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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12.09.22 02:56
  • 호수 927

지역경제르포 마지막회 제2금융권이 말하는 지역경제
대출문의 감소, 예금 둔화 경기침체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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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상환 시작되는 연말부터 더 어려워 질듯”
증가, 소상공인 매출 감소

[편집자주] 해외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둔화와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내수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에 놓였다. ‘금융위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떠도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내수의존도가 높은 지역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본지는 지역 상권과 금융권들을 중심으로 돌아보는 기획 <지역경제르포>를 연재한다.

 

서민과 소상공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제2금융권에서도 경기 침체를 실감하고 있다. 우선 대출을 문의하는 고객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제2금융권의 한 목소리다. 적게는 10%부터 많게는 30% 까지 평년 대비 신규 대출건수가 줄었다. 새로 일을 벌이거나 투자를 하는 사람이 줄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예금도 마찬가지다. 경기 침체의 장기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소비가 둔화됐지만 더불어 물가도 계속 올라 은행에 맡기는 돈도 적어 졌다.
서해중앙신협 최태순 합덕지점장은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은행의 사정이 비슷할 것”이라며 “신규 대출자는 줄어 들었는데 반해 대출 상환을 연기하는 문의는 조금 늘었다”고 말했다.
당진농협 이강주 상임이사 역시 “예금과 대출이 둔화상태고 농협을 찾는 고객들 대다수가 요즘 경기가 어려워 사업이 잘 안된다고들 한다”며 “아직까지는 연체율이 문제될 수준은 아니지만 타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는 연체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감지하는 건 도심과 농촌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석문새마을금고 전경환 이사장 역시 “돈이 돌지 않는 게 느껴진다”며 “작년말부터 조금씩 대출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예금도 약간 늘었을 뿐 시내권과 마찬가지로 석문도 분위기 자체가 침체되었다”고 말했다.
송악농협 노화용 상무는 “농민들의 경우 농업용자재비는 계속 오르고 기후변화에 따라 농작물 손실이 반복되는 데다가 경기까지 악화되어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농가부채가 늘어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마저 하락해 ‘시골에서 땅을 팔아 문제를 해결하던’ 이야기는 옛말이 되었다”고 말했다.
은행권 종사자들은 “아직까지는 문제될 만한 상황이 아니지만 경기가 호황으로 돌아설 계기가 나타나고 있지 않아 연말이 지나고 나면 상황은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 원인인 듯”

은행권 종사자들은 당진 지역의 경기 침체는 부동산 경기 악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지역 부동산 경기 침체에는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의 정부 정책이 한 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세계적인 경기불황에 따른 수출 감소 등이 내수경기 악화를 가져왔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A 은행 이사장은 “부동산 경기가 다 죽는 바람에 소위 돈이 돌지 않는 것 아니겠냐”며 “특히 당진은 각종 개발붐이 일면서 한동안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누리다가 세계경기 불황으로 인해 실제로 느끼는 타격이 좀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주 상임이사 역시 “부동산 경기가 없으니 대출이나 예금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진신협 이돈구 전무는 “당진은 5년~10년 사이에 개발붐이 일면서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누렸는데 경기가 침체되면서 조금씩 거품이 빠지는 단계로 보인다”며 “당진의 경우 수도권 규제완화도 지역 경기 침체에 큰 요인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최태순 지점장은 “부동산 매매가 없고 가치가 하락하자 대출을 받아 고가로 매입했던 사람들이 시쳇말로 손을 드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부동산 담보 대출이 부실화되는 경향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출상환시기 연말이 고비

지역 소상공인들이 매출이 30%에서 많게는 절반가량 줄었다며 경기침체가 현실이 되었다고 말한데 비해, 은행권에서는 현재 우려의 조짐은 보이나 아직까지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 연말 이후 연체율이 늘어나는 등 문제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보통 은행에서는 대출 상환이 6개월 이상 연체될 시에 담보 물건에 대한 법정경매 절차를 밟게 되는데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로 인한 후폭풍이 연말에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B 농협 관계자는 “연말부터 연체율이 조금씩 상승할 것으로 예상해 지금부터 조합원들에게 연체가 없도록 대환대출 등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B 은행 전무는 “부동산 경매 낙찰률이 보통 80% 수준이었으나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면서 최저 60%까지 낙찰률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대로 간다면 은행권에서 담보대출 물건에 대한 기준을 더욱 강화할 것이고 서민들은 신규 대출을 더욱 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대출규제정책 등 부작용

정부는 서민들을 위한 저금리 대출상품을 내놓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이나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출 상품이 나와 있긴 하지만 대출가능금액이 500만원 이하라 오히려 언발에 오줌누기식으로 부채만 늘리는 부작용도 있다”며 “정부의 대출규제정책으로 인해 실제 재산이 없고 돈이 시급한 서민들이 사채에 발을 들여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C 농협 관계자는 “제2금융권에 대한 비과세혜택에 대한 연장도 필요하다”며 “서민, 농축수산업인들을 위한 국회의원들의 신중한 정책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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