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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 답이다 12] 서울 ‘카페 티모르’
커피 한 잔이 마을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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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노동착취 않고 평등하게
수익금으로 학교 보건소 태양광발전소 지어

 

돈을 주고 무언가를 사는 행위는 그 물건에 대해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전 과정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카페 티모르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3천원의 행복’이다. 향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고, 커피 한 잔으로 한 마을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 할수록 가난해지는 커피 농가

카페 티모르는 현재 다른 법인체로 독립했지만 처음엔 YMCA의 사업 중 하나로 시작됐다. 탈학교 청소년들에게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바리스타 교육을 하면서 좀 더 ‘제대로 된’ 커피를 만들어 보자는 욕심이 지금의 카페 티모르를 만들었다.

카페 티모르의 조여호 대표는 “커피는 석유와 전혀 다른 유통구조를 갖고 있다”며 “석유처럼 특정한 지역에서만 나며, 세계인들이 엄청나게 구입을 하고 있지만 커피를 생산하는 국가와 농민은 항상 가난할 뿐”이라고 말했다.

커피의 경우 대부분이 식민지를 겪은 저개발 국가에서 재배된다. 석유처럼 대규모 국제조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커피 시장을 자본주의사회에서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평등한 관계로 거래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는다. 국가가 나서서 커피 농가를 보호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그러하듯 정부의 부정부패, 무능함이 평등무역을 가로막는다. 때문에 이러한 국가의 커피 농가에서는 일을 하면 할수록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노동착취와 임금체불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직거래로 모든 수익금은 마을에

부조리한 구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공정무역(Fair Trade)라는 개념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싸고 또 싼 것’만 추구할 게 아니라 제값을 주고 물건을 사되, 그 값이 농민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카페 티모르는 ‘생산자 지원’을 공정무역의 가장 첫 번 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조여호 대표는 “카페 티모르가 거래하는 동티모르의 카브라키 마을과 로뚜뚜 마을에 커피영농조합을 만들어 직거래를 통해 커피를 구매한다”며 “중간 마진이 없으므로 모든 수익금은 조합에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커피는 보통 유통과정에서 20배 이상의 부가가치가 붙게 되요. 그러나 카페 티모르의 커피는 커피값의 30%이상이 원두에 담겨 있지요.”

주민들은 커피를 팔아 번 돈으로 마을에 학교와 보건소를 짓고, 우물을 파고, 정수시설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었다. 주민들이 배터리를 가져가면 하루 쓸 전기를 충전해 갈 수 있단다. 이렇게 주민복지와 농업기술 향상에 도움이 되는 곳에 수익금이 쓰이도록 한국 YMCA는 근무자를 파견해 관리하고 있다.

“YMCA를 통해 들여오는 카페 티모르의 커피는 마을을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일상적으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지요.”
카페 티모르 직원들은 직접 동티모르 현지를 방문해 마을과 교류하고 있으며 마을이 변화하는 모습을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때문에 직원들의 자부심도 굉장하다.

 

교육, 유통, 위탁 사업에 중점 

그러나 카페 티모르가 항상 승승장구 했던 것은 아니다. 4개의 자그마한 분점을 냈지만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에 치이며 자본주의 사회의 혹독함을 경험해야 했다. 그래서 지금은 커피 교육과, 티모르 커피 유통, 카페 위탁사업으로 경영방향을 바꿨다. 현재 카페 티모르는 서울 문래동에 카페와 함께 커피교육센터, 로스팅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 40여 군데로 티모르의 공정무역 커피를 팔고 있다. 또 세종문화회관의 ‘예뜨레’와 양화대교의 ‘아리따움 양화’와 ‘아리따움 선유’ 등 세 곳을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기왕 커피를 마신다면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길 권해 드려요. 커피값의 많은 부분이 현지 농민들에게 돌아가고 지역이 발전할 수 있잖아요. 생산자가 행복하게 커피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면 더 좋은 커피를 생산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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