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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28 10:4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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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이야기 7]신평면 거산2리
도시·농촌 공존하는 신평의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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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과 접근성 좋아 꾸준한 인구 증가
“마을 옛 지명 잊혀져가 아쉬움”

 

▲ 1. 거산2리 마을 전경

“거산(巨山)이라는 마을 이름처럼 산 같은 아파트가 많이 생겨나고 동네가 점점 커지고 있나벼~”
삽교천 방조제 건설과 서해대교 개통으로 교통의 요지가 된 거산2리는 꾸준히 인구가 늘고 있는 마을 중 하나다.

마을에만 9개의 아파트가 있을 정도로 도시화 마을의 면모를 볼 수 있다. 거산2리는 당진과 합덕에서 신평면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자, 수도권과 접근성이 편리한 곳이어서 젊은 세대가 많이 이주해 오고 있다.

하지만 마을에서 터를 닦고 살아온 주민들과 이주민 간의 벽이 높아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인영 부녀회장은 “마을주민은 많지만 일할 사람이 적다”며 “대부분의 젊은이가 직장생활을 하며 바쁜 사람들이라 (원주민과) 함께 어우러지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 2. 오봉 저수지

오봉저수지 연꽃으로 가득

예부터 평야지대인 이곳은 벼농사를 짓고 사는 농민들이 많았다. 비옥한 토양은 물론 물이 맑고 풍부해 주민들은 가뭄을 모르고 살아 왔다.

“암만 가물어도 물 걱정 할 일이 없었지. 농사는 여태껏 편케 짓고 있어.”

서정초등학교 앞에는 ‘용난샘’이라 해 용이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큰 우물이 있었다고 한다. 거산리 주민들이 주된 식수원으로 사용했던 용난샘은 남산리에서도 물을 퍼갈 정도로 물이 많았고,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이었다. 하지만 도시개발로 우물이 메워져 지금은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거산리와 상오리 사이에 있는 오봉저수지에는 꽃망울을 틔우기 시작한 연꽃들이 가득하다.

더위가 무르익을 무렵이면 분홍빛 연꽃이 만발하는 이곳은 1922년에 축조해 지금까지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있다. 이 지역 명소 중 하나로 삽교천을 막기 전에는 이 저수지 앞까지 바닷물이 드나들어 참게를 비롯해 다양한 종의 물고기가 많이 잡혔단다.

거산2리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거산교회다. 103년 전 작은 예배당으로 시작한 거산교회는 현재 700명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했다. 이곳은 마을 어르신들의 신앙의 중심이자 어린 시절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초가집으로 시작했었지, 아마. 그땐 교회 종도 사람 손으로 치고 그랬어.”

 

▲ 3. 마을 주민들

대장간과 주막 있던 ‘거미장터’

거산2리의 보골·중말·서두물(혹은 서드물)·거미장터·덕고개라고 불리던 마을의 옛 지명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도 “1반을 뭐라고 불렀더라…”하면서 잊혀가는 이름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 냈다.

특히 3반은 지형이 쥐가 물을 먹는 형국으로 생겼다 해서 ‘서두물’이라 불렸으며, 장이 서던 4반은 ‘거미장터’라 불렸다. 거미(巨美)장터는 ‘크고 아름다운 장터’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어렸을 때만 해도 이곳에 번창하던 대장간과 12칸짜리 주막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마을이 변화해감에 따라 물과 공기도 이전만큼 깨끗하지 않고 주민들의 끈끈한 정도 덜해졌지만, 여전히 거산2리는 “살기 좋은 곳”으로 불린다.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도 마을사람들은 주민화합을 위해 매년 정월대보름마다 척사대회를 열고 다함께 윷놀이를 즐기는 전통을 15년 째 이어오고 있다. 

 

▲ (왼쪽부터) 박효우 노인회장, 한철동 전 노인회장, 이인영 부녀회장, 김창욱 총무

우리마을 주민대표 │ “젊은이도 함께하는 마을 되길”

“젊은이들도 함께 어우러지는 마을이 됐으면 좋겠어요.”

박효우 노인회장은 “거산2리가 삽교천 방조제 건설 이후 20여 년 전부터 변화를 시작했다”며 “주민들이 시골의 정을 잊지 말고 이웃 간 인정을 나누며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거산2리는 마을회관이 노후해 도둑이 드는 등 방범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인영 부녀회장은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시설 보수가 필요하다”며 “주민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마을로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편집자주>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뜻이다. 이는 지금의 당진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당진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바다가 메워져 들판이 되고, 산이 깎인 자리에 공장과 아파트가 들어섰다. 이렇게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만큼 전통마을의 모습은 물론 사람들의 문화와 가치관도 함께 변해간다. 이에 본지는 ‘우리마을 이야기’라는 기획을 통해 마을의 모습과 사람들이 전통을 이으며 살아온 이야기를 기록해 두고자 한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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