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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기좋은길
  • 입력 2013.03.15 19:05
  • 수정 2016.02.03 22:02
  • 호수 952

[충남걷기여행 1] 악몽 이겨낸 희망 길, 솔향기 진한 해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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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솔향기길

 

2007년 태안 앞 바다에 불어 닥친 악몽을 기억하는가.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검은 기름은 유명 해수욕장부터 인적 드문 작은 어촌마을까지 삼켜버렸다. 당진에도 그 여파가 미쳤었다. 비보가 날아들자 전국 각지에서 120여 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태안 앞바다에 모여들었다. 자원봉사자들은 사라질 것 같지 않던 거대한 기름띠를 밤낮으로 닦아 기어코 바다를 되돌려 놓았다. 

태안 솔향기길 1구간은 전국 자원봉사자들에게 바치는 태안군의 작은 선물이다. 길도 없던 절벽아래 바위, 작은 포구 뒤 해안가까지 자원봉사자들이 낸 길을 이어 솔향기길이 완성됐다. 해송이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길,  수려한 풍경이 더 감동적인 이유는 악몽을 이겨낸 희망의 전설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만대항 - 당봉전망대
삼형제바위, 붉은앙뗑이를 지나 소나무 숲으로

길쭉하게 생긴 태안군 반도의 땅 끝에 자리한 만대포구 끝자락에 거친 돌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데 솔향기길 1코스의 시작점이다.
돌산을 오르면 ‘솔향기길’ 이름에 걸맞게 소나무밭이 이어진다. 거친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받아낸 해송의 자태들을 감상하며 산길을 걷다보면 이내 작은구매수둥에 닿는다. 해안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삼형제 바위가 바다 위에 떠 있다. 삼형제 바위는 보는 장소에 따라 하나, 둘 혹은 셋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이 한집안에서 삶을 같이 하는 삼형제가 서로 의좋고 다정하게 지내면서 잘못된 것은 숨겨주고 잘 된 것은 서로 드러내주는 현상과 같다해 의좋은 삼형제 바위로 불리고 있다.

삼형제 바위를 지나면 곧장 산으로 올라 다시 큰구매수둥을 거쳐 산길이 이어진다. 이때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자칫 놓칠 수 있는 명소가 있는데 바로 ‘붉은 앙뗑이’이라는 애칭이 붙은 장안여 수인등표다. 해송 사이로 보이는 바다 위에 붉은 등표가 떠 있는데 주변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들을 인도하는 등대다. 등대 주변은 유독 해수의 유속이 빠르고 안개가 짙게 끼어 크고 작은 해난사고가 잦은 지역이라고. 작고 빨간 등대가 앙증맞다. 계속 해송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다 오르막길에 놓인 나무계단을 오르면 당봉전망대에 도착한다. 당봉전망대에 서면 만대포구 마을과 멀리 서산까지 내다보인다.

 

 

여섬 - 용난굴
용이 승천했다는 바다 향해

해송이 우거진 숲길을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다 보면 근욱골해변에 닿는다. 근욱골해변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장관이다. 산 길을 걸을 땐 틈틈히 절벽아래 반짝이는 바다를 감상하자. 오후에는 서해바다로 서서히 떨어지는 해가 반사돼 금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반짝, 황홀한 풍경을 만든다.

칼바위와 큰노루금을 차례로 지나 가마봉전망대에서 서해바다를 감상한 뒤, 산길을 따라 내려오면 목을 축일 수 있는 약수터에 닿는다. 약수터를 지나 다시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육지에 가까운 바다에 떠 있는 섬이 눈에 들어온다. 여섬은 옛날 선인들이 이름을 지을 때 나머지 섬이라는 뜻인데 우연의 일치로 이원방조제 간척지로 주변 섬이 다 없어지고 현재 서해 쪽에 유일하게 남았다.

펜션들이 몰려있는 중막골을 지나면 임도와 맞닿는 곳에서 용난굴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를 따라 내려와 바위 위를 지나 바다쪽으로 나가면 커다란 구멍이 뚫린 바위가 보인다. 이곳은 옛날에 용이 나와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용난굴도 장관이지만 용난굴로 가는 길목 오랜 세월 파도에 부딪혀 날카롭게 솟아오른 바위들도 탄성을 자아낸다.   

 

용난굴 - 꾸지나무골 해수욕장 

숲을 지나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

용난굴에서 나와 임도를 따라 걷다보면 갈래 길이 나오는데 해안가로 걷고 싶다면 산 아래로 내려가는 오른쪽 길로, 좀 더 편안 길을 걷고 싶다면 임도를 따라 걷는 왼쪽 길을 택하면 된다. 원래 솔향기길 코스는 해안을 따라 걷는 오른쪽길이다. 작은 어리골을 지나 계속 해안가를 따라 걷다가 숲 속 길로 산을 오르내리다보면 경기대학교 수련원 뒤편에 닿는다. 수련원을 돌아 내려가면 종착지인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이다. 꾸지나무골 해수욕장은 해송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데, 관광객들이 소나무 아래에 텐트를 치고 야영하는 모습을 언제든 볼 수 있다. 

 

걷기코스 :  만대항(100m, 1분) - 당봉전망대(2000m, 55분) - 여섬(2400m, 60분)
                   - 용난굴(1880m, 45분) - 꾸지나무골 해수욕장(2970m, 75분)
여행정보  주소 :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 만대항 / 전화 : 041-670-2335(태안시청 환경산림과)
                 홈페이지 : www.taean.go.kr / 길 상태 : 흙길 ★★★★, 땡볕 ★★
가는 방법 자가용  당진에서 서해안고속도로 → 서산 IC 또는 해미 IC 또는 홍성 IC → 태안시내 
                                → 이원면 방향 → 만대항
                 대중교통(버스시간은 현지사정에 따라 변경가능)  태안터미널에서 만대항가는
                                버스 이용(40~50분 소요, 태안터미널 출발 6:30, 7:50, 9:50, 11:40, 14:10, 16:30, 18:50)
                                꾸지나무골에서 태안시내로 가는 버스(꾸지나무골 경유, 만대항 출발
                                7:10, 8:45, 11:20, 12:55, 15:20, 17:40, 19:30)

 


무엇을 먹을까 - 만대포구에 싱싱한 횟감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있다. 봄, 가을에는 태안의 별미인 박속낙지탕을 맛볼 것을 추천한다. 시원한 국물과 쫄깃한 낙지가 일품인 박속낙지탕은 낙지요리의 또 다른 진수다. 또 태안시내에서 맛 볼 수 있는 게국지도 태안에서만 즐길 수 있는 별미다. 게장에 겉절이를 넣고 끓여내는 게국지는 흔히 먹는 꽃게탕보다 구수한 맛이 더 강하다. 만대식당 041-675-0108

어디에 머물까 - 종착지인 꾸지나무골에는 꾸지나무골펜션텔(041-675-7850) 등 펜션들이 모여 있다. 꾸지나무골 입구에 유스호스텔도 자리하고 있다. 2인실부터 최대 10명이 묵을 수 있는 방까지 다양하다. 요금은 10만 원부터. 문의 041-675-5598


우현선 시민기자 mirina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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