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안녕하세요 출연한 이재훈·이영숙 씨(읍내동) 가족]
“남편이 아이들에게 장난이 심해 걱정이에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여년 동안 지켜본 아내는‘걱정’
주변 사람들은 ‘행복한 자랑’

“행복한 사연을 들고 고민 상담을 하러 왔다고 진행자들에게 한소리 들었죠. 매일 반복 되는 일에 저는 고민거리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행복으로 보였나봐요.”
이재훈(신성대 근무), 이영숙(주부) 씨 가족은 이웃들이 부러워하는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이다. 하지만 아내 이영숙 씨는 화목한 가정 속에서 남편 이재훈 씨의 지나친 장난기로 가족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재훈, 이영숙 씨 가족은 지난 2일 KBS에서 방송되는 ‘안녕하세요’에 출연해 가족들에게 장난 많은 아빠에 대한 상담을 주제로 녹화를 마쳤다.
이재훈 씨는 평소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일찍 귀가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좋은 남편이다. 하지만 이영숙 씨는 남편이 아이들과 각종 놀이를 하며 벌칙을 주는 재미에 푹 빠져 있어 걱정이다.
“벌칙도 손목 때리기에서부터 꿀밤 때리기 등 다양하죠. 아이들 손목이며 이마가 성할 날이 없을 정도에요. 옆에서 보고 있으면 재미도 있지만 아이들이 아파하고 한번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면 걱정이 앞서죠.”

“아이 넷을 키우는 기분”
큰딸 소연(신성대 간호학과 4학년) 씨, 둘째딸 지수(호서고 3학년) 양, 막내 왕록(호서중 1학년) 군이 각각 3살을 넘기기 시작할 때부터 장난을 쳐왔다는 아빠 이재훈 씨. 그는 아이들과 놀이를 통해서도 “승부는 정정당당해야 한다”며 있는 힘을 다해 놀이에 집착해 왔다. 놀이의 승패에도 크게 집착을 보였지만 결과에 따른 벌칙에는 피도, 눈물도, 자식도 없다.
이영숙 씨는 “결혼해 지금까지 2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가슴 졸이며 살아온 심정을 아는 이 없다”며 “이웃들이 가족들 사이가 좋다고 부러워할 때가 많지만 속 모르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재훈 씨는 아이들이 어리다고 봐주는 일도 없었다. 심할 때는 손목이 파랗게 멍들 정도였다. 이영숙 씨는 3살을 넘긴 어린 아이를 이기고 벌칙까지 최선을 다해 수행하고 즐거워하는 남편을 볼 때면 “내가 아이 넷을 키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다른 어른들이나 부모들이라면 일부러 놀이에 져주기도하고 벌칙도 당해줄텐데 남편은 단 한 번도 일부러 져준 일이 없을 정도다. 놀이도 유독 잘해 벌칙에 걸리는 일은 거의 없을뿐더러 혹시라도 벌칙에 걸릴 때면 요리조리 벌칙을 빠져나가는 건 그의 또 다른 특기 중 하나란다.
“남편이 정작 벌칙을 받을 때면 아이들이 손목이나 이마를 때리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아이들 손에 벌칙 부위를 직접 부딪히고 아프다며 꾀병을 부리거나 방안으로 도망가 버려요. 이런 남편의 모습도 고민이지만 아이들도 그렇게 당할 걸 알면서도 장난을 받아주는 모습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죠. 요즘에는 오히려 아이들이 먼저 남편에게 놀이를 하자고 제안할 정도니까요.”

딸 남자 친구 앞에서는 꼼짝 못해
세 자녀 중에서도 가장 피해를 입는 이가 있다. 둘째딸 지수 양이다. 다른 두 자녀에 비해 남편의 장난에 반응을 바로바로 나타내기 때문이다. 지수 양은 벌칙도 벌칙이지만 아빠의 말 몇 마디에 상처를 입는단다.
이재훈 씨는 지수 양이 치마를 입고 외출하는 날이면 “아들? 치마 입고 어디가?”라며 농담을 던져 지수 양이 다시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가는 일도 많았고 겨울방학을 맞아 기분을 내기 위해 한 파마머리를 보고는 “개그맨 김경진 닮았네?”라는 한마디로 한동안 머리를 묶고 풀지 않게 했던 장본인이다.
처갓집에 가서도 그의 행동은 집에서와 마찬가지다. 처가 식구들이 어려울 법도 한데 그 안에서도 그의 자식사랑은 유독 특별하다. 보다 못해 장모님이 “자네 어른스럽게 행동하게”라는 따끔한 한마디에도 변함이 없이 꿋꿋하게 자신의 사랑표현을 고수한다.
장모님 말씀에도 변함이 없던 그가 얼마 전 잠시나마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 다가왔단다. 큰딸 소연 양의 남자친구가 집을 방문한 사건이었다. 딸 가진 아버지의 마음이었을까? 그 장난기 많고 철없어 보이던 남편이 평소와는 달리 근엄한 자세와 행동으로 딸아이의 남자친구를 대했다고.
“놀랐죠. 오히려 짓궂은 장난으로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 초면인 사람에게 실례를 범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거든요. 그 모습이 어찌나 낯설고 재미있었는지 몰라요.”
남편 이재훈 씨는 가장으로서의 권위보다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남편, 아빠가 되고 싶다. 장난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란다.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더 친근한 사이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는 게 이재훈 씨의 생각이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