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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먹여 살리는‘마을기업’5]
주부들이 만든 노동자협동조합 ‘워커즈 컬렉티브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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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형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기업이념
블루베리 가공식품으로 고수익 창출

워커즈 컬렉티브 본은 생활협동조합 조직으로서 농촌 지역 주부들이 지역 내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소규모 로컬푸드 식품 가공공장이다.

워커즈 컬렉티브 본은 도쿄도 마치다시의 워커즈 컬렉티브 설명회에 참가한 주부 조합원들의 생활클럽 생활협동조합 활동으로 1989년 탄생했다. 뜻을 같이하는 주부 조합원들이 조그마한 공간을 빌려 지역 농민들로부터 규격 외 상품이나 팔다 남은 채소를 싸게 구입해 피클, 도시락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첫 사업 아이템은 주부들에게 익숙하고 손쉽게 하기 쉬운 ‘도시락 제작’ 사업이었다. 주부들의 정성을 담아 만든 도시락은 1년 만에 수백만 엔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1986년 대표자를 비롯한 몇 사람들이 마치다시 생산자에게 직접 블루베리를 사들여서 설탕을 배합해 블루베리소스를 개발했다.
마치다시는 블루베리의 발상지로, 지역에서 블루베리를 접할 기회가 많아 블루베리를 활용한 가공식품 생산에 큰 이점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부들이 만든 블루베리 가공식품은 생협의 공동 구매용으로 판매하기 시작했고, 1989년 주부 20명이 5만 엔씩 모두 100만 엔을 출자해 기업조합 ‘워커즈 컬렉티브 본’을 설립했다. 1994년에는 가공부문을 현재의 장소로 옮겨 제조 설비를 늘렸다.

워커즈 컬렉티브 본의 기업이념은 △순환형 지역경제 기여 △생활기술, 지역문화의 사업화 △소비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식품 생산 △여성의 경제적 자립 추구 및 지속적인 고용 창출 △위기관리능력 향상 및 생활의 자치범위 확대 등이다. 또 ‘제조의 기본자세’로 △생산자·생산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재료 사용 △지역농산물 사용 △투명한 생산공정과 관련 정보 공개 △수작업 원칙 준수 △화학조미료, 합성착색료, 향료, 보존료의 무첨가 등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블루베리 소스는 건강식품 유행을 타고 불티나게 팔렸으며, 이를 중심으로 한 워커즈 컬렉티브 본의 가공식품 사업은 연간 1억 1000만 엔의 시장 규모를 갖춘 사업으로 성장했다. 주요사업은 잼과 시럽의 제조, 도·소매이다. 마치다시가 일본의 블루베리 발상지기 때문에 수제, 무첨가 블루베리소스를 가공·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사업초기에는 남성 근로자가 없었지만 현재는 부대표가 남자로 유일하게 근무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거운 원료를 들고 내리는 일, 배송하는 일 등 힘이 필요한 노동력이 때때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잼 재료는 일본산 농산물을 100%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사업초기에는 마치다시 지역에서 생산한 블루베리가 전체 잼 원료의 8% 정도였다.
하지만 지역사람들도 지역의 질 좋은 블루베리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 차원에서 현재는 2% 정도만 구입하고 나머지는 일본 각지 블루베리 생산지에서 구입하고 있다. 그러나 보관에 한계가 있어 블루베리는 생산지에서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원재료를 확보하고 있다. 거기에 자국에서 생산한 재료만 사용해 재료비가 상승해 수익은 많지 않다고 한다.

워커즈 콜렉티브 사업구조는 제조와 유통을 분리, 유통회사와 결합해 유통과 마케팅을 전담시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외에도 계절에 따라 그때그때 생산되는 야채와 가공품을 배달하는 통신판매시스템 ‘택배본넷’을 기획·운영한다.
미쯔이시 요오코 대표는 “향후 계절이나 자연과 관련된 문화활동을 기획해 기업 강좌 등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까지 활동영역을 확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 미쯔이시 요오코(62) 워커즈콜렉티브 본 대표

“기업가 정신으로 지역 만들기 주력”자신이 거주하는 마치다시의 농업을 지키며 생산자의 얼굴이 보이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먹고 싶다는 소망을 지닌 생협조합원인 주부 미쯔이시 요오코 씨는 올해로 8년째 워커즈 콜렉티브 본(凡)의 대표직을 맡고 있다.

