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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경제 희망을 찾아서 4]
당진시농협 해나루조합 공동사업법인
지역생산 농산물, 지역에서 소비

학교급식 해나루쌀 100% 공급
“공익사업으로써 제도적 뒷받침 필요”
임아연l승인2012.09.28 16:14l(9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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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의 새벽 풍경은 종종 우리 이웃들의 부지런한 삶의 모습 중 한 단면으로 그려지곤 한다. 그러나 전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이 가장 처음 이곳으로 모여, 도매상에게 팔리기 시작하는 복잡한 유통구조의 첫 관문이라는 것은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의 또 다른 얼굴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되는 일은 당연한 일이어야 하지만 한국사회에서는 하나의 사회운동으로 주목받는 일이 돼버렸다. 농산물이 생산되면 경매, 도매, 중매, 소매 등등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 소비자의 손에 들어간다. 이 긴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필요이상의 농약이 쓰일 수밖에 없고, 농민들이 파는 가격과 소비자들이 사는 가격에는 중간 마진이 생겨 차이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문제점들로 이미 수 년 전부터 ‘로컬푸드’에 대한 움직임이 일어왔다.

해나루 인증 농산물 공급
충남 당진의 당진시농협 해나루조합 공동사업법인(이하 해나루조합)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관내 12개 농협과 축협, 낙협이 연합사업단을 구성하고 공동출자해 2011년 법인 설립인가를 받았다. 훨씬 이전부터 이 사업에 대해 논의가 있어왔지만 한국에서 로컬푸드 사례를 찾기 힘들었고, 기존유통구조의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어려움이 따랐다. 여전히 힘든 점은 있지만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다. 특히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해나루 조합의 사업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나루조합은 농산물 전처리 시설과 축산물 시설, 저온저장 및 냉동보관시설, 보관 시설 등을 갖춰 농산물 유통의 전 과정을 책임진다. 또한 농축산물의 해나루 인증을 위해 세부적인 기준을 세워 꼼꼼히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당진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모두 ‘해나루’ 이름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며, 농축산물은 해나루 인증을 받기까지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한다.

 

   
 

“안전 먹을거리, 식문화 계승도”
특히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 관내 모든 초·중·고교 급식에서 지역에서 생산돼 ‘해나루’ 인증을 받은 농축산물을 제공하고 있다. 당진 내 위치한 일부 유치원과 병원, 기업에도 식자재를 공급중이며 앞으로 더 많은 공공기관, 요양원, 예식장까지 공급대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당진에서 생산된 해나루쌀은 모든 급식에 100% 공급되고 있으며, 사과, 배, 감자, 고구마, 꽈리고추 등 농산물은 물론이고 돼지고기와 소고기까지 취급품목을 넓혀나가면서 약 80여 품목 중 당진산 농축산물이 50% 이상 사용된다. 고춧가루, 떡 등 가공품까지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해나루조합 이부원 대표이사는 “많은 사람들이 로컬푸드에 뜻을 갖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일을 해나루조합에서 하나씩 해 나가가고 있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식재료가 만연한 요즘, 지역 학생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에서 나는 농축산물을 먹으면서 고유의 음식문화도 함께 전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리추구보다는 공적가치 인정해야

성공적인 ‘로컬푸드’ 사례로 주목받는 반면 그림자도 분명히 존재한다. 기존 유통업자들과의 마찰, 정책적·제도적 지원 부족, 시스템 미비는 아직도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다. 단순히 경제적 논리로만 생각한다면 해나루조합은 ‘부실기업’으로 자본주의사회에서 도태돼야만 한다.
이부원 대표이사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 시작한 이 사업이 영리목적으로 운영되면 처음 설립정신을 잃게 될 것”이라며 “해나루조합은 손익을 초월해야 하는 공익사업”이라고 말했다.
신용사업 없이 유통사업으로만 흑자를 내는 것은 이제 갓 시작한 법인체로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해나루조합의 취급품목이 농축산물로 제한돼 있고, 유통범위도 전국이 아닌 지역이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지원센터의 경우 이윤추구의 목적보다는 공적 영역으로서 가치가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함부로 가격을 올리거나 질이 떨어지는 싼 물품을 취급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 대표이사는 “‘수익을 얼마나 내느냐’하는 경영, 경제적 논리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복지 차원에서 바라봐야할 문제”라면서 “농촌과 지역사회를 위한 로컬푸드 운동으로서 그 가치를 유지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행정의 지원이 필수적이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로컬푸드 공감대 넓어져 가
그러나 해나루조합의 사업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지역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져 가고 있는 것은 해나루조합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이 대표이사는 “하루가 다르게 농가는 물론 소비자의 반응이 좋아지고 있으며 참여 신청이 쇄도한다”며 “해나루조합의 사업 방향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한, 사업초기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지역에 기여하고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당진시대·태안신문·홍주신문 연합기획취재팀
※이 기사는 충남지역미디어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 합니다. 


임아연  zelkova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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