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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 입력 2012.11.02 14:53
  • 호수 933

[사랑을 나눠주세요 28]
시부모 병수발 이후 암 수술 두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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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비 커녕 차비도 어려워
밀린 월세, 보일러 기름값 걱정

서양속담에 ‘불행은 혼자서 찾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송악읍 기지시리의 김영희(46, 가명) 씨의 경우도 그랬다.

결혼 후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중풍으로 고생하던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시아버지가 치매에 걸렸고 1년 여간 투병하다 돌아가셨다. 두 시부모의 오랜 병수발을 끝내고 나니 김 씨의 몸에 이상이 왔다.
허리가 아파 세 번의 수술을 했다. 철심도 박고 인공 디스크도 넣었다. 그래도 허리가 계속 아팠다. 자궁이 좋지 않으면 허리가 아플 수 있다는 걸 그 때 알았다. 건강검진을 받다가 대장에 암이 생긴 걸 알았다. 지난 8월 대장암 수술을 했다. 그리고 또다시 갑상선에 암세포가 생겼다. 연이어 암 수술을 했다.
시부모님 병 수발, 그리고 세 번의 허리 수술과 두 번의 암 수술을 거치면서 집안 경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기울었다.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는 남편의 수입은 불규칙했고, 치료비는커녕 살림을 꾸려나가기도 어려웠다. 남편도 사고를 당해 다리에 철심을 박았는데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12살짜리 아들은 고장난 컴퓨터를 새로 사야 한다고, 입을 옷이 없다고 철없는 투정을 부리곤 했다.
김 씨와 남편은 “좋아 질 거야”라는 막연한 희망만 겨우겨우 붙들고 살아왔다. 최근엔 이마저도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힘이 든다.
김 씨는 모든 게 자신 탓인 것만 같아 마음이 힘들다고 했다.

“차비만 있으면 바다에 한 번만 다녀오고 싶어요. 바다라도 보면 마음이 뻥 뚫릴 것 같거든요.”
병원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부업 광고를 보고 돈을 빌리기도 했다. 돈을 갚지 못하자 한동안은 사채업자들이 쫒아 다니기까지 했다. 집 밖에 사람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예민해지고 불안해졌다.
“예전엔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참 밝았어요. 병이 든 이후로 하루 종일 햇볕 한 번 못 보는 날도 많아요. 그러다 보니 자꾸 우울해지고….”

얼마 전 남편과 김 씨는 개인회생, 파산신청을 했다. 다행히 사채업자들이 쫒아오는 일은 없어졌지만 매달 15만원 씩 갚아 나가야 하는 것도 몇 달이 밀렸다. 보증금 없이 월 20만원에 얻은 방세도 못 낸지 오래다.
김 씨의 집 안은 썰렁했다. 기름보일러 유류비는 감당 못할 정도라 보일러를 틀 생각을 하지 못한다. 몸에 박은 쇠심때문에 전기장판을 사용하면 더 몸이 아파와 바닥에 깐 스티로폼 장판과 온풍기 하나로 온 가족이 버티고 있다. 지금보다 더 추워지는 한 겨울이 걱정이다.

암 수술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속적인 관리와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게 병원의 소견이다. 그러나 천안 단국대병원까지 갈 차비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씨는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도 있는데 도움을 받는 게 미안하다”며 “몸이 건강했을 때처럼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봉사도 하고 받은 도움을 다시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도움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송악읍사무소 주민복지팀 유미진 주무관(041-360-8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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