“처음에는 지역산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발상에서 가지를 비롯한 각종 채소의 절임, 가공판매를 생협을 통해 납품했지만 안정된 공급을 맞추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했어요. 이 때 지역에서 한 지인이 거대한 주택단지 한 가운데에서 블루베리를 생산하는 것에 주목하고 블루베리를 워커즈 본에 출하해 달라고 부탁했었죠. 블루베리는 가지보다 보존기간이 길고 생협의 공동구입 스케쥴에 따라 수요를 예측하기도 쉬운데다 계절적인 변동도 적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때부터 워커즈 본은 가지절임, 채소가공사업, 도시락 제조사업 등을 접고 블루베리 가공판매에 주력했다.
주된 상품은 블루베리를 주로 한 과일 잼으로 과일과 설탕은 100%국내산을 사용하는데다 실력 있는 주부들이 안전성과 맛을 중시해 제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나날이 매출이 수직상승했다고 한다. 

“워커즈 본과 같은 작은 사업체가 전국적으로 더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곳을 크게 하는 것보다는 적정한 규모의 사업체를 전국 여러 곳에 창출해 그 지역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현재로썬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워커즈 컬렉티크 본은 종래의 식문화와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숲이나 나무 문화를 전승·보급하는 활동 이외에도 복지나 교육문화 활동을 통한 마을 만들기와 삶의 보람 만들기, 도시와 농촌의 교류 등 폭넓은 테마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지역의 농산물이라는 자원을 브랜드화하고 기업가정신으로 지역만들기에 주력하는 것이 워커즈컬랙티브의 기본이념이기도 하니까요.”


'워커즈 컬렉티브(workers collective)'란    - 고용-피고용의 관계가 아닌, 일하는 사람들 모두 공동으로 출자하고 각각 사업주로서 대등하게 일하는 노동자협동조합을 말한다. 서구에서는 19세기 산업혁명 당시에 생겨나 점차 그 수를 늘려왔다. 일본에서도 전후(戰後)에 본격적인 노동자생산협동조합이 있었지만 그 존재가 주목받은 것은 1980년대 이후이다. ‘고령자고용창출’이라는 관심에서 출발하였고 1987년에는 고령자노동사업단에서 명칭을 변경한 일본노동자협동조합연합회가 워커즈 컬렉티브의 대표적인 존재이며, 노동자협동조합법안의 제정을 요구하는 운동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생활협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간호나 육아 등 주부로서의 경험을 살려 커뮤니티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워커즈 컬렉티브도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재 587개의 워커즈콜렉티브가 있다.

 

>> 편집자주 - 최근 사회적경제가 움트는 조짐은 마을과 지역 살리기 운동에서 감지되고 있다. 자본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제, 호혜와 연대로 움직이는 사회적 경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을 또는 지역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는 필요성이 마을 만들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마을 만들기 대표 사례 중 하나가 ‘마을기업’이다.

마을 공동체에 기반을 둔 기업 활동, 다시 말해 ‘주민들이 지역 공동체 자원을 활용해 경제조직 형태, 즉 마을단위 기업을 만들어 소득을 얻고 일자리도 만드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활동’이다. 안전행정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선보인 마을기업 육성 수는 2010년 184개, 2011년 550개, 2012년 700개다. 올해에는 총 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410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지역을 꾸리는 최소단위, 마을과 주민들이 원활한 커뮤니티를 형성해 더불어 사는 지역을 이루고 나아가 선순환 구조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마을기업에 대해 알아본다. 대도시부터 농촌까지 시나브로 확산되고 있는 마을기업, 국내·외사례들이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청양신문 ·홍주신문·당진시대 연합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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