 하고요.” 그는 대학 졸업 후 경영학 석사까지 도전해볼 생각이다.

고향친구들과 소주 한 잔 했으면

오래전 고향을 떠나왔지만 항상 고향을 그리워하는 김석운 대표는 “고향에 자주 가면서도 동창들을 잘 만나지는 못한다”며 아쉬워 했다.
그는 “산업화를 겪으면서 많은 당진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 인천에 정착해 살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향 땅을 묵묵히 지키며 살고 있는 친구들이 있어 든든하다”고 했다.
“다들 나이도 많이 먹었겠지요. 나중에 고향 친구들과 소주나 한 잔 하면서 옛날 어렸을 적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편집자주]  지역에 교육기관이 부족한 탓에 학창 시절부터 타지 생활을 시작해 오랜 기간 고향을 떠나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출향인들이 밀집된 지역을 찾아가 그들이 활동하는 모습과 각 분야에서 성공한 출향인들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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